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당 팬픽은 픽션이며 2차 창작입니다. 실제 인물 및 단체와 관련 없습니다.
2.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묘사가 다소 존재하므로 시청에 유의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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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더듬어 2년, 아니 그보다 훨씬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간다.
떠올리기 싫은 장면과 소리를 애써 지나갔다.
그 너머에 한 편으로 그립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 괴로운 기억이 떠오른다.
“사실 끝난 건 그보다 전일 수도 있어. 5년 정도는 되었으려나?”
이 기억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다.
“형은 유능한 경찰이자 프로 듀얼리스트였어. 사건 수사에 나서면 그 공적의 대부분을 형이 세웠고, 듀얼 대회 32강에 출전하면 못해도 항상 8강 안에 들어갈 정도였으니까.”
“범죄자를 듀얼로 구속한 적은 있고?”
뭔가 어울리지 않는 두 직업이 맞물리는 장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최근에는 듀얼 위주로 돌아가는 라쿠엔 사회에서는 당연하지. 무력으로 제압하면 처벌받았을 걸?”
“그럼 부모님은?”
그 두 사람이라면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어머니는 집안일 담당, 아버지는 평범한 직장인이셨지.”
머리에 새겨질 정도로 특별한 직업은 없었다.
아니, 특징이라면 기억한다.
특히 한 사람
“어머니는 형만 편애 했어. 나보다 3년 먼저 태어나서 훌륭한 성적을 가져오는 사람이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했지만. 어머니의 세계에서 나는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이었지.”
헛웃음만 나올 정도로 기분 나쁜 특징이었다.
“뭐, 경찰 쪽은 그렇다 쳐도, 최근엔 듀얼 실적이 좋은 사람이 정부에게 좋은 대우를 받는 세계가 라쿠엔이니까 이상하진 않지. 요즘은 승률 높은 듀얼리스트에게 지원금까지 준다니까,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듀얼리스트 시작했다고 하네.”
그 차별 대우, 지켜보는 입장에선 당연하다고 여길 정도였는가?
아니, 그런 시선은 매번 받아왔으니 알고 있고, 이제는 불쾌감 없이 익숙할 정도다.
“그래도 형 본인, 그리고 아버지는 날 챙겨 주셨지. 형은 좋은 사람이었어. 아버지는 그런 형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나만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을 영 안 좋아했던 것 같았지. 물론 챙겨 줄 때마다 어머니께 꾸중을 들었지. 그런 놈한테 먹이를 왜 주냐고.”
아버지의 시선도 기억난다.
동네에 버려진 개를 보는 것 같은 눈빛
속으론 동정하면서 남의 눈치를 보면서 거둬들이기를 거부하는 심정
나를 챙겨줄 때는 항상 어머니 눈치를 봤었다.
“형은 부모님께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도, 푸대접이던 나를 항상 챙겨줬어. 게임도 듀얼도 같이 해주고, 형이 듀얼디스크로 듀얼 하는 모습도 내게 자주 보여줬지. 특히 형의 에이스 카드였던 [데몬 소환]의 소환 장면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
형의 따스한 손의 감촉도, 목소리도, 나에게 넘어온 이 카드도 이제는 기억의 일부일 뿐이다.
그리운 광경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살짝 미소가 띄워진 것 같았다.
“형은 자주 나에게 말해줬어. ‘너도 훌륭한 듀얼리스트가 되면 부모님도 손바닥 뒤집듯 다시 봐줄 거다’ 라고……”
그때의 나는 형의 말이 현실이 되는 날을 기대해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뭐, 이제는 기대조차 할 수 없지만……
가장 떠올리기 싫었던 그 날의 기억만 없었다면
끼이이이익!
눈을 가리는 새하얀 불빛, 굴러가던 타이어가 마찰을 내며 멈추던 소리
달려오던 트럭 앞에서 발을 멈춰버린 ‘나’와
저 멀리서 내 이름을 부르는 형의 목소리
내 몸은 몸 옆에 무언가에 밀린 듯 바닥에서 아주 살짝 공중, 그리고 그 옆으로 띄워졌고
쾅!!!!!!!!!
고철 같은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내 시선에는
붉은 액체 위에서 싸늘하게 엎드린 형이 있었다.
“그 날은 절대 잊을 수 없었어. 그리고 그 후도……”
“그 후가 2년 전에 끝났다는 나머지 가족?”
소녀의 예측은 맞았다.
그 과정이 없었지만, 결론만으로 정답이라 말할 수 있다.
“그 날 이후, 나에게 무관심하던 어머니는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지. 아직도 기억 나. 큰 목소리로 말한 그 말이. ‘너 같은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내가 트럭 앞에서 멈춰 있지만 않았다면
아니, 차라리 내가 없었다면 형은 살아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어머니의 그 말에 반박하지 못한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그 말 때문이었을까? 아버지는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보내 버렸어. 내가 사실로 받아들였던 그 말을 아버지는 너무 심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
“그래서 그 둘은 그 후에?”
소녀는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자살했어. 그것도 두 분 모두.”
그 죽음에 이유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심리적이거나 정신적인 문제는 아니지?”
소녀의 말대로다.
형의 죽음을 버티지 못해서가 아니다.
아니, 그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지만, 단지 자살에 가속도를 더했을 뿐이다.
“라쿠엔에서 공식적으로 실시하는 ‘자살 정책’, 맞아. 두 사람에게 들어왔어. ‘자살 통보서’가.”
공식적, 라쿠엔 정부에서 추진하는 말도 안 되는 정책.
“그 정책 정식으로 이름은 있지? ‘죽음의 체감’, 원작 만화의 주인공 무토 유우기와, 카드 배틀 장르로 넘어가면서 라이벌이 된 카이바와의 최초의 듀얼, 그리고 그 듀얼에서 진 카이바가 받았던 벌칙의 이름. 서로가 사용하면서 묘지에 묻힌 몬스터들을 눈앞에서 실사 크기로 자기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으르렁 크앙 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환상.”
원작의 내용을 알려주며 소녀는 설명에 뒷받침을 더했다.
“자살을 하면 죽음을 체감할 수 있지.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사람이 체감한 죽음을 알지 못해.”
“심지어는 ‘어떤 사람에게’ ’왜 실시하는지’도 정부에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이것도 소녀 말대로다.
만약 거부한다면,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하기 싫다.
“난 모든 걸 빼앗겼지. 형도, 부모도, 프로 듀얼리스트가 될 자신감도. 라쿠엔에게, 정부에게, 그리고 ‘음주 뺑소니 친 그 트럭 기사’에게도
나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남아있던 것은 형의 [데몬 소환] 카드와, 형의 이름으로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었던 듀얼리스트 자격 정도였다.
그러나 형과 부모를 잃은 나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대회에 나갈 자신감을 빼앗았다.
그 시선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었을까?
가족을 잃은 약간의 동정? 죽은 형의 낙하산으로 얻은 듀얼리스트 자격?
이제는 잘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들 때쯤 소녀가 입을 열었다.
“음주 뺑소니면 복수할 기회도 없었지? 심리적, 도덕적 문제나 복수 후의 허무함은 둘째로 쳐도, 그 땐 그 운전 기사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테니까.”
그 말대로다.
그것도 라쿠엔 정부의 ‘사형 정책’ 때문이다.
“라쿠엔에서 ‘음주 운전은 사형’, ‘뺑소니는 사형’, ‘살인죄도 사형’ 뭐가 되던 ‘듀얼이나 게임으로 결정하지 않은 범죄나 과격한 문제 해결법은 모조리 사형’, 그것도 ‘선고한 날 1분 1초 주지 않고 바로바로 사형’, 그런데 ‘음주 운전 뺑소니는 가족 관계 조사 후 가족 채로 사형’당하니까. 피해자는 뺑소니범은 고사하고 그 가족에게도 복수할 수가 없지.”
스스로가 아닌 법적으로 정부 기관이 대신 복수해 준 셈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한 번도 통쾌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스스로 복수했어도, 복수는 허무할 뿐이니까.
그 복수할 기회마저도 나에겐 남아있지 않았다.
“……………………………..”
갑자기 목이 탁 하고 막혀온다.
이야기하면서 스스로의 처지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나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구나……
“전선 연결 끝. 이제 감자만 바꾸면……?”
내가 그때 트럭 앞에서 발을 땠어야 했을까?
아니, 형을 동경하며 곁에 있지 말았어야 했을까?
난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을까?
“새 감자 댁 손에 들려 있는데, 넘겨줄 수 있어?”
내 인생은 이 감자에 난 싹 같았다.
구불구불한 채 불안정하게 서 있는 일렉트릭 감자의 싹
감자 싹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이 들어있다고 하지만, 일렉트릭 감자의 싹에는 보통 감자 싹의 몇 십 배나 되는, 어쩌면 치사량일 수도 있는 독이 들어있다고 한다.
나는 그 싹처럼 존재만으로 사람을 죽인 것일지도 모른다.
“…”
나는…
“내가 위로를 해줄 정도로 좋은 사람은 아닌데, 말 좀 꺼내도 될까?”
…
“너무 신경 쓰지 마.”
“너 때문이야.”
…?
“이미 지난 일 아니야?”
“너만 없었으면 그 사람은 죽지 않았을 거야.”
뭐지?
2개의 목소리가 겹친 것처럼 귓가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내가 알던 유카리라는 소녀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0.1초 차이로 또다른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같은 여성으로 추정되는 목소리였지만, 그 목소리의 음도 담겨있는 감정도 소녀의 것과는 달랐다.
소녀보다 어른스럽지만, 그 안에는 증오와 분노라는 감정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괴로운 기억이라면 미안, 사과라도 할까?”
“너의 부모님도 너 때문에 죽은 거야!”
위로인지 충고인지 모를 소녀의 말 뒤로, 내 존재를 깎아내리는 것 같은 말이 전해져 온다.
“그냥 손에 든 감자 내려놓고 천천히 생각 정리라도 하는 게 어때?”
“그러니까 죽는 거야! 너도! 다른 누군가도! 전부 너 때문에!”
잠깐, 그만해!
나 때문에 형이 죽었을지도 몰라.
그런데 내 존재가 다른 사람을 죽인다니!?
그건 너무 심하잖아!?
“아, 이거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이는데?”
“그리고 눈앞의 소녀도 죽겠지! 네가 있기 때문에!”
그만하라고! 제발!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
지금 머릿속이 하나의 생각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절대로 해서도, 생각해서도 안될 것들로
이 년의 목을 졸라주겠어
그 주둥아리에 그런 말이 나오지 않게!!!
…………
눈앞이 하나의 색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붉은색
형이 죽었던 날에도 보았던 그 색
아니, 소녀의 몬스터가 관중의 머리를 슬러그로 쏘았을 때 보았던 색이다.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보고싶지도 않았던 색이 지금 내 뇌와 눈을 채워갔다.
내 의식은 익숙한 듯 이 색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곳에는 멈추라는 의지도, 다른 색을 원하는 열망도 없다.
그리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귓가에 그 목소리는 들려온다.
“그만.”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목소리였다.
아니, 난 그 목소리를 알고 있다.
이제는 들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목소리
형?
붉게 물들었던 내 시야는 원래의 색을 되찾기 시작했다.
뇌까지 침투했던 붉은색은 되돌아오는 내 의식에 점점 밀려나기 시작했다.
내 시야와 생각이 모든 색을 되찾았을 때, 그 앞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보고 말았다.
그것은 소녀의 목을 조르고 있던 내 손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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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혹은 게임 이외의 과격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말 것. 해당 사항이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 가해자 측은 즉시 사형에 처한다.
라쿠엔 듀얼 법 제 4조 12항
'자살 통보서'를 받은 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 이를 실행하지 않을 경우 @@##!$%
라쿠엔 죽음의 체감 법 제 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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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스스로도 매운맛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에게 먼저 맛 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생각보다 맵지 않다고 해서 올려봅니다.
문제 시 삭제하고 연재 중단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