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나온 것처럼 사건의 방아쇠가 된 괴롭힘을 묻으려고 사고 직후 프레임 씌우기 말고
찐으로 애니 좋아하는 오덕이 관심병사 받으려면 보통으론 안됨.....
실제로 나도 애니 좋아해서 부대에 라노벨 가져오고 연등시간에 애니보고 그래서
부대에도 다 알려 졌지만 관심병사도 아니였고 에이스는 아니였지만 그냥 준수하게 욕 안먹고 부대원들이랑 친하게 지내다 전역함.
그런데 진짜 '찐'으로 정신나간 오덕이 들어온 덕분에 나도 피해를 좀 입긴 했음.
그 친구가 내가 상병때 들어왔는데 내가 전역 할 때까지 일으킨 일들을 나열해 보자면....
1. 전입 직후 중대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기소개 해보라니까 '저는 애니 캐릭터랑 결혼하는게 꿈입니다.' 이래서 중대장님 당황함.
2. 아침에 구보 할때 찐으로 나루토식 뜀 걸음 함. 그럴때마다 혼났지만 한달 정도 지나서야 간신히 고쳐짐.
근데 구보 외에 뛸때는 나루토 뜀 걸음 계속함.
3. 그냥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에 걔 생활관 찾아가서 어떤 캐릭터랑 결혼하고 싶냐고 물어봄.
겁나 수줍게 미쿠랑 결혼하는게 꿈이라길래 하츠네 미쿠? 하고 되물었더니 애가 정신이 나가서
막 내 어깨 붙잡고 오오 알고 있어요? 이러면서 신나서 막 말함;;; 난 당황해 하고 나랑 같이 궁금해서 왔던
포반분대장은 그걸 보고 할 말을 잃었음.....나중에 나한테 개인적으로 와서 미안하다고 사과함;;;
4. 주말에 쉬고 있는데 갑자기 행정반에서 날 호출함. 가보니까 그 친구가 대량의 야한 만화책과 라노벨을 무단반입해서
걸렸는데 변명한 말이 'xx병장도 가져오길래 되는줄 알았습니다.' 이래서 나도 끌려가서 내가 가져온 라노벨들 다 다시 검수받음
물론 내가 가져왔던 것들은 사신의 발라드 같은 것들 뿐이라 문제될건 1도 없었고.....
결국 그 친구 휴가 복귀하던 날 검문소 근무했던 인원들 개털리고 포반장이랑 포분대장도 같이 털림.
5. 포반은 항상 인원부족에 시달렸는데 내가 포반 장갑차 조종수로 파견을 자주 가서 포반이랑 많이 친했음.
한번은 훈련지까지 조종하고 방어진지 구축하고 난 안에서 장갑차 내부 정리 하고 엔진 정비 하고 있었는데
밖에서 장갑차 조종수를 부르길래 나가보니까 훈련 검열중인 중령 계급단 분이 표정이 안 좋음.
무슨일이냐고 물으니까 장갑차 예비궤도를 장비한 측면을 지휘봉으로 탕탕 두드리길래 보니까
궤도 빈틈 사이사이에 만화책1이랑 뭉친 휴지들이 들어가 있음. 장갑차 관리가 왜 이따위냐고 개털림. 만화책은? 그자리에서 찢어서 버림.
범인은 당연히 그 친구고 만화책 왜 여기 넣었냐고 하니까 훈련나와서 심심할때 읽으려고 꼽아놨다고함.
휴지는? 자기 감기 걸려서 코풀고 거기 꼽아놨다고함.
포반장님이 진짜 착한분이라 화내는걸 본적이 없는데 자기 분대원 땜에 파견 나온 내가 엄청 혼나서 그런가 진짜 극대노함.
나중에 나 따로 불러서 사과하심;;;;
6. 훈련나와서 밤에 자는데 그 친구 잠꼬대가 심해서 팔 휘두르다가 내 면상 후려 갈김.
너무 쌔게 맞아서 코피 터지는 바람에 그 새벽에 일어나서 부스럭 대니까 다 잠깨서
내 얼굴 보고 포반분대장 극대노. 그 자리에서 침낭으로 멍석말아서 그 친구 밟아 버려서 오히려 내가 말림...
당연하게도 나중에 미안하다고 사과함;;;;
7. 박격포 훈련 나가서 포탄 인계 받고 뛰어오다가(당연하지만 뛰면 안됨) 넘어져서 포탄이랑 같이 나뒹굴어서
그 자리에 있던 전원 얼어붙음. 난 그 넘어지는 순간에 저거 터지면 뉴스에 뭐라고 나올까? 하는 상상과 함께
기도하면서 장갑차 안으로 숨음.(다행이 안터짐)
8.난 동기가 한명뿐이여서 동기생활관에 나 + 동기1 + 선임2 + 후임2 이렇게 생활함.
저 중 선임2명 후임2명은 다 포반이였고 여기에 포반분대장이랑 그 친구 포함되있음.
애가 하도 트롤을 많이 하니까 포반분대장이 자기 침대로 불러서 사고 좀 그만 치라고 누운 자세로 뒤에서 헤드락 걸었는데
그 친구가 으이이익 하면서 손을 뒤로 뻗어서 분대장 머리채 붙잡아 댕김.
진짜 말도 안되는 광경 인데 너무 웃겨서 그 두명 빼고 다 자지러지게 웃었는데
마침 생활관 앞을 지나가던 중대장님이 웃음소리 듣고 들어왔다 그 현장을 보고
하극상 + 괴롭힘으로 둘 다 징계 받음;;;;;
이거 외에도 더 있는데 너무 많아서 내가 들은것 말고 겪은것들 위주로 추려봤음.....
저렇게 정신나간 짓을 밥먹듯이 해서 관심병사가 되긴했지만
그래도 애는 착하고(......)포반 사람들도 다 착한 사람들뿐이여서 부조리급의 괴롭힘은 없었음.
1번부터 존나 어지럽네..
애니나 만화 좋아하는 거를 틀딱 간부 아니면 거진 이해들 하던데 현실에서 저러고 다니는 거라면 어질어질 하겠네
부대원들이 보살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