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카제라는 아이템을 이야기의 핵심에 두고
(주인공부터가 임무 포기한 것에 PTSD 도진 파일럿, 최후반전 키아이템이 신덴)
"일본 상부는 그냥 꼬라박고 죽으라고 해서 나빴어요" 라고 비판하는데
그 비판 끝에 나오는 결론이 "그러니까 꼭 꼬라박되 죽지는 말고 빠져나와!" 임.
"살아라!" 라고 반전을 주며 나름 따스한 감동을 주는듯하지만
결국 살아가야 한다는 그 당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죽지 말고 돌아와라"에 가까운 이야기였기 때문.
애초부터 무서워서 안싸웠다고 개X랄하고 이제 정신차리고 꼴박작전 다시 한다니까 "드디어 할맘이 들었냐" 하면서 재합류한 사람이다.
전쟁 그 자체를 자기들이 일으켰다는 원죄를 되돌아봐줬으면 하는게 피해자들의 입장인데
어째 카미카제나 와타츠미작전으로 표현하는 영화의 주제는
"하......정부가 전쟁을 참 ㅈ까이 했죠?"에 가까움.
그러면 "전쟁을 올바르게 했다면" 일본은 죄가 없다고 말했을건가?
뭐 당연히 영화가 전쟁을 다시 제대로 하자 이따위 미친소리를 박지는 않지만.
애초에 결국 (괴수물 플롯의 한계일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괴수를 무력으로 격퇴하는 스토리이고.
고질라가 미국의 핵실험으로 탄생한 괴수 =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미국이 낳은 괴수 라는 비유를 생각한다면
"고질라를 단 한명의 인명 낭비 없이 처치해냈다! 우린 이제 희망이 있어!" 이거에 기뻐한다는건......
좀 쌔해지지.
그렇다고 상업영화 문법 하에서 "우리는 원죄가 있으니 고질라를 죽이지 맙시다, 다같이 죽읍시다"
이따위 스토리를 쓰는 대자본 영화를 만들수도 없고 소재시점부터가 진퇴양난이었던 무언가였다.
결국 이걸 만든게 일본인들이라는 점에서 확실하게 나쁘고 문제있는건 아니라도 쌔해지는 지점은 생겨. 당장 저 영화에서 가장 인격자로 등장하는 어른중 하나가 해군 함장이야. 군인....
? '죽지말고 살아나와라'는 아무 문제 없어.. 설마 '일본군이 감히 살 생각을 해?' 할게 아니면 전쟁하면서 군인이 작전수행하고 살아나올 생각하는게 잘못이라고 할거임?
결국 이걸 만든게 일본인들이라는 점에서 확실하게 나쁘고 문제있는건 아니라도 쌔해지는 지점은 생겨. 당장 저 영화에서 가장 인격자로 등장하는 어른중 하나가 해군 함장이야. 군인....
그래서 밑에 적었잖아 결국 누군가랑 싸워서 성공해내야 서사가 흘러가는 괴수물이랑 2차대전 섞은 시점부터 진퇴양난이 됐다고...
"ㅋㅋㅋ 쪽본ㅈ군이 인격자? ㅋㅋㅋ 전범쉴드치네 ㅋㅋㅋ' 같은 소리라도 할거 아니면 '함장이 인격자네'만 가지고 긁힐 껀덕지가 있나 오해하는 애들이 많던데 일제 시절 민간인은 당연한거고 군인이라고 출신 = 전범 같은건 성립 안함
나도 그렇게 극단적으로 "전범국엔 인격자가 없다" 라는 론을 펴고싶은건 아니지만 사실 저런식으로 "올바른/아닌 방법이 있었다, 잘못한 이들 아닌 이들이 있었다" 라는 선긋기에만 치중하면 진짜 해야되는 담론이 퇴색될수도 있어. 저건 논문이나 하다못해 커뮤니티 논쟁토픽도 아니고 "와 재밌었다" 하면서 머리에 꽂는 엔터테인먼트기도 하니까.
고질라에 대고 '자기들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자기반성이라는 진짜 해야되는 담론을 안해서 퇴색되네'라고 하긴 뭣하지 않음? 네가 적은대로 '논문 논쟁토픽조차 아니고 머리에 꽂는 엔터테인먼트잖아'
말하잖아, 그 엔터테인먼트로도 "쌔해지는 지점이 있다고"
그려..
차라리 주인공이 신덴이라도 안탔으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신덴 타고 날아오른거 자체가 "난 본전쟁때 겁나서 도망쳤다 - 내 전쟁이 안 끝났다" 트라우마의 해소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