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렉터 곽재식 신간, 경제를 궁리한 조선의 선비들 출간
책소개조선 시대를 떠올리면 고리타분한 신분제나 농사 이야기부터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조선은 생각보다 훨씬 더 활기 넘치고 복잡한 경제의 무대였다. 장터는 지역별로 성격이 달라 활발히 움직였고, 화폐는 늘 부족해서 ‘이걸 어떻게 돌려 막을지’가 국가적 난제였다. 기술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혁신을 이어갔다. 『경제를 궁리한 조선의 선비들』은 바로 이 ‘속을 들여다봐야 보이는 조선 경제의 진짜 얼굴’을 흥미롭게 파헤치는 책이다.
전쟁이 터지고, 흉년이 닥치고, 교역이 늘어나고, 신분 갈등이 표면 위로 튀어나오던 순간마다 조선의 선비들은 놀랍도록 현실적인 질문을 던졌다. ‘국가는 시장과 어떻게 손을 잡아야 할까?’ ‘돈은 왜 늘 부족한가?’ ‘부는 어떤 심리에서 생기는가?’ ‘노동은 신분보다 먼저 평가될 수 없을까?’ 오늘 들으면 딱 경제학 수업 첫날 나올 법한 질문들이다.
이 질문 속에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던 딱딱한 선비가 아니라, 지금으로 치면 경제 분석가, 정책 브레인, 비즈니스 코치, 테크 리서처에 가까운 인물들이 숨어 있다. 시장 질서를 새로 세우려 한 정도전, 국가의 돈 흐름을 완전히 재정비하려 한 하륜, 인간 심리로 경제를 해석한 이지함, 신분 체계를 뿌리째 흔들어 노동의 가치를 다시 본 유형원, 규모가 커지면 효율이 커진다는 개념을 조선에서 가장 먼저 이해한 유수원, 개방과 무역을 통해 조선을 ‘업데이트’하려 한 박제가, 그리고 조선의 제도·기술·경제 전반을 통합한 거대한 지식 설계자인 정약용까지.
목차
들어가며_
전설이 알려준 경제의 길, 조선 선비들의 현실 감각
1장 조선 시장질서를 흔든 혁신의 설계자: 정도전
2장 국가의 돈 흐름을 새로 그린 유동성 개혁론자: 하륜
3장 인간 심리로 부를 해석한 조선의 사업 철학자: 이지함
4장 신분질서를 뒤흔든 노비해방 사상의 선구자: 유형원
5장 조선 경제의 판을 키운 규모혁신의 실천가: 유수원
6장 21세기에 가장 인기 있는 조선 시대 개혁 이론가: 박제가
7장 지식의 탑을 쌓아 올린 조선 과학기술의 거인: 정약용
참고문헌
책속에서
정도전은 바로 그 『경국전』의 ‘경리’ 항목에서 고려 말의 겸병 문제를 다뤘다. 그는 세력이 강한 사람이 땅을 겸병해 차지하는 문제가 너무 심각해지다 보니, 땅 부자는 땅에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더 많은 땅을 사들여 더욱 부유해지고 부자에게 땅을 조금씩 팔아 치우는 빈자는 더욱 가난해진다고 썼다. 또한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사람들... 더보기
1401년 하륜의 의견은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었다. 그렇게 조선 조정은 지폐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조선에서 사용하던 용어는 ‘저화’로, 중국에서 사용했던 교초와는 조금 다르다. 저화에서 ‘저’는 닥나무를 뜻하는데, 조선에서 종이를 만드는 원료로 쓰던 나무다. 그리고 ‘화’는 화폐를 뜻한다. 그러므로 저화는 지금 쓰는 ‘지폐’라... 더보기
이지함은 달랐다. 그는 상업의 장점을 깨달았다. 그것도 먹고살고자 온몸으로 바닥부터 굴러가며 알아냈다. 고상하게 바다를 내다보며 책을 읽고 밀물과 썰물에 대해 따지고 고민하고 깨우치는 삶이 아니었다. 그는 노 젓는 일부터 시작해 품삯을 벌고자 땀을 흘리는 와중에 밀물과 썰물에 대해 고민했을 것이다. 그렇게 절박하게 고민한 덕택에 ... 더보기
『반계수록』의 다음 내용을 보면, 유형원은 결코 고대 중국의 정전법을 그대로 실시하자고 주장하지 않았다. 그는 정전법을 참고하긴 했지만 훨씬 현실적으로 변형한 토지 제도를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개발한 그의 토지 제도를 최윤오 선생 등의 학자는 ‘공전제’라고 불렀다. 공전제에 따르면, 나라에서 사람들에게 땅을 나눠 주긴 하지... 더보기
『우서』를 살펴보면, 『반계수록』에 비해 오히려 좀 더 현실적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도 많다. 유형원은 『반계수록』에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내용을 담았고, 그중 일부라도 시행해 나라를 개혁해 보자는 태도를 은연중에 드러냈다. 그에 비해 유수원은 『우서』에서 냉소적이고 한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유수원이 조정과 세태를 보는 시... 더보기
나는 『북학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한 구절을 꼽으라면, 「내편」 ‘시정’ 항목의 “사치로 망한다고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검소함으로 쇠퇴하고 있다”라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10여 년이 지난 1786년에 『북학의』를 요약해 쓴 『병오소회』에도 같은 내용이 실려 있는데 ‘이사이망 이검이쇠’, 즉 “사치로써 망하고 검소로써 ... 더보기
이른바 정약용의 3대 걸작을 보면, 그가 갖고 있던 생각의 범위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다. 우선 『경세유표』는 세상을 잘 경영하려면 어떤 제도를 채택하고 운영해야 하는지 제안한 책이다. 지금 식으로 말하면 ‘입법’ 지침서다. 『목민심서』는 목민관, 즉 지방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은 사람이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책이... 더보기
간단요약
2023년에 없어진 이글루스에서 게렉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저술가 곽재식이 신간을 출간했다.
경제를 궁리한 조선의 선비들 - 청빈과 이익 사이, 조선 선비들의 머니 스토리
조선 시대의 선비들은 맹자왈 공자왈뿐 아니라 수학이나 돈을 다루는 일도 많이 했다는 내용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