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요리를 엄청 못하시거든.
그런데 오늘 아침에 아는 사람들 대접한다고 단호박면 팥칼국수를 만드신다길래 조언을 해드렸는데, 무시하고 만드셔서 보니까 인스턴트 호박죽을 만들어놓으셨더라고.
그래서 강력분을 좀 많이 더해서 그나마 면 모양은 나오게 만들어드림.
그리고 저녁에 먹으려고 파스타 생면 반죽을 꺼내려고 보니 없는거야.
면 두개가 질감은 완전다르고 색도 연노랑이랑 녹청색으로 다르고 양은 3배차이나고 봉투나 통모양도 완전히 다른데 굳이 그걸 가져가서 칼국수를 해드셨데.
면 밀리지도 않았을텐데 그걸 끝까지 착각하고 드신것도 놀랍고.
여기서 불쌍한건 저녁을 못먹고 있는 나일까, 시무룩한 어머니일까, 우동 굵기의 파스타면으로 팥칼국수를 먹은 대접받은 사람들일까.
우리 모두 피해자인것은 아닐까.
니가 위로해드려야지
요리 못하는 사람은 대체로 미각도 이상하다
근데 중식할때는 파스타면 불린것도 괜찮더라
달콤한 팥 칼국수에는?
그으건 좀...
모두가 슬픈 저녁이었읍니다ㅠㅠ
나는 아직 저녁을 맞이하지 못했어.
혼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