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율입니다.
이번엔 젠지와 한화 생명의 경기분석임과 동시에, 젠지의 문제점을 심층 분석하는 칼럼입니다.
이번 경기에는, 지금까지 젠지의 문제점이 거의 다 들어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경기의 핵심들을 설명 드리고, 종합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밴픽 페이즈 1
한화 생명은 우르곳-이즈리얼-카이사 밴, 젠지는 루시안-쓰레쉬-알리스타 밴
지속된 밸런스 패치로 루시안과 우르곳, 특정상황에서(사실상 대부분)이즈리얼을 제외하면 갓티어는 사라졌습니다.
그렇기에 최근 밴은 저격밴의 형태가 많이 나오죠.
한화는 블라디미르를 가져갑니다. 라인스왑 가능+너프를 받지 않은 좋은 챔피언 입니다.
젠지는 빠르게 카르마와 브라움을 가져갑니다. 여기서 카르마는 단식 카르마가 확정되었고, 라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브라움을 빠르게 가져간건 괜찮은 선택입니다. 젠지는 시비르를 준비해 온거 같은데, 튕기는 부메랑이 방패에 전부 막혀버리면 캐리력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시비르가 아니더라도 브라움의 존재는 원거리 딜러의 존재감을 낮춥니다.
한화는 올라프와 조이를 가져갔고, 젠지는 앞서 말한 시비르를 가져갑니다.
밴픽 페이즈 2
젠지는 쉔과 징크스를 밴합니다. 징크스는 상윤의 시그니쳐 픽 중 하나이고, 쉔은 글로벌 운영과 더불어 의지의 결계 스킬로 AD 캐리의 딜을 전부 막아버립니다.
한화는 자크와 리신을 밴합니다. 자크와 리신은 피넛의 대표 픽입니다. 해설분들의 말씀을 빌리자면, 피넛은 이 둘 빼고는 눈에 띄는 활약이 없습니다.
젠지는 녹턴을 가져옵니다. 카르마의 라인을 끝까지 숨기겠다는 의도입니다.
한화는 애쉬-탐켄치 조합을 가져오면서 조합의 컨셉을 확실하게 살립니다. 엄청난 스노우볼링 조합이죠.
여기에 블라디미르가 더해지니, 한타도 약한 조합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젠지는 리산드라를 가져갑니다.
조금 아쉬웠던건, 그냥 갈리오를 가져가는게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조이 상대로 상성이 안 좋긴 하지만, CS조차 못 받아먹는 하드카운터는 아닙니다.
젠지에겐 녹턴의 이니시에 같이 덮어줄 챔피언이 없습니다.
거리가 엄청 가까운게 아닌 이상 브라움이 뛰어드는것도 한계가 있고, 기본적으로 브라움은 한타에서 시비르를 지키는 픽입니다.
플라이 선수가 갈리오를 꽤 잘 다루는 점도 있고요.
사실 밴픽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젠지는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룰러에게 몰아주는 조합을 짜야하고, 그럴려면 처음부터 카르마와 브라움을 먼저 뽑는게 좋은게 맞습니다.
이게 이상적인 밴픽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수도 있지만, 젠지 기준에서는 이건 정말 괜찮은 밴픽이었습니다.
아래에서부터는 인게임 플레이 분석입니다.
이 장면에서 플라이가 점멸을 쓰고 녹턴이 애쉬의 화살을 맞고 스턴에 걸린 채 죽습니다.
일단 여기서 첫번째 문제점. 초반 교전 우위에 있는건 한화인데 굳이 블루를 먹겠다고 억지를 부린 점.
그 다음이 이 장면에서의 문제점입니다. 애쉬가 화살을 쏘는 위치는 젠지의 와드가 박혀있는 부쉬쪽이었습니다.
즉, 라이프나 피넛 입장에서는 화살이 날라오는걸 알았어야 합니다. 만약 피넛이 급박해서 몰랐다면 라이프 선수가 콜을 해줬어야 합니다.
길게도 아닙니다. 애쉬 화살! 이라고만 외쳐도 대처가 되는 부분이었는데, 짤에 나와있듯 녹턴은 W스킬을 못 쓰고 맞습니다.
혹시 도끼를 의식했나? 싶었는데 도끼는 리산드라 옆 벽에 박혀 있습니다. 아직 줍지 않아서 도끼가 쿨이에요.
이즈 궁극기도 브라움 방패로 막아내는게 프로게이머 반응속도입니다. 그런데 애쉬 궁극기를 못 막았다는건 둘 중 하나입니다.
팀 내 브리핑(오더)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반응을 못 했거나, 아니면 말을 해줬는데도 급박해서 못 들었거나.
뭐가 되었든 문제입니다.
여기서 리산드라의 대처도 위험했습니다. 점멸로 녹턴 뒤로갔을때 한끗 차이로 녹턴이 맞아서 망정이지 리산드라가 맞았으면 바로 죽었습니다.
리산드라의 대처방법은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애쉬궁이 날라올때 궁극기를 써서 흘려내는거죠.
그 다음 궁극기가 풀리자마자 점멸로 벽을 넘는겁니다. 초반에는 쿨쿨 방울의 쿨타임이 길어서 이래도 괜찮습니다.
젠지가 역전을 당한 때입니다. 보시면 한화 선수들이 대놓고 모여서 바론 낚시를 합니다. 처음에는 치지도 않고 누구 안오나 하고 기다렸습니다.
젠지가 저기에 와드도 안 박고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한화 선수들은 바론을 치기 시작합니다. 여기선 가려서 안보이는데 블라디도 합류 한 상태입니다.
여기서 젠지의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한화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바론낚시였습니다. 최소 4명이 뭉쳐서 시야 다 잡고 바론 가면 당연히 바론 시야 체크하러 가야죠.
그런데 젠지는 가기는 커녕 핑 하나 찍지 않았습니다. 노골적인 바론 낚시였는데 젠지는 그게 낚시인줄도 몰랐던거죠.
여기서 한화가 칠 수 있었던 이유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앞서 말한 젠지의 늦은 대처. 두번째는 한화 조합입니다.
탑-블라디, 정글-올라프, 원딜-몰왕 애쉬, 서폿-탐켄치. 미드라이너인 조이를 제외하고는 전부 유지력이 좋음 챔피언들 입니다.
즉, 바론을 쳐도 피관리가 어렵지 않단겁니다. 피가 깎여도 탐켄치 피와 올라프 피 조금 깎이는게 다일겁니다.
이건 한화 판단이 좋은것도 있지만, 젠지가 너무 안일한것도 있습니다.
여기서 젠지는 전원 사망, 한화는 3명이 죽으면서 6대6 상황이 됩니다. 이 바론으로 인해 젠지의 바텀 억제기가 뚫립니다
바론 싸움이 일어나기 직전 모습입니다. 여기선 바론 둥지내의 시야가 없으니까 피넛이 점멸로 스틸 노려본건 맞는 판단이었습니다.
블라디 쪽도 카르마와 브라움을 끼고 있는 시비르라서 위험은 크지 않았고요. 여기서 제일 큰 문제는 리산드라가 너무 늦게 합류했습니다.
바론 버스트 상황에서는 피2400일때 도착해도 모자른데 피 2400일때 텔을 타기 시작합니다.
바론 속도를 모르니까 그랬던걸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오히려 더욱 빨리 타야죠. 바론 버스트를 일단 막아야 텔을 쓰니마니 하는 손익계산서를 보니까요.
여기서 젠지는 어떻게든 룰러를 필두로 싸워서 3대3 교환을 해냅니다.
전 솔직히 이 부분에서 정말 속이 타더군요. 상대가 바론 먹고 진격하는 타이밍에 대체 어떤 정글러가 블루 챙기러 혼자간단 말입니까.
물론 이걸 피넛 선수 혼자의 책임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팀내 오더가 부족하니 스피릿과 말랑처럼 기본적인 판단이 흔들린거죠.
만약 블루만 먹어서 템이 나오는거면 리산드라 브라움 시비르 전부 다 같이 가서 블루와 같이 시야를 잡았어야죠.
여기서 피넛이 죽고 미드 억제기가 뚫립니다. 게임이 터진건 이때입니다.
앞의 바론버스트, 리산드라의 늦은 텔이 있었지만 아직까진 괜찮았습니다. 어차피 후반 조합이고 바텀 억제기 주고 미드 타워 압박때 한번 이니시 걸면 되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피넛 선수가 죽으면서 미드 억제기 허무하게 내줬습니다. 여기서 경기 끝났습니다.
왜냐고요? 미드 억제기는 일종의 싸움의 빌미거리 입니다. 바텀 억제기 하나는 시비르만 가도 클리어가 쉽게 됩니다.
그렇다면 한화는 최소한 2억제기 상태를 만들어야 하고, 그럴거면 미드나 탑 억제기 중 하나를 부셔야 할텐데 현재 탑은 카르마가 라인을 밀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화는 마침 자신들과 가까이 있는 미드 억제기를 노리러 갔을거고, 거기서 젠지는 사활을 걸고 이니시 걸고 싸웠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피넛이 죽으면서 쉽게 2억제기를 내주었고, 이렇게 되면 한화는 싸워줄 필요가 없습니다.
텔 있는 블라디 미드 바텀쪽에 세워서 미니언 버프만 주게하고, 탑 압박해서 3억제기 만들면 되니까요.
후에 약간의 교전으로 서로 사망자가 나왔지만, 결국 젠지는 3억제기 상태가 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남은 마지막 보루, 3억제기 라인 클리어 잠깐 하고 바론 스틸 및 한타 승리.
한타가 승패는 이 장면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 한타 젠지가 안 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로치의 템트리만 잘 됬었더라면 말이죠.
칼럼을 다 썼는데 내용이 많다고 안 올라가네요. 2편에 템트리 부분은 따로 올리겠습니다.
2세트 밴픽을 마저 설명드리고, 젠지에 대해서 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밴픽 페이즈 1
젠지는 블라디-쓰레쉬-알리스타를 밴하고, 한화는 우르곳-이즈리얼-루시안을 밴합니다.
아까전의 블라디를 밴한건 잘한 밴픽이 맞습니다.
젠지는 카르마를 빠르게 가져오고, 한화는 올라프와 탐켄치를 가져오며 전의 조합 느낌을 팍팍 줍니다.
젠지는 자신 있는 봇듀오 조합인 카이사-그라가스를 가져오고, 한화는 조이를 가져갑니다.
밴픽 페이즈 2
한화는 플라이의 아우솔과 피넛의 자크를 밴합니다.
젠지는 빅토르와 상윤의 시비르를 밴합니다.
한화는 애쉬를 뽑아서 전 게임 조합을 거의 맞춥니다.
젠지는 사이온과 리신을 가져갑니다. 마지막 픽으로, 한화는 요릭을 가져갑니다.
2세트는 너무 허무했기에 빠르게 정리하겠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치가 정말 이상합니다. 사이온이 이니시를 걸려는 상황인데 룰러가 밑으로 가있습니다.
애쉬-탐켄치는 원거리 지원 및 합류가 가능하고, 카이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애쉬 탐켄치가 합류하려는 카이사를 내쫓고 합류하자 젠지는 인원차이로 한타를 패배합니다.
여기서 게임이 살짝 터졌습니다.
이 장면만 보시면 카이사가 CS먹고 있는데 리신 그라가스가 저기 간걸로 보이지만, 사실은 셋이서 다 같이 갔다가 카이사가 CS먹으러 간겁니다.
당장에 웨이브가 정말 개판이라 먹지도 못 하고 프리징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박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아군이 이니시 콜을 하는데 원거리 딜러 혼자서 저길 가는건 판단 미스입니다.
게임이 진짜로 터진 장면입니다.
보시면 글로벌 골드 20분에 3천차이, 한화쪽은 요릭-올라프가 이미 앞에서 맞아줄 준비를 하고 있고 애쉬 조이는 탐켄치 옆에 있습니다.
전사와 탱커가 앞에서 막아주고 뒤에서 딜러가 때리는데 서포터가 옆에 있는 정말 이상적인 포지셔닝입니다.
그에 반해 젠지는 리신은 멀고 카르마는 템도 안나와서 탱이 안 되는데 달려가고, 카이사를 지켜줄 사람은 서폿 그라가스 뿐입니다.
당연히 젠지는 한타를 대패했고, 터졌습니다.
여기서는 플라이 선수의 멘탈이 깨진것 같습니다. 누가 오더를 내렸는지는 몰라도 이걸 들어가는건 미친 판단입니다.
이 장면에서 중요한건 사이온이 요릭을 막으러 갔다가 죽는 장면입니다.
정복자 요릭은 깡뎀과 체력비례 마뎀을 고정뎀으로 변환해서 때려박습니다. 물리, 마법, 고정 피해가 전부 들어가서 성장이 잘 되지 않은 탱커는 절대 못 버팁니다.
그런데 플라이 선수는 혼자 막으러 갔다가 죽습니다. 카르마가 뒤늦게 와도 소용 없죠.
미드 줄생각으로 갔을걸라면 미리 카이사를 불렀어야 했죠.
여기서 보이는것 역시 멘탈 박살과 챔피언 이해도 입니다.
트할 선수는 삼위일체 다음에는 스테락과 란두인 계열 아이템을 가면서 단단함을 갖추었습니다.
여기에 요릭 특유의 딜이 있으면 사이온은 절대 못 버팁니다. 만약 이걸 알고 있었다면 저렇게 무리는 안 했을겁니다.
실제 경기 상황을 보면, 사이온은 시간을 끄는 정도가 아니라 가서 요릭과 맞다이를 뜨더군요. 물론 3초만에 피 다까이고 죽었습니다.
칼럼을 쓰다가 끊겨서 2편으로 넘기겠습니다.
젠지경기를 자세히본건 아니지만 나중에 몇분정도보니 메타이해도까지 부족하더군요. 팀오더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앰비션, 코어장전이 나가자마자 옛날의 삼성으로 돌아와서 씁쓸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