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사단에서 군생활을 했었구요. 앞으로 입대하실 분들께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어
드리고자 이렇게 경험담을 올려봅니다.
먼저 102보충대에 도착하시면 간단한 의식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봐야 영관급 간부가
나와서 부모님들께 아들들 걱정마시라고 뻔한 소리하는게 전부지만 말이죠. 따뜻할때
입대하시는 분들은 야외에서, 추울때 입대하시는 분들은 큰 강당안에서 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헤어지는 시간이 옵니다. 그때 어머니들이 특히 많이
눈물을 보이십니다. 그때는 어머니께 걱정하지 마시라고 강한 모습 한번 보여주세요.
같이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는 그편이 훨씬 낫겠죠? 아마 부모님과 헤어지고나서 입대
장병들만 남게되면 기간병들과 간부들이 상당히 고압적으로 변신할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참고로 기간병들은 일직하사(당시명칭..지금은 당직부사관)랍시고
입대장병들을 쫄따구부리듯이 다룰 것입니다. 알아둬야할 사실은 입대하는 여러분과
이 기간병들 사이에는 그 어떤 상하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102보충대 기간병은
그냥 '아저씨'일 뿐입니다. 여기서 아저씨란 우리가 흔히들 사용하는 아저씨란 단어와
다른 군대은어로써 '자신과 다른 중대급에 배속되어있는, 아무런 상하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동등한 관계의 전우'라는 개념을 말합니다. 쉽게말하면 나와 같은 중대사람이
아니라면 고참이고 후임이고 없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 기간병들은 여러분을 통제하고
지도할 권한과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주눅들 필요는 절대 없다는 뜻입니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2~3 일만 참으세요.
102보충대에서는 식사후 식기를 기간병들이 닦아줍니다. 설겆이기계로.. 물론 훈련병이
되면 자신의 식기는 무조건 자신이 닦아야합니다. 102보충대에서 2~3 일정도 머무르게
되는데 이 기간동안 전투복과 보급물자를 지급받을 것입니다. 재빠르게 행동해서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제몪을 잘 챙겨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원하는 사이즈를 받을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말이죠. 잘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배게가 모자랄 것입니다.
편하게 자고싶다면야 배게를 재빨리 확보하는게 좋겠죠. 아..그리고 보급품은 간혹
도둑맞는 일이 있습니다. 자기만 살아보겠다고 적게 보급된 보급품을 훔쳐서 넉넉히
챙기려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소지품은 확실히 지키도록 합니다. 2~3 일동안 정말
지루할 것입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죠. 그때는 부모님께
쓸 편지를 마음속으로나마 생각해보도록합니다. 기간병들이 전투화끈 매거나 전투복
착용방법 가르쳐줄때는 한번에 확실히 배우도록 해야합니다. 또 안가르쳐줍니다.
주변전우들에게 물어봐도 되겠지만 애초에 알아먹는게 좋겠죠. 102보에서 머무르는
동안 사상범색출검사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현대사를 공부하고 입대한 역사학과생
들을 조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좌익사상을 가지고있지않은가 확인하는 것이죠.
자신이 북한을 적국이라고 생각하고 좌익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면 애시당초 걱정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군대에 입대하는 순간 더이상 북한은 여러분의 동포가 아닌
주적입니다. 자대에서도 지독하게 교육받는 사항입니다. 유념해두셔야합니다.
102보충대에서의 대기가 끝난다면 각자 배정받은 사단의 훈련소로 가게됩니다. 배정은
랜덤입니다. 뭐 암흑의 자식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일단 외적으로는 랜덤배정입니다.
훈련소가 배속되어있는 논산과는 달리 102보충대는 훈련소가 대형사단급에 각기 분배
되어있습니다. 운전병이 아닌 이상은 대개 자신의 자대도 훈련소가 배속된 사단안에서
가게됩니다. 전경으로 가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죠. 참고로 전경선발도 랜덤입니다.
사단배정시에는 제발 21사단과 27사단만은 피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십시오. 군생활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고 싶다면 말이죠. 물론 위의 두 사단은 최전방에서도 알아주는
빡센 부대인만큼 군생활하는 보람도 큽니다. 편한 부대에서는 느낄수없는 많은 인생
경험을 쌓게해줄것입니다. 저는 기왕 하는 군생활이라면 빡세게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21사단이 배정되었을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말이죠..^^;; 참고로 지금은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소중한 추억이 바로
21사단에서의 군대생활입니다. 그외에 11사단이나 7사단,2사단 등도 빡세기로 유명
합니다. 사실 102보충대에서 가게되는 부대는 대체로 빡센 편입니다. 말그대로 국토
최전방에서 근무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사단훈련소로 가는 도중에 한번은
휴게실에서 쉴 것입니다. 그때 담배로 몰래몰래 피워놓으시고 과자도 사드세요.
훈련소가면 둘다 못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그리울 것입니다. 자대에 갈때까지 전화는
할수없지만 부모님께 편지쓰는 것 잊지마세요. 친구라는 존재들은 처음에는 당신의
편지와 전화를 반길 것입니다. 하지만 몇달만 지나도 당신을 지우고 생활하는게
바로 친구라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다릅니다. 당신의 편지와 전화가 없이는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하는 분들입니다. 친구들은 자주 전화하면 귀찮아 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언제나 반가워 하십니다. 진심으로.
이상 부족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이새끼 지는 제대했다고 편하게 키보드 두들기는
구나하는 오해는 말아주세요. 그냥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그럼 이만..
입대하실 분들에겐 좋은 정보네요. 저는 2004년 4월 입대했는데...102보에서 설거지 장병들이 하던데;; 바뀌었나요 -ㅁ-? 전 2사단 갔다가 전경됬습니다.훈련..그렇게 안빡세던데요. 2사단 훈련소는 건물도 최신식...(3중대 제외..본인이 3중대요..)
2사단이 기계화사단이라 시설같은 면에서는 좋은 편이죠. 제가 입대하던 시기가 2002년이라 지금은 달라진게 많을수도 있어요. 저희때는 설겆이를 기간병들이 해줘서...하하..
흐흐...제가 2사단입니다. 백두산에서 근무하셨군요.
제가 4월4일날 102보충대에 입대하는데 좋은정보가 됫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102보충대에서 공병이나 운전병으로 빠질수 있나요??? 될수있으면 공병으로 가고싶은데...
공병은 쫌 힘들텐데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운전병같은 경우는 102보충대에서도 선발합니다. 면허는 당연히 있어야겠죠.
전 27사단에 공병대 -_-
좋은정보감사합니다. 저도 3월10일13시 논산훈련소로 입대하는데 입대해서 무엇을 하는지 상당히 궁금했었습니다. 이렇게 나마 글로 남겨주셔서 잘 읽고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