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PC버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1월 4일은 여러모로 인상깊은 날이었다. 그리고 11월 5일은 더더욱 인상깊은 날이었다 (...)
이미 많은 분들께서 멀티 플레이에 대한 장,단점을 선별하고 분석하셨기 때문에
이제와서 이런 글을 쓴다는건 꽤나 진부한 일이지만. 내심 제가 선별한 장, 단점에 대해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지
궁금하여 이렇게 글을 씁니다.
장점
1. 서플라이 드랍
설령 74:74 스코어에서 내가 맞아죽어 패배하더라도 이걸 얻었다면 그 매치는 나(혼자)의 승리다.
이번 작에서 처음 도입되는 서플라이 드랍. 3단계의 레어등급을 가진 커스터마이즈 파츠, 등급 무기, 보너스를 1~3개 얻을 수 있는
전리품 상자로 대체로 플레이 타임에 따라 상대를 킬, 혹은 죽을 때 알람이 표시되며 습득하는 이것.
내용물이 어떻든간에 일단 랜덤이라는 요소를 가진 상자를 까는건 행복한 일이다. 마치, 팀 포트리스 2의 보급상자처럼.
하지만 보급상자보다 더 좋은 점은 열쇠도 필요하지 않고 몇 번이고 얻을 수 있는데다 유니크(=엘리트)도 잘 나온다는 점이다.
엘리트 커스터마이즈 파츠로 남들과 다른 모습을 돋보이게 할 수 있고 등급제 무기의 독특한 성능은 호기심에라도 커스텀 슬롯에 장착하여
매치에 들고나간다. 이러한 전리품 요소들은 게임을 오래 붙잡게 할 수 있는 동기부여로 탁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인상깊은건 '언제쯤 나오나?'라고 생각할 때 쯤에 나오는 그 미묘한 타이밍. 이게 가장 진국이다.
2. 다양한 커스터마이즈
명성 돌리기 이전에 커스텀했던 엠블렘. 단순하기 짝이 없는 자캐를 새겨넣어뒀다.
그러나 패치 이전. 명성을 돌리면 도전과제와 엠블렘이 초기화되는 현상 때문에
기존에 있던 엠블렘이 삭제되어 지금은 이걸로 조촐하게 심신을 위로하고 있다.
이전부터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캐릭터 외형은 대부분 주무기 슬롯에 어떤 종류의 총기(혹은 장비)를 장착했느냐에 따라
달라졌지만 그것만으로는 내 캐릭터만의 개성이란건 적용시킬 수 없었다. 기껏해야 블랙 옵스 때부터 도입되었던 커스텀 엠블렘 정도였지만
이번 작에서 추가된 여러 갈래의 커스터마이즈 파츠를 통해 확실하게 내 캐릭터의 개성을 표출시킬 수 있었다.
그에 맞춰 일부 도전과제들은 해당 도전과제를 달성해야만 얻을 수 있는 커스터마이즈 파츠를 보상으로 줄 정도.
사실 굳이 세트로 맞추거나 이쁘게 치장하진 못해도 여러 상위 등급의 커스터마이즈 파츠로 도배를 하면 그 레어도가 안겨주는 만족감이 상당한 편이다.
3. 제트팩!!!!!!!!
진지하게 이야기해서 제트팩을 게임에 도입해서 사람들이 불만을 표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
그 만큼 제트팩이 안겨주는 기동성과 현란함은 액션 게임에 가장 적합한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타이탄폴의 사례를
봤기 때문에 이번 신작도 그런 역동성을 보여줄거라 생각했고 그 결과는 타이탄폴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지만
나름대로 훌륭하게 게임 속에 녹아내렸다. 이단 점프, 부스트 슬라이딩, 급속 강하, 공중 대시 등등. 꽤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테크닉이 주어졌기에 타이탄폴의 파쿠르 액션에는 못 미치지만 각양각색의 지형지물에서 다양한 수싸움을 고려하게 되었다.
4. 그 외 마음에 들었던 것들
- 커스텀 클래스 설정 창에서 (기본 키 설정 기준)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일종의 트레이닝 룸으로 이동되어 즉석에서 무기나 장비를 시험해볼 수 있다니. 처음에는 처음 보는 무기들의
성능이 어떤지 살펴보는데 쓰였고, 이후에는 등급제 무기의 성능이 어떤지
대략적으로 살펴보기에 굉장히 용이했다.
- 포인트스트릭에 추가요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킬스트릭의 종류는 줄어들긴 했지만
몇 가지 포인트스트릭이 기존의 포인트스트릭 추가요소에 합류하게 되어 나름대로 공존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특혜를 받은건 다름아닌 케어 패키지라고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패키지 보급 방식이 달라진 것도 있지만
다양한 포인트스트릭에 랜덤한 추가요소를 아무런 추가 비용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생각된다.
- 미래 배경답게 신기하게 구동되는 무기들의 컨셉이 마음에 들었다. 3D 프린터로 뽑아낸 총이라던가
인간 센트리가 될 수 있는 XMG 등. 이런 종류는 성능을 제외하더라도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것들이라 그런지 애착이 가게 된다.
- 여캐가 생기긴 했다. 물론 그냥 얼굴만 갈아 끼운 느낌이지만. 신음소리는 확실히 여자니까 료나 매니아들은 나름 장점일지도?
단점
단점이 장점보다 많이 보일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칭찬하게 되는 요소는 부가적인 경우가 많고
질색하게 되는 요소는 게임 플레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 렉
아마 지금도 꾸준히 죽어나가실 사망전대 레전드.
자다 깨어나면 죽어있고, 겨냥하면 사라지는 적들을 보다보면 이 분이 떠오른다.
죠죠를 모르는 분들이라면 그냥 천하제일무술대회로 비유하겠다.
가장 중요한 문제이자 모든 사람들이 꼭 지적하는 최악의 요소.
지금에와서는 어느정도 손을 봐서 그런지 전에 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에서 매치를 벌일 수 있지만
여전히 렉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고 나 또한 여전히 고쳐야 하는 문제점이라 생각된다.
대체로 멀티 플레이를 즐기면서 렉을 유발하는 사례는 둘 중 하나다.
- 상대 핑이나 내 핑이 요상하게 치솟거나 가라앉는 경우.
- 당신이 셰이드 프리로드를 OFF 시켜놓은 경우.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자연재해 퍼포먼스로 그래픽 자원을 와장창 깎아먹는 맵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럼 ON을 시켜놓으면 되지 않느냐? 라고 말한다면. 뭐, 사실 그게 해결책이 되긴 하다. 프리로드를 켜놓으면
맵에 들어가기 전에 전체적인 셰이드 효과를 적용시키기 위해 로딩시간이 꽤 길어지지만 쾌적하게 플레이 하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다. 문제는 일부 맵은 로딩 중에 싱크를 맞추던 도중 그대로 멈춰버려 로비로 튕겨나간다는 점.
사실 프리로드를 켜서 들어서도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잡다한 렉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따지면 결국 그래픽 최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이 글을 작성하는 필자는 라데온 R9 270X에 8GB RAM, 인텔 코어 i5-3450을 사용 중이다.)
FPS 같은 실시간 액션 게임의 경우 특히나 같은 플레이어끼리 경쟁하는 것이라면 이런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개발진에서 발매 전에 나눴던 인터뷰에 따르면 데디케이트 서버를 지원하겠다고 이야기했었거늘. 본 작품에선 그런 거 없었다.
넷 환경에 대한 업데이트는 이미 한 번 거쳤으니 이번에 기대하는 것은 셰이더 관련 문제. 이 부분이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 밸런스
데미지 강화가 3단계나 붙어있는 저격총. 원샷 원킬 사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기본 베이스가 되는 NA-45의 특이한 매커니즘에 의해 헤드샷이나 부상당한 적이 아니라면
원샷 원킬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 부분은 여러개로 쪼개어 이야기하겠다.
- 기본 무기로도 이 총이 OP다, 이 총이 사기다 라는 식의 논쟁을 벌일 수 있는데 등급제 무기들의 변화된 능력치는 이 밸런스 논쟁에
기름을 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등급제 무기들은 속해있는 종류에 따라 변화되는 능력치의 종류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잘 모르겠다. 완전 랜덤인지. 아니면 어느정도 제한된 능력치에서 랜덤으로 정해지는건지.
- 개인적으로 엑소 어빌리티가 저평가 되고 있는 이유는 다름아닌 엑소 어빌리티를 가동시키는 그 짤막한 손동작 때문이라 생각된다.
현재 동작없이 곧바로 효과가 발휘되는 엑소 어빌리티는 엑소 쉴드, 엑소 오버클락, 엑소 호버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나마도 기본 에너지가
많은 오버클락 정도나 사용되고 나머지는 호기심에 사용하거나 곧장 빼버리고 원하는 장비에 투자하는 정도.
킬을 하면 일정량 엑소 어빌리티 에너지가 충전되는걸 생각해봤지만 그러면 엑소 핑이 사기가 되어버리니.
- 어떤 무기가 가장 성능이 좋은가? 에 대해 주제를 내밀면 대체로 사람들은 레이저(EM1)나 아킴보를 언급한다.
은근히 샷건이 후보에서 빠지는데 연사 속도는 여지껏 나왔던 펌프액션 샷건 중에 가장 빠르지만 거리에 따른 데미지 감소가
눈에 확띄어서 그런 듯 하다. 더욱이, 위에서 언급한 렉과 더불어 가장 애매하고도 강력한 판정을 지닌 근접공격 때문에
더 입지가 좁아진 듯 하다.
- 순줌 돌격스나는 컨트롤 난이도와 제트팩을 통한 역동성 때문에 그리 돋보이지는 않는 듯 하다. 다행히도.
- EM1를 비롯한 여러 무거운 중화기들의 패널티는 기본 이동속도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기동성 저하는 기본적으로 모두가 장착하고 있는 제트팩 때문에 사실 상 그리 돋보이는 패널티는 아니다.
단순히 이단 점프만 반복해도 눈 돌아가는 판도이니.
- 제트팩의 영향으로 맵의 구조가 이곳 저곳 뛰어들 수 있는 언덕들로 가득한건 이해하지만 확실히 갈 수 있는 곳과 갈 수 없는 곳의
경계를 확실히 해둬야 한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바이오 랩 맵이 가장 구분하기 어려웠다. 분명 점프는 닿는데...
- 케어 패키지로 얻을 수 있는 랜덤 포인트스트릭 중 맵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포인트스트릭이 생겼다.
그러나 이 특색있는 포인트 스트릭도 꽤나 강한 녀석과 사용하기 까다로운 녀석이 존재하는데
가장 강하다 생각되는 맵 포인트스트릭은 테라스 맵의 스나이퍼 터렛. 원샷 원킬인 녀석이 맵 밖에서 블라인드 아이도 장착하지 못한
여린 군인들을 한 방에 쏴죽이는걸 보면 꽤나 미묘한 기분이다. 게다가 연사속도도 빠르니.
가장 약하다 생각되는 맵 포인트스트릭은 솔라 맵의 솔라 시스템 레이저. 겨냥한 포인트를 따라 레이저가 쭉 긁어가는 녀석인데
내려쬐는 위치가 맵에 표기되는건 둘째치더라도 원체 이동하는 속도가 느려서 그냥 달려가기만 해도 벗어날 수 있다.
기왕 케어 패키지의 여러 확률을 뚫고 나왔다면 강한 녀석은 내버려두고 약한 녀석을 조금 상향 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
- 리스폰 위치는 뭔가 고장난 듯 하다. 좋게 보면 어느 상황에나 적이 나타날 수 있기에 한 시라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스릴을 즐길 수 있겠지만
전선이 형성되지 않아 팀 협동이 돋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저 일방적으로 1:2 상황에서 한 명에게 일점사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3. 리플레이 모드 없음.
딥빡침
진심 씨ㅂ...
4. 그 이외 불편했던 요소
- 매치 이후 브리핑에서 레벨업 후 해금되는 장비들과 무기는 2초 보여주고 땡이다. 다시 볼 수 있는 창이 없다.
- 로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유용한 기능들이 은근히 숨어있다. 밑에 자막으로 버튼과 기능이 표시되긴 하다만
이런 건 한 눈에 들어오는 아이콘 같은 걸로 눈에 띄게끔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 최대 핑 제한을 두고 매치를 찾는 기능이 사라졌다. 나름 국가 선택 서치기능 느낌으로 사용했었는데.
- 맨 위에서부터 언급한 일. 차단된 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할말없이 화만 난다.
- 데이제로 마케팅은 완전히 실패.
맺으며
혹여나 정말 여기까지 글을 전부 읽었다면 수고하셨습니다.
덤으로 그냥 길구나 싶어 주르륵 스크롤을 내린 사람도 수고하셨습니다.
나쁘지 않은 게임이다. 아니 좋은 게임이다. 고스트를 스킵하고 픽업했다는 사실이 만족스러울 정도로 재밌는 게임이다.
그러나 게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저런 단점들 때문에 살짝 인상이 찌푸리게 되는건 별 수 없는 듯 하다.
여기서 이런 식의 글을 써봤자 개발사에게 직접 건의사항 메일 한 통 보내는 것만 못하지만
그래도 이런 단점들이 개선되어 더 나은 멀티 플레이 환경이 갖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작성한 글이다.
술 마시고 하소연하듯 써내려간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쓴 내용 중에 빼먹은 것이 있거나, 아니면 잘못된 내용을 적은 것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해주세요.
감사합니다. -ㅅ-.
이미 아시는 것 같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적습니다. 핑 제한은 어드밴스드 워페어 폴더 내 players2 폴더의 config_mp.cfg에서 가능합니다. seta cl_maxPing 기존값이 800인데 200으로 낮춰주면 훨씬 좋더군요. 그리고 매치 후에 해금된 장비 같은거 다시 보려면 Tab 키를 누르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네요.
멀티플레이의 종합적인 완성도는 트레이아크의 '블랙 옵스 2'를 따라올게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