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가 사는 집에 어느날 아내가 남편의 책상에서 조그만 쇠막대기를 보고 물어보았다.
"이건 어디다 쓰는 거에요?"
남편은 의아해하면서 되물었다.
"이게 뭔지 정말 모르겠소?"
남편은 젊은 시절 즐겨쓰던 귀이개랑 비슷한 걸 사다가 쓰고 있었다. 아내가 기억할 법도 한데 이젠 기억하지 못하는 걸 보고 '아, 점점 치매기가 심해진다고 자책하더니 이 정도가 되었구나'라며 슬퍼하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아내에게 차분히 설명해주었다.
"이걸 요도에 넣고 돌돌돌돌 돌리면 기분이 좋아지는..."
-쨔악!-
남편이 쓰고 있던 안경은 기깔나게 들어온 싸대기에 의해 4m를 날아갔다. 남편은 놀라고 당황했지만 차분함을 유지한 채 말했다.
"여보, 물어봐서 설명해주고 있잖소. 왜 때리는 겐가."
"당신이 개소리를 하니까 쳐맞잖아요."
"여보, 그럼 이게 무슨 용도란 말이오?"
"귀파개잖아요, 왜 헛소리로 사람을 희롱해요?"
그제사 남편은 역정을 냈다.
"에잇, 알면서 왜 물어본...!!"
-쨔악!!-
이들 부부에게는 전통적인 기독교적 가르침이 내려져오고 있었다. 성경에는 왼뺨을 맞으면 오른뺨을 내놓으라고 가르치지만 현실에선 한쪽 뺨을 맞고 다른 쪽 뺨을 내놓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집안에는 왼뺨을 맞으면 이미 오른 뺨을 내놓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