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조각의 채색 복원을 재고할 필요가 있는 이유
오늘 새벽 유게 베스트에
'그리스 조각 채색 복원에 대한 의견.jpg'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50024086)
이라는 글이 올라옴.
고대 그리스 로마의 대리석 조각상 표면에 남은
안료의 성분을 조사, 분석해
이를 토대로 저런 채색 복원이 진행되고 있긴 한데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이라면 몰라도
고대 로마의 조각상은 저 짤에서 칠해놓은 것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운 채색이 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음.
왜냐하면 고대 로마의 회화 자료가 생각보다 꽤 있는 편이라
당시 사람들이 사람을 그릴 때 어떤 채색을 했는지 추정할 수 있기 때문.
사람 얼굴에 대한 거니까
이럴 때 등판하는 게
'파이윰 미라 초상화'라는 유물들.
이집트 전역에서 발굴되지만
주로 출토된 지역이 파이윰 분지에 분포해서
'파이윰 미라 초상화'라 불리는 이 유물들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치하의 이집트가
로마 제국에 편입된 기원전후 1세기부터
3세기 중반까지 제작되었으며,
이집트식으로 만들어진 미라의 얼굴 부분에
고인의 생전 모습을 나무패널에 그려 덮어
마치 고인이 창문 밖에서 상대방을 바라보는 듯한 효과를 나타냄.
이런 식으로.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음영을 넣어 이목구비의 윤곽을 강조하고
황금 장신구 부분에는 금박을 입히는 등
파이윰 미라 초상화가
비록 장례용 부장품으로 제작된 것이기는 하지만
로마 제국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고전 시대의 채색 미술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줌.
죽은 사람에 대한 미술을 봤으니
이번에는 산 사람에 대한 미술을 볼 차례인데,
뭐니뭐니해도 이 경우에는 폼페이의 프레스코 벽화가 갑.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인해 매몰되면서
서기 1세기의 모습 그대로 보존된 폼페이에는
건물을 장식하기 위해 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도 다수 있는데
당시 사람들이 원근법이나 음영 묘사에 대해
오늘날처럼 완벽한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이를 반영했음을 알 수 있으며
강렬한 원색을 많이 사용했지만
사람을 그릴 때는 실제와 흡사하게 묘사하려 노력한 것 또한 할 수 있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3차원 입체에서 걸작으로 손꼽히는 조각상을 만들어놓고
거기에다가 색칠을 할 때 저런 식으로 하기보다는
파이윰 미라 초상화나 폼페이의 프레스코화와 같은 채색이
저 조각상들에도 반영되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