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 02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 첫 방영일은 1991년 04월 12일입니다. (한국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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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의 눈물」
졸부 : "(편지를 집어 들고) 홍 바람이다! 호, 홍 바람이 나타났다!!!"
졸부 : "저놈 잡아라!!! 저쪽이다!"
아수라장이 된 졸부의 집.
박 선비 : "내가 남에게 베푼 은혜는 잊지 말아야 하며 남에 대한 원망은 잊어버려라."
박 선비 : "내가 남에게 베푼 공은 마음에 새겨두지 말고 나의 잘못은 마음에 새겨두어야 한다."
부인 : "진지 드세요."
박 선비 : "오, 벌써 식사 때가..."
박 선비 : "자, 부인도 들어오시구려. 어서요."
부인 : "죄송해요. (반)찬도 없는 멀건 죽을 올리다니..."
박 선비 : "어허, 괜한 소리. 선비란 좋은 글을 먹으니 절로 배가 부르다오."
포도대장 : "그러니까 이 편지가 어젯밤에 날아들었단 말이오?"
홍 바람 : '내일 밤 3경에 그대의 옥두꺼비를 가지러 가겠노라.'
졸부 : "이 옥두꺼비는 제 생명과도 같습니다요.
아무렴! 생명이고 말고요! 자그마치 3만 냥이라고요. 3만 냥!!!"
포도대장 : "거 진정하구려. 아직 물건이 없어진 건 아니잖소."
졸부 : "없어진거나 다름없잖습니까요. 그 홍 바람이 어디 보통 도적입니까?"
졸부 : "아무리 꼭꼭 지켜도 한번 점찍은 물건은 바람처럼 훔쳐가는 도적 아닙니까요? 아이고 난 망했네;;;"
포도대장 : "제발! 진정 좀 하시오! 아무리 날고 기는 홍 바람이라지만, 내가 있는 한 걱정할 거 없소!
홍 바람이 아니라 홍태풍이라도 이번엔 어림없소! 두고 보시오!"
까비 : "홍 바람? 바람도 성(姓)이 있나?"
은비 : "도둑의 이름이야. 바람처럼 흔적도 없이 물건을 훔쳐간대."
까비 : "흥, 고약한 도둑이군."
졸부 : "?!"
포도대장 : "나타났다!!!"
포도대장 : "홍 바람이 나타났다! 잡는 사람은 일 계급 특진이다!"
홍 바람 : "하하하하. 약속대로 옥두꺼비를 가지러 왔소이다! 아하하하하."
까비 : "아오! 누가 단잠을 깨우는 거야?"
은비 : "저길 봐!"
홍 바람 : "아하하하하하. 아무리 지켜도 소용없어. 난 천하제일의 도둑이니까! 아하하하하."
포도대장 : "이... 저 못된 뻔뻔스러운 도적 녀석! 쏴라!!!"
휘휘휙!
홍 바람 : "에잇!"
홍 바람 : "냐하하하하하!"
포도대장 : "사랑채로 간다! 쏴라! 놓치면 안 된다!"
휘휘휙!
펑!
포도대장 : "아니? 속았잖아!"
포도대장 : "빨리 찾아!"
펑!
펑!
포도대장 : "응? 아니 이거 뭐야! 뭐야!!! 콜록콜록."
졸부 : "으익! 아이고! 누구냐!!!"
졸부 : "호, 홍 바람!"
졸부 : "아이고 바람 나으리! 바람 대감님! 이것만은 안 됩니다. 이것만은 안 돼요!"
졸부 : "콜록콜록."
홍 바람 : "옥두꺼비는 약속대로 잘 가져간다. 홍 바람. 뫄하하하하하하."
홍 바람 : "오호호호호호호호."
홍 바람 : "보물이로구나~ 보물이야~ 이게 전부 내 거로세~"
홍 바람 : "이것도 내거~ 저것도 내거~
네 것은 내거~ 내 것은 그냥 내거~
이 집 것도 내거~ 저 집 것도 내거~
땅에 있는 모든 게 내 것이로다~"
홍 바람 : "나보다 더 잘 훔치는 도둑 있으면 나와보세요~ 아이고 좋구나! 좋아! 지화자 좋구나~"
홍 바람 : "세상 사람은 정말 바보야. 일하지 않고도 이렇게 부자가 될 수 있는데 흐흐흐.
이 돈 내 돈, 저 돈 내 돈, 아이고 하하! 아이고 좋다!"
홍 바람 : "아니야, 하지만 아직 멀었어. 난 이제 최고의 도둑이 될 거야!"
홍 바람 : "음무에헤헤헤헤헤."
까비 : "대단하군. 그새를 못 참고 또 훔치러 가다니."
은비 : "옳지!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마을 사람들 : "보물이다!!! 보물이야!!!"
웅성웅성.
박 선비 : "왜 이리 소란스럽지? 부인, 무슨 일이 있소?"
부인 : "글쎄요. 간밤에 누가 그랬는지 길에 보물이 깔려있나 봐요."
마을 사람들 : "아이고 이게 웬 보물이냐~"
마을 사람들 : "지화자 좋구나~"
부인 : "저... 저도 나가서 주워올까요?"
박 선비 : "거 당치않은 소릴! 선비 된 도리로 어찌 남의 물건을 탐할 수 있단 말이오?"
꼬르르르륵.
박 선비 : "거 물이나 한잔 주시오. 아까부터 목이 말라서. 어헛 크흠..."
부인 : "시장하신가 봐. 헌데 쌀 한 톨 남아있지 않으니..."
포졸 : "물러서시오! 포도대장 행차시오! 물러서요. 물러서."
포도대장 : "이게 무슨 짓들이야! 이 물건은 엄연히 임자가 있을 터. 모두 내려놓고 물러나시오!"
포졸 : "자, 자! 빨리 내려놓으랍신다. 빨리, 빨리!"
마을 사람들 : "하, 하는 수 없지... 그만 가지 뭐."
포도대장 : "모두 잃어버렸던 물건들이군."
포도대장 : "이 보물들을 하나도 말기지 말고 포도청에 갖다두도록 해라."
포도대장 : "으흠, 보물이 저 절벽 쪽으로 이어져 있군."
홍 바람 : "아하하하! 또 훔쳤다!"
홍 바람 : "으잉?!"
홍 바람 : "아, 아이고;;; 아이고 내 보물! 내 보물! 아이고 내 보물들!
어떤 놈이 이런 못된 짓을!!! 아이고 아이고;;;"
홍 바람 : "어떤 나쁜 놈이 내 귀한 보물을 훔쳐갔나!"
홍 바람 : "그게 어떻게 훔친 보물인데;;; 아이고 내 보물!!!"
쾅!
해롱해롱.
포도대장 : "저, 저, 저놈 잡아라! 홍 바람이다!!!"
홍 바람 : "도, 도둑... 아니 사, 사람 살려!!!"
포도대장 : "게 섯거라! 거기 서지 못하겠느냐! 이놈아!"
포도대장 : "뭣들 하느냐! 활을 쏴라! 활을!"
휙휙휙!
포도대장 : "으이그;;; 저런 바보들!!!"
무사히 도망가는 홍 바람.
까비 : "한심하다, 한심해! 다 잡게 해줬는데도 놓치다니!!!"
박 선비 :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을 만들 수 없고..."
박 선비 :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모르나니..."
홍 바람 : '됐다. 이 집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가야지.'
홍 바람 : '어디보자... 에잉? 노랭이... 밥풀 한 톨 남겨 놓지 않았군.'
홍 바람 : '할 수 없다. 반찬으로라도 허기를 채워야지. 에, 에잉?'
홍 바람 : '아이고 이런;;; 세상에 이럴 수가? 아이고 이...'
홍 바람 : '세상에 쌀 한 톨, 감자 한 알, 간장 한 방울 없는 집이 있다니? 이런 이런;;;'
홍 바람 : '이 집 사람들은 전부 공기만 마시고 산단 말인가?'
박 선비 : "부모이성명지전이면 유아이성명지중하고 만선이필부라... (꼬르르르륵)"
부인 : "죄송해요, 서방님. 이걸 마저 만들면 내일..."
박 선비 : "뭐가 죄송하단 말이오?"
부인 : "안살림을 맡은 아낙이 양식이 없어 지아비를 굶겼으니
차라리 오늘 아침 떨어져 있던 금붙이라도 주웠었더라면..."
박 선비 : "어허, 또 그 소리. 만약 남의 재물을 가지고 밥을 먹으면 비록 몸은 배부를지 몰라도 마음은 더욱 허기가 질 것이오."
박 선비 : "지금 우린 배는 고프지만, 마음을 이렇게 여유롭고 행복하질 않소."
부인 : "여, 여보..."
홍 바람 : "으이그..."
홍 바람 : '거참 이상한 사람이로군. 세상에 하루종일 굶고도 뭐가 좋다고! 쯧쯧쯧.'
홍 바람 : '흥! 배고픈데 장사 없다고!'
백선생 : "부모이성명지전이면 유아이성명지중하고 만선이필부라..."
홍 바람 : '저러다 진짜 굶어 죽지... 에잉.'
홍 바람 : '에라이 관둬라. 내가 언제부터 남의 걱정.'
홍 바람 : '저러다 정말 굶어 죽으면...'
홍 바람 : '모르겠다, 바보 같은 선비... 이걸로 요기나 하시오.'
휘익.
툭.
부인 : "이게 무슨 소리죠? 어머 저, 저건???"
부인 : "돈이에요! 돈 꾸러미가 떨어져 있어요."
부인 : "여보, 천지신명께서 우리의 어려운 살림을 아시고 이걸 보내주셨나 봐요."
박 선비 : "흠."
까비 : "어찌 일이 묘하게 돌아가네?"
은비 : "글쎄 말이야."
홍 바람 : '하히히히히. 도둑질 20년에 남을 도와주게 된 것도 처음이지만, 돈주고 도망가는 건 처음이네!
으하하하하하. 아이고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저자거리에 나타난 홍 바람.
홍 바람 : '하! 하긴 온 고을이 술렁일 만도 하지! 하지만 오늘 밤에 다시 되찾아 올...'
홍 바람 : "에잉???"
웅성웅성.
홍 바람 : "응?"
박 선비 : '어젯밤 우리 집 방문 앞에서 엽전 삼백 냥을 잃어버린 사람은 찾아가시오.'
홍 바람 : "이런 바보 멍청이!!! 그건 당신에게 준거란 말이야!!!!!"
홍 바람 : "억;;;"
홍 바람 : "흐아아아아아아악!!"
홍 바람 : '이 바보 멍청이. 굶어 죽을까 봐 도와줬더니 잘란 척은!'
홍 바람 : '어디 두고 보자!!!'
박 선비 : "남의 잘못은 꾸짖지 말며 남의 비밀을 폭로하지 말라."
홍 바람 : '칫, 여전하군.'
홍 바람 : "에헴."
박 선비 : "뉘신지요?"
홍 바람 : "아, 예. 여쭈어 볼 게 있어서요."
박 선비 : "자, 안으로 드시지요."
박 선비 : "저는 이 집에 주인인 박이라는 사람이올시다."
홍 바람 : "아;;; 난 저 홍이올시다."
박 선비 : "그런데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에 왕림하셨는지요?"
홍 바람 : "예? 아... 저 담장에 써 붙인 방문 때문에 왔습니다. 어째서 그 돈을 돌려주시려 하는지 궁금해서..."
박 선비 : "제 것이 아니니 당연히 주인에게 돌려주어야지요."
홍 바람 : "하지만 그 돈은 누군가가 선비님의 딱한 사정을 알고 도와주려고 한 것일 텐데요?"
박 선비 : "누구신지 뜻은 고마우나 선비는 이유 없이 남의 도움을 받지 않습니다."
박 선비 : "또 누가 실수로 떨어뜨린 것일 수도 있고요."
홍 바람 : "아, 아닙니다! 그건 정말 도와주려고 한 겁니다."
박 선비 : "아니 그럼 선비님께서 바로 그 돈을?"
홍 바람 : "그, 그렇습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쓰시지요. 예."
박 선비 : "흠..."
박 선비 : "여보 부인, 이리 좀 와보시오! 여기 우리가 찾던 그 돈의 주인이 오셨구려. 어서 그 돈을..."
홍 바람 : "아이고 나, 난 돌려달라고 온 게 아닙니다. 그, 그냥 가지시라는 말을 하려고..."
박 선비 : "부인! 어서 가져오지 않고 뭘 하는 게요?"
부인 : "아, 예..."
박 선비 : "아니 부인, 왜 그러시오? 응?"
부인 : "저, 실은..."
박 선비 : "아니 무슨 소리를 하는 게요?"
부인 : "사실은 한 냥이..."
박 선비 : "아니 그게 무슨 소리오?! 설마 이 돈에 손을?"
부인 : "용서해 주십시오, 서방님. 실은 이틀째 굶고 계신 서방님이 안쓰러워 한 냥을 꺼내 쌀을..."
콰르르르르르르르릉.
바들바들.
박 선비 : "이 어찌 부인만의 잘못이겠소. 부인의 허물이 곧 나의 허물인 것을..."
홍 바람 : "그만두시오. 제발! 그까짓 한 냥 때문에... 정말 그만두시라니까요."
박 선비 : "죄송하게 됐소이다."
박 선비 : "제가 불민하여 선비님께 큰 죄를 지었습니다."
박 선비 : "그러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곧 돈을 마련해 오겠습니다."
부인 : "안 됩니다. 그것은 목숨보다 더 귀중히 여기신 책인데... 안 됩니다, 서방님!!!"
박 선비 : "선비란 본시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세우기 위한 것이거늘."
박 선비 : "이 책을 팔아 마음을 바르게 할 수 있다면 난 그쪽을 선택하겠소."
부인 : "안 됩니다, 서방님! 제발 그 책만은... 책이 없으면 뭔 수로 과거를 볼 수 있습니까."
박 선비 : "어허! 답답하구려! 마음을 바르게 하지 못한 자가 과거는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오?"
홍 바람 : "선비님!!!!!"
홍 바람 : "기다려주시오!!!"
홍 바람 :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선비님!!!"
홍 바람 : "선비님!!!"
홍 바람 : "선비님,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선비님."
박 선비 : "아니, 선비님께서는 왜 이러십니까?"
홍 바람 : "그 돈은... 제 것이 아니라 제가 훔친 돈입니다요."
박 선비 : "잠깐만 기다리시오. 내 곧 다녀올 테니."
홍 바람 : "선비님... 아이고 선비님..."
홍 바람 : 흐흐흑... 선비님. 저는 홍 바람이라는 도둑입니다요. 저를 꾸짖으시고 그 책만은..."
박 선비 : "그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소.
남의 돈을 한 냥 쓴 것은 마찬가지니까."
박 선비 : "이 돈은 주인에게 돌려주시오."
홍 바람 : "으흐흑. 선비님... 아이고 선비님!!!"
홍 바람 : "선비님!!!!!!!!!!"
은비 : "옛날 선비님들은 정말 멋진 분들이셨구나. 아 참, 홍 바람은 어찌 되었을까?"
까비 : "자, 봐. 새사람이 되었데. 아주 착한 사람으로."
포도대장 : "비록 한때 도둑으로 사람들을 괴롭혔으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훔친 물건을 주인에게 돌려주었으므로 지난날의 잘못을 용서해 주노라."
은비 : "그 멋쟁이 선비님은?"
도승지 : "그대는 비록 재물이 없어 가난했지마는
바르고 참된 마음가짐으로 이웃을 감동케 하였으니 그대에게 백성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관직을 내리노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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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어렸을 적 KBS에서 방송해줄 때 재밌게 보았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전래 동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기 좋았던 만화였습니다.
ps2. 자기를 도둑맞은 사람(쥐가 사람 손톱을 먹고 둔갑한 이야기), 귀중한 지게,
은혜 갚은 까치, 울산 바위 등 재밌는 에피소드가 참 많았습니다.
ps3. 선을 권하고 악을 벌하는 시대는 언제 오려나...
아내는 뭔죄야 ㅋㅋㅋ
십선비 개노답
권선징악의 시대가 와야 할 텐데...
친일파 청산 안했던 시점부터. 독립운동한 분들은 왜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하냐고요ㅜㅜ
포도대장이 의외로 착했다
이런 류의 설화가 참 많죠
요즘은 우리 아이들에게 전례동화를 접해줄 만화가 없는 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권선징악의 시대가 와야 할 텐데...
언제부터 정의와 양심보다 요령과 처세가 대세인 시대가 온 것일까요? ㅠㅜ
카오스타카토
친일파 청산 안했던 시점부터. 독립운동한 분들은 왜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하냐고요ㅜㅜ
여담이지만 고려장 얘기는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얘기라 빼는 게 좋을 듯..ㅈ.
의견을 받아들여 수정했습니다.
그 고려장은 한번도 조선에 안 와본 외국인에게도 알려진 얘기라...
주제가 밖으로 나가고 있다고 하고 싶다만... 그런 류는 덜 유명하거나 공적이 좀 애매모호한 사례 긴 하죠
십선비 개노답
아내는 뭔죄야 ㅋㅋㅋ
포도대장이 의외로 착했다
이게 유별나게 액션 좋고, 성우 연기(특히 도둑놈)가 쩌는 화였죠... 어린이 만화 빌런에 매력을 느낀 최초의 사례.
현재 시대에서는 동감하기가 어려운 가치관이지만 청렴결백하고 인간의 됨됨이를 보여주는 교훈을 담긴 애니네요 하지만 보는 내내 답답하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