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플레이 타임 기준으로 8.2시간이 찍혔는데 오프닝을 실수로 중간에 스킵해서
(1장을 클리어하면 메뉴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세이브 리셋하고 다시 하려고 파일 지우려고 이것저것 켰다 껐다 하면서
삽질한 게 있어서 30분 정도 플탐 상태에서 시작했으니 대략 8시간 전후에서 클리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토리 천천히 다 읽으면서 플레이한 타임 기준입니다
1. 시스템
아무래도 덱빌딩 로그라이크라는 이 장르의 선구자 격이면서 스스로 장르를 완성시켜 후발주자들이 그 완성도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슬레이 더 스파이어(이하 슬더스)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슬더스를 해보신 분이라면 굉장히 손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시스템적으로 유사한 게임입니다
챕터별로 여러 갈림길로 구성된 보스까지 이르는 칸들을 하나하나 진행해 나가며
적이 있는 칸에서는 적을 쓰러뜨리고, 전투에서 승리하면 골드나 카드 등을 획득할 수 있고
중간중간 휴식 장소에서는 HP 회복이나 카드의 강화 중 택일, 상점에서는 골드를 써서 덱의 카드를 지우거나, 혹은 카드나 유물 역할을 하는 챰을 구입,
보물 칸에서는 챰을 획득, 이벤트 칸에서는 랜덤한 이벤트가 발생, 사실상 슬더스에서 확립한 이 장르의 기본 틀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때문에 신선한 점은 거의(아예라고 봐도 될지도?) 느끼기 힘들지만 그만큼 이미 검증된 시스템인만큼
장르 자체가 취향에 맞지 않는 게 아니라면 일정 이상의 재미를 확실하게 보장합니다
챕터 1은 보스 클리어 후 바로 덱이나 챰 등이 리셋돼서 당황스러우실 수 있는데
챕터 2부터는 슬더스처럼 2~3개의 에이리어를 진행하며 각 에이리어의 보스를 잡아 다음 에이리어로 가는 형태로 되어 있고,
에이리어를 넘겨도 챕터를 클리어하기 전까지는 덱이나 챰 등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2. 난이도
슬더스를 게임패스판으로 50시간 정도, 스팀판으로 260여시간, 모바일로 500여시간 정도 플레이한지라
이런 장르에 익숙치 않으신 분들은 그 부분은 감안하고 고려해 주시고 꽤나 쉬운 난이도입니다
4장까지는 단 한 번의 게임 오버도 없이 쭉쭉 클리어 가능했고(다만 순간순간 위기는 있었고)
최종장인 5장에서 2번 게임 오버가 됐는데 이건 보스전 등보다 오히려 5장 극초반 기본 덱만 들고 싸울 때의 일이라
어느 정도 덱을 갖춰나가면서는 크게 어렵다는 느낌의 구간은 없었습니다
이 게임에는 노말, 이지, 베리 이지의 3가지 난이도가 있는데 슬더스를 플레이해보신 분들 기준으로 비교하자면
노말 난이도 기준으로 슬더스의 NO 승천 기본 모드나 저승천 정도와 유사한 난이도로 느껴집니다
후반 챕터로 갈수록 적들의 맹공이 제법 매섭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카드 한 장 한 장의 성능이 강한 편이라
오히려 어느 정도 카드를 갖춘 채 싸우는 보스전 등보다 기본 덱으로 시작하는 챕터 극초반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카드가 강한 편이고 난이도가 높지 않다 보니 성능보다 일러스트나 취향에 따른 카드들 위주로 잡아도 어느 정도 할만하다는 것은 장점
이런 장르의 특성상 난이도가 일정 이상 높아야 리플레이성이 높아지고 초보자 배려로는 이미 베리 이지나 이지 난이도가 있는 만큼
개인적으로는 하드 난이도가 별도로 나오거나 혹은 슬더스의 승천 모드처럼 여러가지 난이도를 높이는 제한 사항들을 부과하는 시스템이 나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스토리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생각 외로 좋은 스토리를 보여줬습니다
중간중간 진행될수록 진상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하는 면도 많았고, 막 참신하거나 한 스토리 라인은 아니지만
러브라이브 시리즈나 특히 환일의 요하네라는 작품을 관통하는 테마를 적절히 살린 좋은 스토리 라인이었습니다
(약간 스토리가 없는 거나 다름없는 셈으로 쳐야하는 BitD 때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테이지 보스 격인 나이트위키드 멤버들의 캐릭터성이 굉장히 강렬해서
다음 장에서는 어떤 나이트 위키드가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생길 정도
다만 이만큼 스토리도, 캐릭터성도 강렬한만큼 오프닝 파트를 제외하고는 더빙이 아니라는 것이 한층 더 아쉬울 따름입니다
4. 볼륨
일단 스토리 1회차 도는 것만으로 8시간 정도, 아직도 클리어하지 못한 게임 내 퀘스트나 스팀 도전과제, 언락하지 못한 코스튬 등이 잔뜩 있는만큼
BitD에서 게임 자체의 재미에도 불구하고 많이 아쉬웠던 가격 대비 볼륨이라는 점에서 합격선을 훨씬 넘어서고 있습니다
장르의 특성상 반복 플레이성이 높기도 하고, 여기에 요하네가 아닌 다른 멤버로 플레이하고 신 스토리 등을 포함한 DLC 등도 예정하고 있으니
IP 소유자와 나눠먹어야 하는 캐릭터 게임이 겨우 3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이 정도 볼륨을 담고 나온 게 그저 감격스러울뿐입니다
5. 거슬렸던 버그
게임하는 내내 튕기거나 프레임 드랍되거나 치명적인 버그가 있거나 하는 부분은 없긴 했는데(스위치판은 프레임 드랍 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다만 데모에서부터 쭉 있었던 문제로 게임패드로 플레이 시 있는 버그로
휴식 장소에서 카드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혹은 상점에서 지울 카드를 선택하는 등 카드 선택->Y/N의 확인 팝업에서
십자키든 아날로그 스틱이든 방향 이동이 잠시간 인식이 안 되는 문제가 간헐적으로(꽤나 자주) 발생합니다
때문에 그냥 확인 눌러서 동작을 취소하고 다시 시도하는 식으로 몇 번 반복하는 식으로 해야 하는데 은근히 귀찮은 요소이기도 합니다
고쳐주기를...
6. 총평
슬더스의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서 게임 자체의 시스템에 신선함을 느끼기 어려운 점은 아쉬운 점이지만
이미 검증될대로 검증된 시스템이라 일단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일정 이상 보장하고, 캐릭터 게임답게 스토리라인과 캐릭터성을 얹은 작품인데
이 스토리와 캐릭터성이 상당히 좋게 뽑히면서 굉장히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 게임으로서 상당히 좋은 완성도의 게임이 되었습니다
제작사에서도 의욕적으로 요하네가 아닌 다른 멤버들로 플레이할 수 있고 신 스토리를 포함한 DLC를 예정하고 있고 하니
여러가지로 앞으로의 반복 플레이 가치도 더더욱 올라갈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차후 DLC에서 스토리 모드 말고도 3개 정도의 에이리어로 묶어서
나이트 위키드가 각각 에이리어마다 랜덤으로 한 명씩 보스로 등장하는 식의
스토리 상관없는 프리 플레이 모드 같은 것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가격 대비 볼륨은 아쉬웠지만 메트로바니아 2D 플랫포머 액션 게임으로서 상당한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줬던 BitD에 이어서
이번에는 충분한 플레이타임도 보장하는 훌륭한 캐릭터 게임이 연달아 나오니 그저 행복할 따름
정말 풀더빙만 됐어도 완벽한데 으으...
제작사가 개발력은 몰라도 의욕이 넘쳐서 좋은거 같습니다 BitD도 DLC좀 내줘...ㅠㅠ
랜덤의 억까로 3장에서 겜오버좀 여러번났네요 ㅋㅋㅋ 스위치 프레임드랍이 거슬리긴 하지만 딥블루보다 간단하고 재밌게 즐길수있는 럽라겜이라 기대한만큼 잘 나온거같습니다. 간만에 먼지좀 털고 일하는 스위치가 되었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