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
한국에 사는 친척 어르신이 연락주셨다
오랜만에 안부묻고 어쩐일이시냐고 여쭤보니
"밥이나 먹으러 와라 우리집 알지?"
'네 당연하죠 근데 무슨 좋은일 있으신가봐요?'
"어 ㅇㅇ이 비트코인인지 뭔지 끊었다"
생각났다.
나보다 4살 어린 사촌동생인데
대학교 졸업할때까지는 공부도 곧잘하던 녀석.
문제는 사회나와서 친구들을 잘못 사귀는 바람에
뒤늦게 코인열풍에 탑승한 녀석이었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제 부모님 여행보내드린다고
군대에서 모은 군인월급은 물론 주변 지인들에게 빌린돈 꼬라박고
심지어 나한테까지 손벌려서[물론 안빌려줬지만]
제 혼자 삐진건지 연락이 끊어진 녀석이었지.
"오 그거 잘됐네요. 축하드려요 어떻게 끊었대요?"
"죽었어"
'........네?'
"은행이고 사채고 여기저기서 하도 독촉전화 오니까
다 팽개치고 지발로 떠났어"
............
"난 이럴줄 알았잖아 저새1끼 저거는 죽어야 끊는다고ㅋㅋㅋ"
가벼운 안부인사로 시작했던 대화는
예상외의 매콤씁쓸한 뒷맛을 남긴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리고
대화를 황급히 마무리 했지만
한동안 멍해서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착잡하다.
어르신들이 허허롭게 웃는얼굴로 존나 기습적인 캡사이신공격 잘하시지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도, 자식 잃은 부모에게 잘됐다고 한 셈이니...
자기 돈으로만 하면 모를까 남의 돈까지 땡기는건 ㅋㅋㅋ 어느정도 결말이 예정된 파멸이었네...
안타깝구만
너가 착잡한건 말투에서 뭔가 말못할걸 들은거니
쩝...
안타깝구만
너가 착잡한건 말투에서 뭔가 말못할걸 들은거니
Chaika_Trabant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도, 자식 잃은 부모에게 잘됐다고 한 셈이니...
처음에 목소리 좀 쉬셨구나 생각은 했는데 이제야 아다리 맞춰짐.
쩝...
씁쓸하다...
어르신들이 허허롭게 웃는얼굴로 존나 기습적인 캡사이신공격 잘하시지
자기 돈으로만 하면 모를까 남의 돈까지 땡기는건 ㅋㅋㅋ 어느정도 결말이 예정된 파멸이었네...
타살 아님, 자살 정도의 차이였네. 아무튼 뒤져도 남에게 똥칠하고 죽는 것은 큰 민폐다.
세상에..
어.... 음..... 조의를 표합니다
중간부터 뭔가 알싸한 향이 나더라니...에휴...
어르신 너무 맵습니다.. 쿨럭..
너무 안타깝다
??? : 돈이 복사가 된다고!!! 멍청한 월급쟁이들은 평생 그렇게 살라고!!!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학의 민족
1. 농담이 아니잖아 2. 한국에 사는 -> 글쓴이는 한국에 없는 -> 근데 밥먹으러 오라 그러면 가는 -> 외식을 위해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는 금수저 -> 오실때 하겐다즈 한통 부탁드립니다
결론이 이상한데
웃기게 혹은 가볍게 말해서 슬픈 일을 견디는건 흔한 일인데, 여기저기서 돈 끌어다 썼다는거 보면 정이랄게 남지도 않아서 그런 말을 했나 싶기도 하네. 사촌일은 안타깝지만 한번 일확천금을 맛보면 그 쾌감에 뇌가 타서 끊어도 다시 생각나니까...
ㄷㄷㄷㄷㄷ
시1발... 저 죽은 사람도 어쨌든 잘 살아보겠다고 저렇게 발버둥친 걸텐데... 사는게 뭔지...
아니 코인하겠다고 남의 돈 끌어다 쓰는건 좀...
발버둥이 어딨어 걍 도박하다가 간거임... 그전에는 멀쩡했다잖어...
열에 열은 다 하겠다고 지랄하던때였으니까 도박이야 뭘 잘 살아보겠다고 그런거냐 저게
그런걸 발버둥이라 부르진 않아. 그저 요행수에 목을 맨 것일 뿐. 경마장에서 눈 시뻘개진 채로 말 달리는 걸 뚫어져라 쳐다보다 손에 든 책자를 내팽기는 사람더러 '저 사람들도 잘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친 거다'라 하진 않잖아.
글 보니까 방법은 잘못됐지만 처음부터 의도가 나쁘진 않았던거 같아서 코인 도박하다 죽었으니 불쌍할 거 없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전체 수준 보면 사업 외에 코인 말고 뭐 끗발날리게 살 방법도 없고. 한 두번 물렸을 때 따값 아니면 답 없다고 생각했을테니 계속 박다가 멘탈 나가서 다 날려먹고 인생 끝장났을테고. 죽는 길 말곤 길이 없다고 생각했겠지. 도덕적으로 저게 옳은 방법은 아니겠지만 고인의 심정이 이해는 간다. 그래서 착찹함
코인은 사실 경마라기 보다는 주식, 선물의 연장선상이라고 보는 게 맞을듯. 단순 노름판 뛰어든 도박쟁이들 보다는 주식 투자하다고 골로 간 사람들이랑 좀 더 결이 비슷하지. 도박을 노름이라고 부르는데, 코인을 노름삼아서 하는 놈은 없으니. 물론 그 판 돌아가는 꼴 보면 도박판이랑 비슷하긴 하다만.
이건 매운게 아니라 등골이 서늘한데
어우... 진짜...
자식잃은 부모 심정이 어떨지 자식이 생겨보지 않으면 정말 모르지..
매운맛이 너무 강해지면 그저 아픈맛이다
그러려니 해 어쩌면 그 정도로 미쳐있으면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고 차라리 제 발로 떠났으니, 그나마 차악이라고 생각하실는지도 모르지...
아픈건 간 사람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이지 간 사람은 명복 안에 있고 남은 사람끼리 보듬기를
뭐라 할말이 없다
험한꼴 많이 보셔서 정이 떨어진건지...이미 예상된결과에 해탈 해버리신건지....;;
불확실한건 애초에 시작도 말아야 최소 안될경우를 생각해서 안전장치라도 해놓고 했어야지 그럴 생각도 안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