게임업계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느낀 21세 기획지망생, 그리고 다짐
안녕하세요 루리웹 여러분
매번 눈팅만하다가, 글을 써보네요. 사실 이 글은 징징되는 글이예요.
너무 답답해서 어디 외칠곳도 없어서 쓰는 글이기도합니다.
그냥 지나가는 21살 청년의 푸념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게임기획자를 꿈꾸게 된 건 15살 때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피파온라인, 메이플 같은 보통의 게임을 좋아했던 저는
15살 때 우연히 포탈2를 해보고 큰 충격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스토리, 게임플레이, 시스템이나 너무 새로웠고
나도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 때부터는 게임을 하는게 아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게임을 뜯어보고, 분석하고 리뷰하는 걸 좋아했기에 기획자를 자연스럽게 꿈꿔오게 되었습니다.
그 나이 제가 할 수있는 건 게임블로거를 운영하는 거였고
파워블로거 선정이 될만큼 열심히,순수히 재밌던 기억이 많습니다.
고등학교가서는 블로그를 중단하고 입시를 했지만
VR을 알게되면서, 게임 못지 않게 빠지게 되었고
어찌어찌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에 진학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미디어학과에서 VR과 기획을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여느 스무살들의 고민과 같이 '굳이 대학을 다녀야하냐'하는 고민도 있어서
2017년 한해는 휴학을 하고 하고싶은 VR과 기획을 공부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2017년은. 15살때부터 꿈꿔오던 게임업계를 준비
중견게임기업 S기업에서 마케팅 준인턴도 해보고, 게임기획학원도 다녀보면서
현업이라긴 부족하지만, 21살에게는 충분한 현업의 향기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맡았던 현업의 향기는
'게임의 본질을 잃은 게임산업의 악취'였습니다.
한국게임업계는 정말 미쳐도 단단히 미쳐 돌아 간 것 같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 포탈, 이런 게임을 봐오고 꿈꿔오며 자라왔던 제게는
양산형 모바일 자동전투만을 개발하는 게임을 만드는 업계를 보고
게임 시스템 내에 자본주의가 개입되는(현질)걸 의도적으로 개발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 화가났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고, 이해가 됩니다. 게임은 이제는 산업이니까요.
다만 미디어산업은 예술성과 경제성의 균형을 잘 맞춰야 되고, 그게 실력인데
이건 정말 도를 지나쳤습니다. 옆의 영화산업에서 투자가 있다 한들, 예술성은 지키려 하잖아요.
가장 화가 나는 건, 당장 루리웹만 봐도 여론이나 평가가 좋지 않은데
우리의 아재들이 열심히 돈을 넣어주신 덕분에 게임산업은 잘돌아가고
국회에서는 '콘텐츠 수출 1위다!!'라고 자랑하고있죠. 그러니 가챠를 규제하지말라! 하는거죠.. (하아..)
그래서 새벽마다 기획서 과제를 쓰고, 공부 할 때마다
내가 이럴려고 게임기획자가 되고싶어한건 아닌데
하면서 막막한 생각에 몇번 울기도 했던 거 같습니다.
설령 후일에 취업한다 한들 생태계를 파괴하는 '자동전투'를 만들바에는 취업을 하고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건 21살의 저의 생각이지. 가장이고, 무언가 책임질 나이라면.. 솔직히 확신을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제 스스로가 부끄럽습니다.
그러면 해외로 취업을 준비하면 되지않냐? 하면 됩니다. 영어도 나름 해서 할 자신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기획자로서 만들고 싶은 게임이 '한국사'를 소재로하는 게임이 꿈인데
적어도 한국에서 개발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어깨너머 본 업계의 현실만 느껴도 한스러워
저는 7년 동안 꿈꿔온 이 분야를 떠날가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도 저는 역시나 게임이 좋습니다.
그렇게 12월, 휴학을 마무리하는 즈음. 새로운 다짐을 했습니다.
'제가 직접 게임회사를 창업해 한국게임산업구조를 바꾸기로' 말입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이지만.. 뭐 지금 산업구조가 더 말같지 않죠 사실.
'기업가정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기업은 본질인 이윤추구를 하되 사회적 가치를 부여할 의무가 있다기에
자본에 휩쓸리지 않고 예술성을 추구하는 그런 게임회사를 만들고싶어졌습니다.
사실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어차피 안돼'라고 하면서 툴툴하지만.
시작도 안해보기엔 포기하기엔 제 꿈이 너무 아깝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라도 개척해야한다면, 차라리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갈 길이 참 험난해 보입니다. 막막해보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저는 아직 젊은 21살이고, 적어도 사회에 진출하는데 5년이 남았기에
앞으로 5년 동안 많이 공부하고, 실력도 쌓으면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도전해볼까합니다.
적어도 한국게임이 예술로서 대중문화로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고
적어도 제 후배들은 이런 괴리감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고
적어도 자식들에게 보여주는 데 부끄럽지 않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다짐글입니다.
앞으로 5 년간 힘들때나, 후일 회사를 설립해도 초심을 잃지 않기위해
내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 익명의 힘을 빌려 여러분들에게 말하는 출사표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현업에 계시는 개발자분들, 게이머들에게 바치며
꼭 이 글이 미래의 성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징징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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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171213, 오전5시)
댓글을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안녕하세요, 글쓴이입니다.
단순한 징징글이였는데, 역시 루리웹. 이렇게 많이 댓글이 달릴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어쩌다가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하며, 많은 생각을 다시금 하게됩니다.
어떤 분들은 응원과 희망, 선배로서의 조언을 주지만
어떤 분들은 비판과 업계현실, 심지어 비아냥까지 해주시네요.
그래도 저의 생각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을 말씀해주셔서 감사하게, 달게 받고있습니다.
한분 한분 답장드리고 싶은데, 너무 많아서 전문에 추가로 붙이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우선 '예술성'에 너무 편협되어 '대중성'을 무시한다 이야기를 조금 해명하고 싶습니다.
제가 단어선택을 잘못한 게, '예술성' 보단 '게임성'이 맞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추구하는게 예술성을 갖추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게임! 이 맞을거 같습니다.
저 역시 클래식도 좋아하지만 방탄소년단을 더 좋아하고
수제햄버거도 좋아하지만 맥도날드를 더 좋아하고
언더테일도 좋아하지만 오버워치를 더 좋아합니다
(그래도 마이클베이는 제취향이아니네요 흐흐)
방탄소년단, 맥도날드, 오버워치 모두 상업적으로 성공했으면서도
적어도 각자만의 색깔은 존재하는. 그런 제품들입니다.
아마 저는 '색깔'을 예술성(게임성)으로 언급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댓글을 보면서도 M시리즈가 '게임성' '색깔'이 있다라는 생각하기엔 아직도 의문이 듭니다.
저는 이런 부분이 싫어한다 했지만 확실히 편협적인 부분이였던 것도 인정하고, 비판을 수용합니다.
그럼에도 기획자는 비판을 수용도 해야하지만, 소신도 고집할 필요는 조금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성' '게임성' '색깔'라는 단어들이 사실 애매하고 모호하지만
제 말의 의미가 어떤지는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잘못된 단어선택으로 제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점. 사과드리며, 주의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프로고, 이게 현실이다.'라고 많이들 말씀해주십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프로가 아닙니다.
그래서 징징거리면서 이 글을 쓴거고요.
현업분들이 저랑 비슷한 생각도, 많으신거 압니다.
그리고 선배님들의 99%가 실패한 길이란 것도 잘압니다.
하지만 적어도 99%는 저랑 똑같은 고민을 하셨다는건 사회에 고질적인 문제라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확실히. 매니아층을 타겟팅한건,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저에겐 매니아층이 한국사겠죠)
다만 가끔가다 '바람'이 불어 매니아층이 대중에 확산되기도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배틀그라운드이죠. 밀리터리게임인데 여성유저들도 많은거보면
이 바람을 불게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게 힘든 길인것도 잘 압니다. 가능할지도 잘 모르겠고요 (그래서 징징)
하지만 아직 젊으니까 많이 시도해볼 수 있고요. 제 나름의 공부와 개발, 경험, 작품으로 답을 찾고 싶습니다.
물론...그 '바람'을 찾을 수 있을진 저도 의문입니다. 그래도 뭔가는 배우겠죠.
적어도 대학다니면서 창업할 생각은 없고
오히려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잘 활용해서 게임시장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제 실력을 키우고,
졸업하기 전까진 5년 동안은 제가 하고 싶은 인디만 해볼까합니다. (군대도 가야되고 읍읍)
확실히 제 나름대로 7년동안 고민한걸 압축해서 쓰다보니, 글이 잘 다듬지 못했습니다.
참 이상적인 이야기를 많이했지만, 그래도 이상도 이룰 수 있기에 '이상'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 답글을 보면서도 답답하시면 그냥 현실을 모르는 21살 기획지망생의 애교로 가볍게 봐주셨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기획지망생이라는 놈이 글을 잘 못쓰네요 ㅋㅋ..
댓글을 보면서 정말 많이 생각을 다시 해보게됩니다.
그래도 적어도 입만 산 청새치가 될 생각은 없기에, 앞으로 더 열심히하겠습니다.
댓글달아주신 모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글을 읽으면서 유일하게 화나는 점이 제 능력에 대해서 왈가왈부를 해주시는데
확실히 현업보다는 부족한게 맞습니다만, 코딩도 할줄 알고요, 인디게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 나이에 게임으로 장관상&대통령 임명장 받았으면, 실력은 어느정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기획자 == 프로그래밍 못함) 이라고 생각은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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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4 오전1시)
안녕하세요, 글쓴이입니다. 글이 계속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두 번째 추가글 이후, 몇 분께서 저의 문장에 불편함을 느끼시게 되었고
그래서 제 잘못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위해서 다시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우선 선배님들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 한마디 한마디 조언과 비판, 비난 모두 감사합니다.
다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선배님들의 조언을 거부하고 있다는 건 절대 아니라는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히려 이상만을 보다가, 선배님들이 팩트를 날려주셔서 혼란스러워, 그렇게 보였다는점 사과드리고싶습니다.
먼저 (기획자 == 프로그래밍 못함).. 이 문장에 대해서 해명하자면
저 역시 기획자면 당연히 코딩과 아트의 기본은 알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자는 개발의 중간다리고, 소통해야하니까요.
다만 다른 댓글에서 '그러면 왈가왈부 하지말고 개발이나 해봐' 같은 뉘앙스가 많았고, 아마 그거에 발끈해서 썼던 문장이였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다시보니 조금 부끄러운 문장였고, 제 자랑과 자만심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였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사과드리고 싶은 점은 M게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본문에서 저는 M게임을 편협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아직도 M게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 저는 M게임의 개발자들을 매도한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제가 하고싶었던 말은 M게임에 성향이 맞지않아도, 개발을 강요당하는 이 시장구조 자체를 원망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M게임 역시 여전히 게임이고, 분명 이 글에 개발하시는 선배님들이 계실텐데
저의 부족한 글로, 먼저 헤아리지 못하고 잘못 전달되어 심기가 불편하셨을 선배개발자님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싶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제 진심이 잘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진심으로 사과의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계속 읽어보지만, 아무래도 저는 편협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였음을 느낍니다.
지난 1년 간 열심히 공부하고, 도전하며 현실과 이상에 괴리를 느꼈지만 오늘만큼 충격이 큰 건 없던거 같습니다.
솔직히 댓글들 읽으면서 상처를 안받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진짜 프로기획자가 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특별한 수정과 삭제를 하지 않겠습니다. 제 부끄러운 과거의 글이라도
저랑 똑같은 고민을 하는 아마추어 기획자라면, 아마 선배님들을 포함한 댓글들을 보며
현실과 이상에 대한 고민을 다시금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늘 상기하면서 겸손하겠습니다.
언급해주신대로 글을 쓸 시간에, 실력으로 증명하겠습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저는 제 자리에 돌아가 제가 할일을 하겠습니다.
많이 배우고, 많이 고쳐와서 넓게 바라보는 기획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게임기획지망생.
엔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