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블리치에 나온 포엠이다
번외편 - 같은 중2병계 작품 취향에 더 어울리는 경우-
(스포 주의)
왕은 달린다
그림자를 뿌리치고
갑옷을 울리며
뼈를 걷어차고
피와 살을 들이마시며
삐걱거림을 울린다
마음을 깨부수며
홀로 발을 내딛는다
아득한 저편으로
부패는 나의 벗
밤은 나의 몸종
까마귀에게 이 몸을 쪼이며
느릅나무 관에서 너를 기다리노라
자고로 인간은 모두 악(惡)이며
스스로를 정의라 착각하기 위해서는
내가 아닌 누군가를 나 이상의 악이라
착각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확신하는 정의는 악(惡)이다.
정의가 정의이기 위해서는
늘 자신의 정의를 끝없이 의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눈물을 흘려선 안 된다.
그것은 마음에 대한 육체의 패배이며,
우리가 마음이라는 것을
힘겨워하는 존재라는 사실의
증명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군세는 진군하며 나팔을 분다
귀울림은 멎지 않고 마치 작은 별처럼
군화의 울림은 마치 천둥소리처럼
우리는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죽어가고 있다.
종언은 언제나 시작 이전부터 그곳에 존재한다.
산다는 것이 무언가를 계속 알아가는 것이라면
우리가 최후에 알게 되는 것이야말로 종언이며
종언에 대해 찾아내고 완전히 알게 되는 것이야말로
바로 죽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알고자 해서는 안 된다.
죽음을 초월할 수 없는 자는
그 무엇도 알고자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에게 날개를 준다면
나는 당신을 위해서 날리라
가령 이 대지 전체가
물에 잠겨버린다고 해도
나에게 검을 준다면
나는 당신을 위해 정면으로 맞서리라
가령 이 하늘 전체가
당신을 빛으로 꿰뚫는다고 해도
불행을 아는 일은
두렵지 않다.
두려운 것은 지나간 행복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일.
태어난다는 것은
죽은 것과 다름없다
밑에꺼보고 위에꺼보니 묘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