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소만큼 일이 많네..."
"당번 셋 중 둘은 외근이고..."
"미안 미안, 선생님."
"그래도, 나한테 서류 맡기는 건 아무래도 위험하지 않아?"
"태우게? ㅋㅋ"
"아니, 그러진 않지."
"나도 내 머리 수준을 알거든? '가만히 있는 게 돕는 거'라는 말도 있어서."
".........."
"대신, 이렇게 열심히 청소하고 있으니까, 좀 봐 줘. 응?"
"그래..."
[잠시 후]
[따르릉--]
"어, 나 지금 일 못 멈추는데."
"메구, 네가 전화 받고,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해 줘."
"응? 내가? 괜찮아?"
"(전화를 받고)여, 여보세요, 샬레입니다..."
"아, 선생님? 옆에 있어."
"선생님, 어떡하지? 급하다는데?"
"어, 이제 괜찮아. 내가 받을께."
"(전화를 돌리고)네~ 어, 린 쨩?"
"어어, 그래. 어쩌구저쩌구..."
[잠시 후]
"엄청 당황했는데, 무슨 일 있었어?"
"아니면, 린 쨩과 아는 사이야?"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실수해서 선생님이 곤란해지면 어쩌나 싶어서."
"그게, 나, 머리 나쁘고."
"선생님 일을 망치면 안 되잖아."
"..."
"메구, 잠깐 여기 앉아 봐."
"응?"
"메구는 온천개발부의 부부장이지."
"그렇지! 카스미 부장이 계획을 짜 주면 내가 실행하고 있어."
"카스미 부장은 대단하다니까? 나 같은 바보도 실수하지 않게끔..."
"온천 건물을 만들 때, 카스미가 도면을 얼마나 치밀하게 만들어서 줘?"
"으음... 처음에는 엄청 꼼꼼했어. 사용할 볼트 하나까지도 다 정해 줬고."
"그러다 지금은 '이건 알아서 해'라면서 넘기는 부분도 제법 많지?"
"대단하다니까, 카스미 부장? 내가 알아서 해도 괜찮더라니까?"
"...그런 부분을, 메구는 어떻게 처리해?"
"으음... 대충 감으로?"
"나는 생각하는 걸 잘 못하니까, 감으로 하는 게 더 낫더라고!"
"메구, 잘 들어."
"토목 공사를 할 때, '대충 감으로' 하는 경우는 없어."
"엥? 진짜? 다들 똑똑하다는 거지?"
"아냐. 메구는 단순히 '감'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걸 '노하우'라고 생각해."
"경험에서 나온 지식을, 메구는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거지."
"카스미는 그걸 확인하고 나선 메구에게 세부 작업을 통째로 맡기는 거고."
"...잘 모르겠어..."
"메구는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라 이거야."
"머리가 나쁘다, 바보다, 이렇게 스스로를 낮추지만,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존재인 거야."
"..."
"고마워, 선생님."
"선생님이 그렇게 말해줄 정도면, 나 어쩌면 바보가 아닐지도."
"아니라니까."
"메구는 대단한 아이야."
"..."
"선생님."
"오늘 내가 당번이라고 하니까, 카스미 부장이 그랬어."
"'와하하하, 메구의 가슴이라면 선생을 순식간에 포로로 만들 수 있겠지!' 라고."
"...응?"
"갑자기 이 흐름에서 왜 그런 말을?"
"으음..."
"설명하기, 어려워."
"나, 머리 안 좋은 게 맞나 봐!"
"일단, 선생님을 포로로 만들기, 시작할께!"
"!!!!!!!!!!!!"
"이제 깜빡이도 안 켜네?!?"
[잠시 후]
"주인님! 나한테도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놀이가 있다니!"
"...좀만 빨리 오지..."
"재밌었어! 선생님!"
"다음에 또 불러 줘!"
".........용서못해용서못해용서못해..."
"빨리 따라오기나 해."
근데 메구찌찌는 진짜 탐스럽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