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골룸은 단순히 발을 헛딧어서 죽은 게 아니다.lotr
※이 내용은 출처에 있는 유튜브 동영상을 반지빌런 양식으로 정리해서 올린 내용이야.
이게 작가의 의도라고 주장하는게 아니고 책을 바탕으로 내릴 수 있는 해석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아줘.
흔히 골룸이 떨어져 죽은게 단순한 우연(+일루비타르의 개입)이라고 하는데, 이는 크게 보면 맞는 말이긴 해.
하지만 가운데땅을 포함해 톨킨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최고신 에루 일루비타르의 뜻을 따라서 이루어져.
멜코르의 타락이나 요정들의 동족살상같은 것도 죄다 일루비타르의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거고,
오죽하면 멜코르가 가운데땅에서 요정들을 유린해도 발라들, 대충 가운데땅의 상위신에 해당하는 존재들이
"저거 괜히 우리가 구하러 나섰다가 일루비타르님의 계획 망치는 거 아냐?" 하고 주저하다가
발라의 왕 만웨가 도저히 못 참고 에루한테 상담하러 가자
enanoakd 의 삽화
에루는 '납득하고 그들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허나 그러면서 만웨에게 발라들이 멜코르가 가운데땅을 지배하기 시작했을 때 훨씬 일찍 맞서야 했음을, 그리고 그들이 믿음이 부족했음을 명백히 알렸다. 발라들은 에루가 본격적인 전쟁에 있어서 멜코르가 에루의 자식(역주: 인간)이 아르다(역주: 톨킨 세계관의 지구)에 도래하지도, 거주하지도 못할 정도로 심하게 훼손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믿어야 했다.
Eru 'accepted and ratified the position' - though making it plain to Manwe that the Valar should have contested Melkor's domination of Middle-earth far earlier, and that they had lacked estel(역주: 산다린 어로 믿음, 신뢰): they should have trusted that in a legitimate war Eru would not have permitted Melkor so greatly to damage Arda that the Children could not come, or could not inhabit it
-History of Middle Earth Volume 10, Morgoth's Ring-
-가운데땅 역사서 10권, 모르고스의 반지-
와 같이 도리어 일루비타르가 발라들에게 걱정말고 이거 다 자신의 계획이라고 알리는 부분도 나와.
그렇기 때문에 골룸이 발을 헛딛은 거는 단순히 "일루비타르가 그렇게 했어" 라고 얘기할 수 없는 거야.
모든 게 다 일루비타르의 뜻인데, 골룸 발이 헛딛은 거가 뭔가 더 특별할 수는 없으니까.
여기에는 단순한 신의 의지보다 더 큰 운명의 굴레가 얽혀 있어.
골룸이 죽으면서 절대반지가 파괴된 결과는 반지 스스로가 내린 저주 때문에 일어났어.
이게 뜬금없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데, 일단 이 저주가 언제 내려졌는지 보자.
왕의 귀환에서 샘과 프로도가 운명의 산을 오를 때, 골룸이 프로도를 습격해서 반지를 뺏으려고 해.
이때 프로도가 골룸을 쓰러트리고선 분노에 차 아래의 저주를 내려.
바로 그 때 샘은, 전에 에뮌 무일의 그림자 아래에서도 보았듯이 이들 두 적수가 서로 다른 환영으로 보였다. 한 형체는 몸을 웅크리고 있었는데 생명체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았으며, 완전히 파괴되고 패배하긴 했지만 여전히 사악한 욕망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앞에 흰 옷을 입은 형체는 동정심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가슴에 불의 바퀴를 쥐고 있었다. 그 불 속에서 명령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썩 꺼져라! 날 더이상 괴롭히지 마라! 다시 날 건드린다면 넌 운명의 불길 속에 던져질 거다!"
-왕의 귀환 2권, 운명의 산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 판본-
여기서 중요한 표현이 두 개 나오는데, 하나는 동정심이고 또 하나는 불의 바퀴야.
동정심은 지금까지 빌보와 프로도가 골룸을 대할 때 느낀 감정을 이야기하고,
둘은 각각 골룸을 죽일 기회가 있었을 때 동정심을 느껴서 차마 죽이지 못하고 살려줬어.
'그래, 빌보의 손을 만류한 것은 동정심이었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죽이지 않으려는 동정과 자비 말일세.'
…중략…
"어쨌든 말씀대로 저 자를 건드리지 않겠어요. 막상 놈을 보니 불쌍한 생각이 들어요."
-두 개의 탑 2권, 스메아골 길들이기-
프로도가 저주를 내린 직후 샘한테 골룸을 죽일 순간이 오는데, 여기서 샘도 차마 골룸을 죽이지는 못해.
샘의 손이 흔들렸다. 그의 머릿속은 험악한 기억과 분노로 끓어올랐다. 수천 번 죽여 마땅한 이 반역의 살인마를 죽이는 것이 천번 만번 옳은 일일 것이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망설이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샘도 잠시 동안이긴 했지만 절대반지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 절대반지에 예속된 운명으로서, 살아 있는 동안 다시는 평화와 안락을 찾을 수 없게 된 쇠락한 골룸의 영혼과 몸의 고뇌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샘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할 적절한 말을 찾을 수 가 없었다.
샘 역시 동정심을 느끼고 골룸에게 살 기회를 다시 준 거야.
헌데 프로도가 골룸에게 저주를 내리는 장면을 보면
샘은 프로도가 동정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며 가슴에 불의 바퀴를 쥐고 있었다고 해.
불의 바퀴는 원문으로 Wheel of Fire이라고 쓰였는데, 이 표현은 반지의 제왕 전체에서 딱 3번만 나와.
그리고 3 번 다 절대반지를 가리키는데 쓰여.
그 동안의 여정을 통해 절대반지는 프로도의 동정심을 갉아내렸고,
'그 불속에서 명령이 울려퍼졌다' 는 구절을 통해 이 저주는 사실 프로도가 아니라 절대반지가 내린 명령을 내린 거라고 알 수 있어.
게다가 이 저주는 절대반지가 그냥 뜬금없이 내린게 아니야.
골룸이 처음 프로도에게 잡혔을 때, 골룸은 스스로의 말로 반지의 주인, 프로도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다고 반지에게 맹세를 해.
여기에 프로도도 기겁해서
"네 약속을 그 반지에 걸겠다고, 스메아골? 그 반지가 널 사로잡을 거야. 그리고 그건 너보다 교활해. 그건 네 말을 곡해할 거야. 조심하라고."
-두 개의 탑 2권, 스메아골 길들이기-
라면서 경고해.
그러면서 나중에 골룸이 나중에 수상한 행동을 하자 다시 한 번 경고를 해줘.
"넌 결코 그걸(옮긴이: 반지) 다시 가질 수는 없다. 스메아골, 난 최후의 위급한 순간에 그 보물을 사용할 거야. 그리고 그 보물은 오래 전에 널 길들여 놓았으니 만일 내가 그걸 끼고 네게 명령을 한다면, 심지어 절벽에서 뛰어내리라거나 불 속으로 몸을 던지라고 해도 넌 복종하게 될 거야. 그리고 내 명령은 바로 그런 것이 될 거야. 그러니 신중하게 생각해야 해, 스메아골!
-두 개의 탑 2권, 굳게 닫힌 암흑의 문-
반지의 영향력에 지배된 골룸이 반지를 걸고 한 맹세이니만큼, 이 명령은 골룸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돼.
나중에 파라미르를 만났을 때, 파라미르 역시 골룸에게 경고를 해.
"넌 죽음의 심판(원문: doom of death)을 받았어. 그러나 프로도와 함께 있는 한 우리는 널 헤치지 않겠다.
…중략…
그리고 만일 주인을 잘 섬기지 않는다면 곤도르 안이든 밖이든 넌 즉시 죽음을 당할 것이다.
-두 개의 탑 2권, 금단의 웅덩이-
이렇게 작중에서 여러 번 골룸이 프로도에게 해를 끼치면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복선이 등장하는 거야.
그러면서 운명의 불길, 절벽, 운명(doom) 이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 모든 표현을 아우르는 공간이 바로 반지가 파괴되는 운명의 산, Mount Doom 이야.
수 많은 경고와 복선들은 모든 것이 끝나는 장소인 운명의 산을 직접적으로 가리키는 중의적인 표현이 되고,
골룸의 죽음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필연적인 운명의 결과였음을 보이는 거지.
골룸은 수 차례 죽을 순간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동정심에 의해 목숨을 겨우 부지했어.
허나 절대반지는 프로도의 동정심을 갉아먹으면서 골룸에게 죽음의 저주를 내렸지.
이후 골룸은 운명의 산의 틈새에서 프로도에게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해를 끼쳤고,
반지가 내린 저주는 그대로 골룸이 반지를 든 채 절벽 아래의 불길에 뛰어내리게 내리도록 강제한 거야.
반지의 잔인성이 결국 반지 스스로가 파괴되는 결과로 이어졌으니, 이는 악이 아무리 강대할지언정 스스로의 파괴를 불러오고
골룸이 진작에 죽지 않고 운명의 산까지 오게 만든 빌보, 프로도, 그리고 샘의 동정심이 가운데땅의 위대한 승리를 이끌어내게 되었음이
작가가 말하고픈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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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에 몇 시간동안 썼는데 반응이 적어서 재업했는데,
그것도 반응이 적어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재업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