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지스강
―인도 소풍
젖이 도는 시간이 붉새 아름다운 이른 아침일까.
해 뜨기 전후 얼마 동안
갠지스 강물이 가장 따뜻하다고 한다. 강변 화장장에
서는 또
다음 차례 주검을 물에 씻기고 한편에선
시꺼먼 재를 물에 쓸어넣고 있다. 더러
덜 탄 발목 같은 것도 섞여 있다고 한다. 사내들은
그 물에 빨래를 하고
또 수많은 사람이 멱감고 있다. 머리 꼭대기까지 세 번
씩들
자무래기하면서
물을 머금었다 뱉기도 하는 짓이 무슨 의식 같기도 하
다. 저런,
저 물로 뒷물질, 양치질하고 음식을 해먹는 등
갠지스 강물은 이 도시, 바라나시 시민이며
이곳을 찾는 각처 숱한 여행객들의 생활용수라고 한
다. 이제
사원에서들 내려와 둥근 놋 항아리로 강물을 길어 나
르는 시간,
성수를 모셔 담은 저 번쩍이는 것이
갠지스강 마지막 구절 끝에 다시 한번 야무지게 박히
는 것 같다.
인간의 모든 내용이 함께 출렁이며 몽땅
무르녹아 흐르는 강. 삶과 죽음은 한줄기다, 뭐 그런
공부가
여기서는 참 완전 실황이어서 내게도 쉽게 읽힌다. 비린
가축의 젖내가 나는 ‘짜이’,
나도 강 바라보며 여러 잔 무심히 달게 마셨다.
햇살 받는 저 금빛 마침표, 이곳 사람들은 일말의 의심
도 없이
갠지스강을 영원한 천상의 어머니라 부른다.
쉬!
문인수, 문학동네 포에지 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