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받고 너무 신나서 평소랑 다르게 싱글싱글 웃고 귀 쫑긋쫑긋거리고 꼬리 살랑살랑거렸으면 좋겠다.
카페 트레이너가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물어보니까 기다렸다는 듯 엄청 귀한 원두 얻었다고 자랑했으면 좋겠다.
트레이너는 커피 잘 몰라서 적당히 "아 정말? 대단하다! 축하해!" 하는 말로 축하해주고, 카페가 아주 신이 나서 도야가오 짓고 콧김 뿜어냈으면 좋겠다.
내심 트레이너한테 연애감정 느끼던 카페가 낙찰받은 원두로 커피 대접해준다고 트레이너 끌고 갔으면 좋겠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커피 관련 지식과 장비들 총동원해서 심혈을 기울인 커피 두잔을 내렸으면 좋겠다.
근데 트레이너가 커피 한모금 마시고는 표정이 미묘해졌으면 좋겠다.
말로는 "어... 맛있네." 라고 하지만 척 봐도 빈말이라는걸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카페가 그 반응 보고 뭐 잘못했나 초조해져서 자기 몫으로 내린 커피도 마셔봤는데 예상한 대로 너무 완벽해서 표정이 헤실헤실 풀어졌으면 좋겠다.
커피 맛을 보고 나니까 트레이너의 반응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아서 솔직한 감상을 들려달라고 했으면 좋겠다.
트레이너가 "맛있었어. 진짜 맛있었다니까?" 하면서 쩔쩔매도, 물러서지 않고 계속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채근했으면 좋겠다.
"솔직하게 말해도 화내기 없기다?" 하는 당부에 새끼손가락까지 걸고 약속했으면 좋겠다.
"시큼해서 맛없어. 미묘한 신맛 때문에 문방구에서 파는 싸구려 불량식품 먹는 것 같아. 커피가 커피 같지 않아서 이상해. 끝맛이 너무 가볍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노빠꾸 혹평에 카페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불쑥 솟아올랐으면 좋겠다.
그래도 카페는 취향의 차이를 인정하고 어른스럽게 넘기려고 하는데, "카누가 더 맛있는듯" 이라는 트레이너의 마지막 말에 찐으로 긁혀서 주먹으로 커피 테이블 박살내버렸으면 좋겠다.
카페가 공포로 얼어붙은 트레이너를 섬뜩한 미소와 함께 바라보면서 방문을 잠가버렸으면 좋겠다.
거기서 바로 [트레이너 맛잘알 만들기 24시간 논스톱 집중트레이닝] 개시하고 그동안 아껴둔 스페셜티 원두 총동원해서 트레이너를 커피향으로 절여버렸으면 좋겠다.
카페인 과다섭취로 눈 풀리고 인사불성된 트레이너의 모습이 카페의 본능에 불을 질러버렸으면 좋겠다.
어차피 문도 잠겨있겠다 아싸리 덮쳐서 뾰이해버렸으면 좋겠다.
트레이너도 카페 좋아하고 있어서 이렇게 된김에 사귀어버리면 좋겠다.
그렇게 얼렁뚱땅 사귀게 되지만 트레이너는 여전히 카누가 더 맛있다고 생각해서 종종 24시간 감금밀착 맛잘알 트레이닝 몇 번 더 하고 그때마다 찐득하게 뾰이했으면 좋겠다.
카페 뾰이방에 커피냄새나는 ㅈㅈ를 뷰륫뷰륫
언제, 어디서 찍었습니까?
방금 카페네 집에서 3회차 맛잘알 트레이닝 시작했는데 그때 찍었음
히익 그래도 커피보단 몬스터다
커피는 맛알못인데 홍차는 타키온의 최고급 홍차를 음미하며 즐길 수 있다면 더 눈 돌아가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