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구제역때
밑에 스팩터클했던 09군번인데
말년 될까 말까 쯤 구제역 터져서 한번은 나도 돼지들 잡으러 갔는데
도저히 사람이 할짓이 못되더라.
커다란 구덩이를 파놓고 비닐 깔아놓은 다음에
둥그런 집개형 크레인 하나 대기타고 있고
내가 하는 일은 돼지들 길목으로 유인하는 거였는데
크래인으로 돼지들 밀어서 구덩이로 떨어뜨리거나 잡아서 던져버리는 시스템이였음
집개가 뾰족해서 돼지들 몸에 구멍 숭숭 나고 살려달라고 진짜 비명소리 지르는데
아침 8시쯤에 시작해서 0시 까지
총16시간 그 비명소리들을 들어야 함. 거의 천마리 되는 돼지들.
그리고 돼지들이 겁이 엄청 많아서 그냥 놀래켜 주기만 해도 도망가고 그러거든.
근데 다른 중대에서 온놈들이 하는짓 보니까 진짜
무슨 ㅁㅊㄴ들인줄 알았음.
돼지가 안간다고 쇠파이프로 돼지 머리 개패듯이 패고
발로 차는건 기본이고 살려달라고 소리지르는거 낄낄 거리면서 파이프로 뒤질때까지 두둘겨 패더라.
나중에는 몇몇 돼지들이 심장발작 일으켜서 픽픽 쓰러지고
나도 좀 내성적이라 다른 사람한테 뭐라 못하는데
슬그머니 가서 적당히좀 하라고 했었었지..
그리고 나중에는 왠 전문가 같은 사람들이 꼬챙이를 들고 오더라.
보니까 고압전류 흐르는 꼬챙이였음.
그걸로 오는 돼지들 다 목덜미에다가 찔러서 죽이더라...
돼지들 찔리고나서도 덜덜덜덜 거리면서 떨면서 죽던데..
지옥이 뭔지 재대로 보고왔었던 기억임..
다 끝나고 돼지들 흙으로 덮어버렸는데 돼지들 온기 때문에 땅에서 김이 풀풀 났던거도 기억나네..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정신과 치료 받는다던데 레알 안하면 버틸수가 없더라.
그리고 새벽에 목욕탕 대려다 줘서 조낸 씻고 잘려고 하는데 심란해서 잠이 안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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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요약
09군번때 구제역 발생
지원감
레알 지옥 보고 옴
그만올리고 싶어
군대라는게 좇같은 곳에서 오래도록 힘들게 일하면 짜증나니까 그걸 풀어야되고 그걸 풀기 위해서 도덕또한 비용으로 소비되기 참 좋은 환경이죠. 정말 간단히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없어졌음 군대갔다와서 정말 많은 꿈과 감수성들이 저 돌고래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정말 많이 사람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타인을 기대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으니 오히려 대인관계가 참 낙관적이고 편해졌죠. 군대는 참 갈만한 곳입니다 ㅎㅎ.
ㅠㅠ... 고생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