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렌트카로 뉴질랜드 남섬 여행기 (스압 주의)
일본 연휴인 4월 말 - 5월 초, 12월 말 - 1월 초 연말연시에는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길게 휴가를 내서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편임.
코로나가 거의 종식되면서 작년에 모처럼 발칸반도를 다녀오고,
올해는 골든위크 연휴를 맞아서 일본 본사, 공장, 연구소가 다 쉬기 때문에 휴가를 내고 뉴질랜드를 다녀옴.
스케쥴은 인천 -> 오클랜드 (경유) -> 크라이스트처치
크라이스트처치 -> 데카포 -> 푸카키 -> 트와이젤 -> 마운트 쿡 -> 트와이젤 -> 와나카 -> 퀸스타운 -> 더니든 -> 오아마루 -> 티마루 -> 크라이스트처치
뉴질랜드는 시차가 3시간이라서 8박 9일 일정이긴 한데, 첫 날 오후 5시 도착에 마지막 날 아침 8시 비행기다 보니 뭔가 짧게 느껴지는데.
참고로 뉴질랜드 남섬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호수와 산과 양이 있는 곳이고,
딱히 여행기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차로 지나가다가 호수 있고, 양 있고, 산 하이킹 하고, 야생동물 있고.
가끔 가다가 마을 있고, 80km 직진 후에 주유소 있고 그런 곳이였던 것 같음.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해서 본 아니메 & 코스프레 & 게임 행사인데 저 때 이미 남쪽에 있어서.
이 캐릭은 뭔가 싶었음. 누군가 닮은 것 같긴 한데 아카메가 벤다의 아카메인가?













데카포 & 푸카키 호수.
사실 기대를 많이 했던 곳인데 예전에 캐나다에서 봤던 레이크 루이즈나 모레인 레이크에 비하면 조금 어중간한 느낌임.
레이크 루이즈의 거대하면서도 잔잔한 느낌이나, 모레인 레이크의 웅장한 느낌에 비하면 조금 부족하다고 해야 하나.
대신에 데카포에서 6천원정도 내고 올라갈 수 있는 ASTRO 천문대에 카페가 있는데,
여기 경치가 참 좋습니다. 차로 갈 수 있으니 힘들지도 않고.
작년 여름에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전망대 올라가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생각해 보면..


그리고 뉴질랜드 특히 남섬은 진짜 별이 잘 보이는 곳인데.
사진으로는 한참 부족함. (아이폰이라)
밤에 숙소에 앉아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별 보는게 진짜 좋았음.

마운트 쿡으로 가는 길인데, 이것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뭔가 아이슬란드랑 비슷한 느낌이..
조금 순한 맛 아이슬란드. 라고 해야 하나.








근데 마운트 쿡 트래킹은 진짜 좋았음. 물론 날씨가 좋아서 그랬지만.
스위스도 트래킹 가능하지만 다 기차로 연결되어 있어서 대부분 기차로 이동했고,
아이슬란드는 경치 참 좋은데 트래킹 이런 것 보다는 야생 그 자체같은 느낌이였는데,
여기 아오라키 마운트 쿡은 트래킹 하는 사람도 많고 길도 잘 되어 있고 풍경도 최고였음.
짧은 여행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라고 하면 여기 마운트 쿡.




그리고 근처에 타즈만 빙하라는 곳으로 갔는데 여기도 한 30분 걸어서 올라가야 함.
근데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다 녹아서 없음.

뉴질랜드 남섬은 대부분의 일정이 이런 길을 따라서 호수 끼고 계속 드라이브 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여기저기 호수에서 사진 찍어서 보내니 동생이 다 똑같아 보인다고 하더라.
생각해 보니 그것도 그런 것 같음. 나야 구글맵에 찍어놓고 루트대로 다니는 거긴 한데, 사진만 봐서는 다 비슷비슷하니.


그나마 조금 특이한 곳이 여기 클레이 클리프.
진흙으로 만들어 진 지형이라고 하는데 진짜 어디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느낌이였음.
저게 돌처럼 보이는데 손으로 문지르면 진흙같은게 손이나 옷에 묻는게 신기하더라.



그리고 또 호수를 지나서 와나카라는 곳에 잠깐 들림.
여기는 저 물 속에 있는 나무가 유명한 곳인데,
구글맵에 #WHATWANAKATREE 인가 라고 저장되어 있는 곳임.
그 외에는 그냥 작은 마을 (처럼 보이긴 하는데 뉴질랜드 남섬에서는 그래도 그렇게 작지는 않을수도) 인데,
남섬에서 가장 유명한 휴양도시인 퀸스타운이 물가도 비싸고 주차도 헬이라서,
차로 1시간 안쪽으로 올 수 있는 여기 와나카에서 숙박하는 사람도 꽤 많다고 함.



그리고 퀸스타운인데 여기서 처음으로 뉴질랜드 남섬에 교통체증이라는게 존재한다는 것을 깨닳았음.
퀸스타운이 시내 지역이 더 안쪽에 있고, 외곽 (이라고 해도 차로 10분 거리) 에 공항 및 여러 대형 마트가 모여있는데,
양쪽 다 편도 1차선이라서 엄청난 교통체증을 경험할 수 있음.
특히 숙소가 대부분 언덕 위쪽에 존재하는데,
신호등이 있는게 아니다 보니 숙소로 들어가려고 올라가는 차량, 숙소에서 내려오는 차량,
시내 지역 구경하고 외곽으로 나가는 차량 등등으로 레알 헬게이트임.
정말 시내 지역은 도보로 이동하는게 차로 가는 것 보다 빠를 수도 있을 것 같음.
퀸스타운에 곤돌라가 있긴 한데, 마침 4월 말부터 곤돌라 교체 작업으로 운휴여서 못 탔음. (미리 알고 가긴 했지만)







원래 밀포드 사운드를 가려고 했는데,
차로 운전해서 가기는 너무 힘들고, 날씨도 좋지 않다는 예보가 있어서 포기하고 근처를 둘러보기로 했음.
근처에 볼 수 있는 곳은 글래노키하고 애로우타운인데,
글래노키는 날씨가 좋으면 커피 한 잔 하면서 쉬기 참 좋은 동네라고 하는데,
비 + 안개로 카페도 문을 닫았음.
애로우타운은 단풍 시즌에 유명한 곳인데, 마침 뉴질랜드는 한국과 반대 (저 때가 한국 날씨로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라서,
단풍이 남아있는 타이밍이라서 구경하러 다녀 옴.
마지막에 비 그치고 무지개 떠서 산 (저게 산인가?) 에 걸려 있는게 참 예쁘더라.


여기는 뉴질랜드 동남쪽 거의 끝에 있는 너겟포인트라는 곳인데,
딱히 볼 건 없지만 더니든 가는 길에 잠깐 들림.
뉴질랜드 동남쪽 끝이다 보니, 계속 가면 더 이상 육지는 없고 아마 남극이 나올 듯?





더니든 가는 길에 오타고 반도에 있는 샌드플라이 비치라는 곳에 들림.
여기는 바다사자 서식지로 유명한 곳인데,
위쪽에 전망대가 있고, 아래로 내려가면 (제대로 된 길도 없긴 하지만) 저렇게 바다사자들이 쉬고 있음.
얘들 크기가 위협적이라서 처음에는 가까이 가기 힘들었는데,
사람들이 근처에 가도 잠깐 눈 뜨고 보다가 다시 그대로 누워서 쉬기만 하더라. 애초에 움직이지를 않음.
근데 너무 가까이 가면 혹시 위험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동물 냄새가 상당히 심해서 너무 가까이 갈 수도 없겠더라.




그리고 뉴질랜드 남섬 제 2의 도시라는 더니든에서 1박 함.
여기는 딱히 볼 건 없고, 오타고 반도 구경하면서 숙박하는 곳임.




그리고 다음 날은 KATIKI POINT 였나? 하는 곳에 물개 서식지가 있다고 해서 보러 감.
서식지라고 해도 뭐 막혀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렇게 길바닥에 물개들이 널부러져 있음.
바닷가로 내려가서 보면 수십마리 이상 몰려있긴 한데,
사람들이 다니라고 만든 곳이 아니니 미끄럽고 위험해서 내려가는 것은 조심하라고 경고문까지 있더라.
얘들은 그래도 바다사자보다는 좀 활발해서, 가까이 가면 벌떡 일어나고,
새끼 물개들은 다 바다 근처에 있는데 저렇게 한 마리가 자꾸 따라오더라.
너무 가까이 가면 갑자기 꾸에엑 하고 알 수 없는 소리 내기도 함.


모에라키 비치라고 저런 공룡 알 같이 생긴 바위들이 있는 해변임.
보통 뉴질랜드 남섬 여행하는 사람들이 동쪽 해안 루트를 따라서 더니든 -> 크라이스트처치로 이동하는데,
그 이동하는 루트에 몇 안 되는 볼거리 중에 하나임.
가끔 깨져 있는 바위도 있는데, 정말 공룡알이 깨진 것 같은 느낌이긴 함.





숙박처인 티마루로 가기 전에 들린 오아마루.
여기 유명한게 펭귄을 볼 수 있다는 곳인데, 펭귄은 야행성이라서 낮에는 안 나옴.
저녁이 되면 저 펭귄 관찰하는 곳에 돈 내고 들어가서 펭귄 볼 수 있는데,
낮에는 바다사자들만 바글바글함.
여기다 숙박을 구할까 했는데, 오아마루 -> 크라이스트처치까지 3시간 넘게 이동해야 하는게 부담이라서 숙박은 티마루로 변경하고,
티마루에도 가끔 펭귄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기대하긴 했음.

하지만 펭귄은 없었다.
이게 펭귄이 자주 오는 계절도 있는데, 4-5월은 그런 계절은 아니라고 함.
펭귄이 둥지를 만드는 계절 (9월부터 2월이였나?) 에는 자주 올라오는 것 같고,
실제로 저 모래사장에 펭귄들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음.

티마루는 크라이스트처치 가기 전날 1박 하는 정도 수준이라서 별로 한 건 없고,
크라이스트처치에 차량 반납하면 기념품 같은거 못 사니까 여기 티마루에 있는 대형 마트 돌아다니면서 선물용 쿠키 몇 개 삼.


크라이스트처치는 수 년 전에 지진 이후로 지금은 공사중인 도시라서.
한때는 영국보다 더 영국같은 도시라고 불렸다고 하는데,
지금은 대성당부터 해서 무너진 건물들이 많아서 그거 복구하는 중이라서 딱히 관광할 만한 곳은 없는 것 같음.
국제 남극 센터 정도?
짧게 뉴질랜드 남섬 다녀 온 느낌은..
날씨가 좋은 날은 정말 깨끗하고 자연 그대로인 느낌이긴 한데,
날씨가 안좋으면 아무것도 할 게 없는 곳.
남미 같이 약간 리스크 있는 곳은 못 갔지만, 지금까지 가 본 곳이랑 비교하면..
스위스와 아이슬란드와 캐나다를 더해서 반으로 나눈 느낌이였음.
- 편하게 이동하면서 산 위주로 보고 싶다. 약간 도시도 있으면 좋고 : 스위스
- 야생의 자연 그대로를 느끼고 싶다 : 아이슬란드
- 넓은 국토와 웅장한 호수의 느낌이 좋다 : 캐나다
=> 적당한 야생의 자연과 산과 호수와 조용함이 좋다 : 뉴질랜드
뉴질랜드 여행하면서 자연 이런것도 좋긴 했는데, 제일 좋았던 것은 불쾌한 일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음.
오클랜드 도착부터 렌트카, 식당, 숙소, 마트, 카페, 베이커리, AIRBNB 등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주는게 진짜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