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가 인접한 여수시와 광양시의 인구 늘리기 시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인구 늘리기 경쟁이 이웃 지자체 간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여수시 인구는 28만2980명, 광양시는 15만1592명으로 전달보다 각각 922명과 573명 늘었다. 순천시는 307명 줄어든 28만1227명이었다.
해마다 연말이면 광양시의 무차별적인 인구 늘리기로 순천시에서 광양시로 인구가 유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순천시 인구가 여수시로도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순천시에서 여수시로 유입된 인구는 301명이었다. 광양시로 전출된 인구는 365명이었다.
여수시와 광양시로 인구가 빠져나가자 순천 지역 24개 읍·면·동 통장단과 자치회 등 100여개 주민단체는 거리에 현수막을 내걸고 이웃 지자체의 인구 늘리기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현수막에서 ‘여수시·광양시는 순천시 인구 가져가기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지자체가 인구 늘리기에 나서는 것은 인구 증가가 지역 발전의 척도로 여겨지는 데다 지자체장의 치적으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공무원의 경우 전입 성과에 따라 인사 평가에서 최대 2점까지 가점을 주고 있어 공무원들도 전입에 적극적이다.
여수시도 여수산단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체 팀장 담당제를 운용하고 부서장 책임담당제를 도입하는 등 인구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가 인구 늘리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한 곳의 인구가 늘면 다른 한곳의 인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연말이면 매년 추진하는 광양시의 인구 늘리기에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광양시와 여수시의 품격 있는 인구 정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순천=글·사진 한승하 기자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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