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재로 잘 싸여 있습니다. 제품을 처음 보자마자 라디에이터가 좀 얇은 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느낌일 뿐이었고, 훌륭한 냉각성능을 자랑하죠.
펌프 헤드와 호스가 체결돼 있는 라디에이터, 120mm 팬 3개, 각종 나사들, 설명서 등이 들어 있습니다. 팬은 나사를 체결하는 부분이 고무 재질로 돼 있어서 나사를 꽉 조여도 안심이 됩니다. 호스는 길이가 충분하고 말랑말랑해서 대부분의 보드에서 문제없이 장착할 수 있겠더군요. 그리고 제품을 올린 상은 밥상입니다. LT720를 맛있게 먹으려고 밥상에서 작업했죠.
따로 서멀그리스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결착부에 이렇게 말끔하게 발라져 있습니다. 그대로 장착하면 돼서 편하죠. 헤드 방향은 호스가 연결돼 있는 부분이 아래입니다. CPU 브라켓은 펌프 헤드와 일체형이 아니라 분리돼 있습니다. AM4 및 5 소켓용 브라켓 중 큰 부품을 호스가 연결돼 있는 쪽에 결착하면 됩니다.
기존에 쓰고 있던 쿨러도 성능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구요. 가성비 제법 출중하죠. 하지만 이 친구에게는 큰 단점이 하나 있죠. 그리고 그 단점이 5년 가깝게 쓰면서 크게 불거졌습니다.
EVGA CLC280 제거하다 실수로 나사 결착하는 받침대가 아래로 내려앉았습니다. 많은 수랭쿨러를 써본 건 아니지만, 이런 실수는 처음합니다. 이런 사태를 예방하려면 사선으로 기존 나사 2개를 먼저 제거한 후 LT720 나사를 2개를 먼저 끼우면 되죠. 어쩔 수 없이 메인보드를 들어냈습니다. 어이없는 실수로 할 일만 늘어났죠. 타이치 칩셋 쿨링팬도 이번 기회에 교체하기 위해서 메인보드 방열실드도 들어냈습니다.
이렇게 됐습니다. 3RSYS T11000 케이스는 메인보드 들어내야 꺼낼 수 있는 구조죠. 메인보드 들어낸 김에 구석구석 케이스 청소도 했습니다. (아니 조립 끝내고 생각해 보니 반대편 옆판 열고 끄집어내면 됐네요 OTL)
타이치 칩셋 쿨링팬 교체하다가 이렇게 됐습니다. 하하하하하(....) 웃음밖에 안 나오더군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교체할 거였으니까요. 그저 사고뭉치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웃었습니다.
메인보드는 물론이고, 4090 보석바도 다시 결착했습니다. 온갖 삽질 끝에 교체를 끝내니 뿌듯하더군요. 메인보드와 그래픽 카드가 검은색이라 뭔가 미묘한 느낌이지만, 깔끔하니 됐습니다. 특히 네모 모양의 펌프 헤드는 디자인이 심플해서 아주 마음에 듭니다. 심플 이즈 베스트죠.
CPU 풀로드 시 약 3도 가량 차이가 납니다. DEEPCOOL LT720은 방온도 24도에서, EVGA CLC280은 방온도 23도에서 측정된 결과입니다. LT720은 서멀그리스를 바른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은 상태로 아직 제대로 점착이 되지 않은 상태죠. 따라서 방온도를 동일하게 맞추고, 서멀그리스가 제대로 점착된 상황이라면 5도 정도 혹은 그 이상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온도가 낮아진 게 아닙니다. 요점은 소음에 있죠. CLC280은 현재도 전혀 꿀리지 않는 성능에 가성비도 괜찮은 제품입니다. 다만 소음이 크다는 단점이 있죠. 기본팬 소음이 너무 커서 1200rpm 이상으로 쓰기 난감할 정도입니다. 저는 CLC280을 5년 가깝게 사용하고 있었기에 노후화로 소음이 말도 못 할 정도였습니다. 위의 결과값도 온도 비교를 위해서 돌고 싶은 대로 돌 게 놔둔 겁니다.
이에 비해 DEEPCOOL LT720은 비교적 정숙합니다. 너무 조용해서 주변의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린다는 이 정도는 아니지만, 풀로드 시도 들어줄 만한 소음입니다. 기존 쿨러에 비해 온도는 약간만 낮아졌지만, 소음은 눈에 띄게 아니 귀가 편할 정도로 줄어들었죠.
냉각 성능, 디자인, 소음 모든 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램 슬롯 및 튜닝램과의 간섭 문제도 최소화했고, 조립과 설치 또한 별 불편함이 없습니다. 여기에 브라보텍의 5년 보증이 붙어 있죠.
아쉬운 점이 있다면, 펌프 속도, 팬 회전수, LED 라이트를 따로 조정 가능한 소프트웨어나 물리 컨트롤러를 제공하지 않는다 점입니다. 메인보드 바이오스에서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번거롭습니다. 그리고 보드에 따라서 3핀 LED 전원선 연결 때문에 선 정리에 약간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장점에 비하면 단점은 사소한 편이기에 상당히 만족합니다. 한마디로 포만감을 주는 제품입니다. 화이트 감성에 탑 클래스의 냉각성능과 정숙성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특히 후회없는 선택이 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