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편 이야기를 쓰려고 할 때마다 고민이 많았습니다. 1편은 그래도 3편으로 이어지거나 자체복사 사례가 많아서 이런저런 썰 풀기가 좋았는데, 2편은 아무래도 외전 소리 들을 정도로 배제된 부분이 많아서 엮기가 좀 까다로웠던 것이죠.
그런데 그냥저냥 계속 진행하다보니 2편에서도 3편으로 이어지는 향취가 나는 부분이 은근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느끼는 것도 나름 새로운 재미였죠.
그리고 의외였지만 2편을 하다보니 이건 이거대로 나름 매력이 있더군요. 어느샌가 1, 3편을 잊어버리고 몰입하고 있었더란 겁니다.
3편에서 2편의 요소들은 뭔가 카메오 수준으로만 나온 느낌이라 이전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끽해봐야 몇몇 갑옷들과 무기들 정도였죠. 그나마 망자 사냥꾼의 대검 정도가 2편의 주인공 저주를 짊어진 자의 행보를 유추할만한 무기였습니다.
2편을 했던 유저라면 망자대검의 설명을 보면서 아련함과 그리움을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제 경우 3편 입문인데다 1편밖에 해보질 않아서 크게 와닿는 부분은 아니었죠. 그렇지만 2편을 시작하면서 3편과 엮으려니 확실한 연결고리가 이것뿐이었습니다. 템 설명에서 루카티엘이 자신의 검과 이름을 맡겼다는 '친우'의 이야기를 체험한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동기란 생각이 들었죠.
허덕허덕 진행하면서 마침내 만난 미라의 루카티엘. 순례의 녹의와 더불어 2편의 히로인 겸 더블 주인공으로까지 불리는 캐릭터죠. 이런 부분은 전작이 1편 뿐이었던 당시엔 솔라 포지션이라 봐도 무방했을 겁니다. 만나자마자 자신과 엮이지 않는게 좋을거라고 하는 것부터 3편의 시리스가 연상되더군요. 시리스의 첫 대사도 어쩌면 우리는 엮이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였으니.... 애초에 시리스가 루카티엘을 오마쥬한 캐릭터니 당연하지만.
몇 번만 대화를 나눠도 웃으면서 금방 마음을 열어주시는데.... 츤데레라고 들은 것에 비해 굉장히 살갑습니다. 말투가 차분하고 진지해서 그렇지 딱히 츤데레 같은 느낌은 없더군요. 오히려 대사 하나하나가 주인공을 마음에 들어하는 느낌이 팍팍 묻어납니다. 두 번째 만남부터 가면을 벗으며 은근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살짝 찡하더군요.
상술했듯 3편의 시리스도 루카티엘과 똑같습니다. 다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웃으면서 덕담을 해주는 루카티엘과 달리, 시리스는 정중하지만 뭔가 사무적이고 선을 딱 긋는다는 느낌이 팍팍 납니다. 아무래도 메인스트림에 충실한 3편과 캐릭터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충실한 2편의 방향성 차이가 크다는 느낌이더군요.
숨겨진 항구에서 처음 소환할 수 있었는데, 보호해줘야할 정도로 약하다는 사전정보와 달리 생각보다 강했습니다. 보스한테 신나게 얻어터지면서도 상당히 튼튼하더군요. 다만 에스트를 안 마시는 탓에 중회복이라도 펑펑 써대는 시리스보다는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반대급부로 시리스보다 체력이 훨씬 높으니 도찐개찐일 수도 있지만.....
시리스 또한 루카티엘마냥 자주 소환할 수 있지만 함정카드 취급일 정도로 허약하다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얘야말로 오히려 플레이어가 보호해줘야할 정도죠.
영체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는 이야기지만, 2편에서 가장 재미있던 요소 중 하나가 영체들이었습니다. 종류도 상당히 많더군요.
먼저 부거숲의 반백령인 용병 루트입니다. 처음 보자마자 무슨 건담인줄 알았습니다. 무지막지한 갑옷에 시뻘건 안광을 불태우는 험악한 인상과 달리, 등장하자마자 3편의 감사! 제스처로 환영해주는 귀여운 친구죠. 양손 대방패를 든 모양새가 뭔가 아머드 코어에 나올 법한 로봇을 보는 듯했습니다. 프롬이 원래 로봇게임 만들던 회사다보니....
가장 유용하게 굴려먹은 털복숭이 아브리스. 조명으로 어두컴컴한 지역의 시야를 확보해주며 결정창을 쏴대는 능력자죠.
숨겨진 항구에서 만난 고병 브래들리. 만나자마자 개전 인사로 인사해주는 깨알같음을 지녔습니다. 2편 백령들은 뭔가 이런 아기자기한 면들이 많더군요.
신더모드에서나 보던 주박자를 실물로 만난 순간.... 신더모드의 짝퉁 주박자와 비교하면 위압감부터가 달랐습니다. 애석하게도 패링 호구에 패턴도 단순했지만, 조작감이 익숙하지 않을 때라 얘한테 첫 유다희를 보고 말았죠.
1편의 아노르 론도와 3편의 이루실을 처음 볼 때의 감동을 선사해준 하이데의 큰 불 탑입니다. 2편이 배경 하나는 끝내주게 아름답다는 느낌을 제대로 선사해준 지역이었죠. 매듀라도 그랬지만 여기는 더 인상 깊었습니다.
1편의 비룡 헬카이트를 연상시키던 시뻘건 수호룡. 다만 숙련되어도 까다롭던 헬카이트와 달리 얘는 그냥 호구였습니다. 초반부에 비룡이 귀찮게 하는건 시리즈 전통이더군요.
뜬금없이 재회한 온슈타인. 스모우도 없고 패턴도 단순한지라 그리 어려운 보스는 아니었지만, 그냥 온슈타인이 재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인상깊은 장면이었습니다. 3편에 갑옷까지 등장한 것도 쳐준다면 시리즈 개근 캐릭터군요.....
숨겨진 항구에서 유령선 같은 배가 왔을때 장면. 이것도 이뻐서 찍었습니다.
2편 화방녀인 순례의 녹의는 3편 화방녀의 프로토타입 느낌이더군요. 레벨업과 에스트 강화를 해주고 말을 걸면 이런저런 조언을 해 준다던지.... 다만 말 걸때마다 고정 대사가 좀 길다는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었습니다.
3편 화방녀는 레벨업과 저주 치료로 역할이 축소됐지만, 제스처에 반응해준다는 쓸데없이 중요한 기능이 추가됐죠. 순례의 녹의와 블러드본의 인형을 적절히 섞어 완성시켰다는 느낌입니다. 덤으로 때리면 바로 빡치는 녹의와는 달리 샌드백 역할까지 해주는 불쌍한 친구죠.....
아직 초반 지역 몇 가지만 클리어한 정도지만 슬슬 발동이 붙는 느낌이더군요. 외전이라 까이는 것치곤 1, 3편의 향취가 제법 느껴지기도 하고.....
그냥저냥 적응하니 2편도 2편 나름대로 매력적인 부분이 많더랍니다. 일단 보는 재미와 아기자기함이란 부분은 2편만의 가장 큰 매력이란 느낌입니다.
단지 다크 소울에서 아기자기함이란게 그닥 안 어울려서 문제지만.....
경치 감상하면서 꽤 친절하게 배치된 NPC 백령들을 불러 함께 모험하는 재미가 꽤 괜찮더군요.
여유가 된다면 아예 2편 게시판에 연재해볼까 싶은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쌍욕하면 플레이 하고는 은근히 잊지 못하는 게임
몹배치가 좀 괴상하긴 한데 이미 신더모드로 단련된 부분도 있어서... ㅋㅋㅋ
2편은 이상하게 멀미 나서, 못 하겠더라구요 ㅋ
멀미는 1편 병자의 마을로 단련되선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ㅋㅋ
3편에는 없는 이쁜 갑옷들이 많다보니 가끔마다 키게 되더라구요 ㅋㅋ
같은 갑옷도 확실히 2편이 더 이쁘더군요...ㅋㅋㅋ
스콜라 스콜라 스콜라!!! +ㅁ+ 본격적인 스콜라 탐험을 시작하셨군요!!!! 저는 스콜라 하나하나가 다 맘에 들어요.. 거기다가 소환될때 마다 맞이해 주는 제스쳐가 너무너무 좋아와 이왕이면 거의 다 불러볼려고 하고 있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곧 멋진 보이스를 가진 남자NPC도 만나시겠군영 +ㅁ+ 두근두근!!!!
아기자기한걸 좋아하시니 취향저격이시긴 했을 듯합니다... ㅋㅋㅋ 백령들은 어차피 몹배치도 불합리한데 나도 다굴 할꺼야! 같은 합리화로 죄다 부르는 중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