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뒤늦게 수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실 고민게시판에는 작년 겨울 쯤 뒤늦게 공부 시작한다고 글 몇 번 올린 적 있습니다. 쓴소리 단소리 많이 들었는데요.
아직......하고 있습니다 ㅋㅋ;;
달라진건 나이겠네요.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혹시 조언해주실 분 계실까 싶어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학원을 다니고 있으면야 편하겠는데 제가 지금 독학을하고 있어서......
10년 동안 하던거 그만둬서 맨붕온 상태로 책상에 앉아보기로 결정하고, 1/2 + 1/3 = 2/5인줄 알고, 영어는 비동사, 그것도 was랑 were가 뭔지도 모르고 딱 am, is, are 까지만 아는 상태에서, 작년 수능 국어는 3시간 동안 머리 끙끙 싸매서 풀면서 5등급 턱걸이 나오는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이번에 고3애들 코로나 때문에 학평이 미뤄져서 지난달 4/26일가에 시행됐다는데 뽑아서 풀어봤습니다.
국어 82 -3등급
수학(나형) 62 - 4등급
영어 60 - 4등급
탐구(생윤) 39 - 3등급
탐구(윤사) 38 - 2등급
이렇게 받았네요.
시험장에서 친 것도 아니고, 모의고사도 아닌 학력 평가지만 어쩐지 뿌듯합니다.
역시 수학이랑 영어는 쉽게 올라주지 않더군요.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점수가 가장 낮아서 많이 실망했습니다........
수학의 경우 아직 개념 공부만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학평 시험에서 3점 문제는 하나 빼고 다 맞췄고 4점 짜리 문제는 4개 맞췄네요. 아직 어려운 4점에 뻗대보기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개념이 부족한건지, 아니면 이제 개념은 그만하고 기출이나 수특 풀면서 연습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영어는 듣기에서 4개인가 5개 틀렸습니다. 따로 듣기 공부 한 적은 없고 열심히 외운 단어가 간간히 들려서 아예 손못대는 상황은 없었습니다. 단어 열심히 외웠는데 시험 보니까 시간이 너무 쫒겨서 거기 있는 지문 독해 전부 못하겠더라구요. 뭐랄까......그냥 영어만 잘 읽을 줄 알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푸는 스킬이 필요하다는 말은 들었는데 진짠가보네요.
국어는 문법 하기 전에 부실하기 짝이없던 문학 개념부터 조금씩 시작했는데......솔직히 아직 다 못끝냈습니다. 현대시랑, 현대소설 정도만 딱 끝냈네요. 문법은 아직 제대로 시작 못했고 비문학 독서는......그냥 자신을 믿고 열심히 읽어댔습니다. 지금은 비문학이 많이 편해지긴 했는데 물리 지문이 나오면 영락없이 발려버리네요. 국어는 현재 기출도 같이 풀어보고 있습니다.
탐구 두 개는 좀 편했습니다. 학력평가 한 번 보고나니 어느 부분에서 약한지 바로 보여서 거기만 좀 보강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
현재 순수하게 공부에 들이는 시간은 하루에 약 14~15시간 정도, 스톱워치로 잰 순공시간은 그날 그날 컨디션 따라 다른데 8~11시간 사이 쯤 되고 한 주에 63~70시간 사이 왔다갔다 합니다.
게임이랑 작별했습니다......... 공부하는 곳 위층, 그리고 맞은 편에 PC방 있는데 처음엔 많이 흔들렸지만 지금은 좀 초연해졌네요. 그래서 플스도 친구 줬고 닌텐도 스위치는 작년 9월에 신공정 산거 게임팩 4개랑 합본으로 중고나라에 15에 떨이했습니다. 오줌싸고 오니까 문자가 50통 넘게 와 있어서 글 지우고 휴대폰 번호 가장 재밌게 생긴 분한테 팔았는데......이건 너무 싸게 팔아서 그런지 좀 후회되네요. 안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지금 꽤 비싸던데 ㅋㅋ;;
그런데 사실 수험생활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의외로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정말......반년 가까이 사람이 그날 식당에서 점심밥 저녁밥 주문할 때 빼고는 아무 말도 안하니 외로워서 고독사 할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 끊어지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수험생들이 왜 커뮤니티가서 눌러앉는지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친구들은 만나면 항상 술을 마시던가 PC방 가는데 제가 게임은 끊었고 술담배는 원래 안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고, 지금은 가끔 안부나 묻는 사이로 변했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부모님은 주무시고 계시기 때문에 진짜로 세상 혼자 사는 듯한 느낌입니다. 솔직히 여기다 글쓰는 것도 사람들이랑 소통하고 싶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응원도 받고싶습니다. 진짜 솔직하게 말하면.......)
카페 사장님이 배려를 너무 잘해주셔서 현재 공부는 카페에서 하고 있는데 저녁 시간만 되면 몰려드는 각종 인파들, 친구나 연인 기다리는 사람, 혹은 만나서 수다떠는 사람들 사이에 둘러 쌓여 있으면 가끔씩 우울증도 오고 그러네요 ㅋㅋ;;;
살면서 펜 한 번 안잡아봐서 그런지 독서실 같은 적막하고 꽉막힌 곳에 있으면 아예 집중을 못하고 공부하면서 소음을 내는 스타일인데, 카페 오픈 할 때 와서 끝날 때 나가는 생활에 스스로도 역겨워서 사장님이나 다른 직원분들께 조심스럽게 여쭤봤는데 서비스로 케이크 주시면서 어차피 자리 없어서 손님 못받는 것도 아니고 아들 또래가 와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만약 수능 시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부모님 뿐 아니라 여기 사장님께도 죄스러울 것 같습니다;;;
사촌 동생 둘이 현재 고3입니다.
친가 식구들이 죄다 같은 지방에 살아서 친가 식구들과는 접촉이 쓸데 없다 싶을 정도로 많은 편입니다.
나이도 같고 중학교도 같이 다닌 큰아빠 아들이 중학교 때 전교 1등도 한 번 했을 정도로 공부를 잘 했고, 큰 아빠 아들이고 생일이 빠르다는 이유로 어렸을 때 부터 형이라고 부르도록 강요받았기 때문에 그 형 형하는 호칭 탓에 왕따도 당했습니다. 그 애랑 어렸을 때 부터 비교도 정말 많이 당했고, 현재는 해군사관학교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한 상태인데 같은 나이에 같은 학교 다닌 저는 스물 다섯 먹고 수능 친다고 하고 있으니 심적으로 굉장히 불편합니다. 고3이라는 사촌 동생 둘 중 한 명 또한 큰아빠 아들입니다. 좀 유치하긴 하지만 또 지기는 싫습니다. 다른 한 명은 작은 아빠 딸인데, 제가 아직 어릴 때 그분께 이래저래 비교당하면서 꽤 대차게 까였기 때문에;;; 호승심이 좀 강하게 남아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작은 아빠 딸들은 영재반인지 만날 때 마다 자식 자랑 이빠이 하시던데......하,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많이 불편하네요.
장래희망은 진짜 가소롭고......솔직히 가망 없을 거 알지만 진짜로 그냥 내면에 설정해 둔 장래희망은 변호사 입니다 ㅋㅋ;;;
그래서 일단...... 점수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학교는 최대한 간판 좋은 학교를 쓰려고 합니다. 만약 너무 성과가 안좋으면 그냥 맞춰가든지 1년 더하던지 생각중인데........솔직히 이 생활을 1년 더 할 자신은 없습니다.
최대한 올해 열심히 해보려구요.
고민게시판 취지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현재 이러한 상황에서 조언 해주실 게 있으시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공부 방법이라던가, 학습 계획이라던가......혹은 진로라던가.
솔작하게 현재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수능 공부만 죽어라 하고 있어서 중경외시가 뭔지, 서성한이 뭔지도 잘 모릅니다. 스카이 처럼 대학 이니셜 같은데 서경대 중앙대 경희대 한양대..... 이런곳들 맞나.
하 ㅠㅠ 진짜 12월 지나서 1등급 수험표 들고 다시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