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와의 조우>
신문에서 나오는 정보도 슬슬 건질 만한 것 없이 늘 나오던 내용만 나오다가, 오늘은 웬일로 특종이 떴다.
《속보》
[정령 보호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유치장으로 이동하던 T모씨가 탑승한 이송 차량이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현재 시큐리티는 차량의 모습이 찍힌 CCTV를 추적하며 위치를 확인 중이며.....]
-"이번 뉴스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네. 이 T모씨는 아마 우리가 전에 만났던 그 아저씨인 것 같고... 그치, 라이고우?"
그러나 시현이 말을 건지 10초는 족히 지났는데도 라이고우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라이고우....?"
시현이 계속해서 저기, 음.... 같은 추임새를 넣으며 대화를 시도하자 라이고우가 그제서야 짜증이 섞인 한숨을 쉬는 듯한 숨소리와 함께 답장했다.
-"시현, 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으니까 좀 나중에 얘기하자고."
-"무슨 일?"
-"이건 내 사적인 일이라서, 아직은 말해줄 수 없거든. 너도 내가 왜 이렇게 숨기는지 미치도록 알고 싶겠지만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니 조금만이라도 이해해줬음 해. 그럼 학교에서 보자고."
-"그래.... 근데 학원이 아니라 학교?"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오지 않았다.
시현은 정령에게도 사생활이 있는 건가, 하고 중얼거리곤 신문의 1면 외에는 나머지는 별 볼일이 없었는지 들고 있는 신문을 현관 옆에 던지듯이 제자리에 두었다.
슬슬 겨울이 다가와서 그런지 쌀쌀한 바람이 계속해서 시현의 얼굴을 강타했다. 게다가 지금 입고 있는 이 교복은 추위를 막기는 커녕 계속해서 차가운 공기를 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학교는 왜 초딩부터 교복을 입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내년이면 중학교에 입학할테니 예행연습이라 생각하면 되려나.
시현이 불이 꺼져있는 교실에 들어서자 웬 여학생이 자신에 자리에 앉아 책상에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닌가. 아직 등교 시간까지 1시간이나 남았는데 왜 굳이 집이 아니라 여기서 자는 걸까....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깊은 잠을 깨우기에는 미안했는지 시현은 바로 옆에 있는 스위치를 하나하나씩 눌러보며 교실 등 위치를 확인하고는 저 여학생이 엎드려있던 줄의 전등을 제외한 나머지 등만 켰다.
아니, 그나저나 얘는 왜 자기 자리도 아니고 내 자리에 앉아서 훼방을 놓는 거지....
처음 봤을 때는 불이 꺼져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한 쪽 열만 전등을 끄고 바로 옆까지 다가가니까 좀 더 색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잠깐, 머리가 긴 은발의 여학생? 이러면 남은 후보는.....
"흐아아암...."
여학생이 하품을 하며 천천히 고개를 들자 시현은 자기 때문인가 싶어 움찔하며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이미 일어난 소녀와 눈을 마주쳐버리고 말았다.
"...... 안녕."
소은이 퀭한 눈빛으로, 마치 안면 인식을 하는 보안 장치처럼 시현을 3초 정도 바라보고는 거의 속삭이는 목소리로 인사했다.
"아.... 안녕."
"너, 원래 일찍 등교하는 스타일이야?"
"응. 그런데 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이네."
소은의 머리는 빗질을 덜 한건지 헝클어져 있었고, 눈가에는 다크 서클이 져있었지만, 원래부터 아름다워서 그런지 정리가 안 된 차림에도 불구하고 별로 지저분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
"그건... 어제 잠을 많이 못 자서 그래."
"뭐하다가...?"
"그냥.... 어제 밤에 밖에서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새벽까지 뜬 눈으로 지냈다가 3시간 정도밖에 못 잤어. 혹시라도 너무 졸린 나머지 늦잠을 자서 학교에 지각할까봐 일부러 아무도 없는 시간대에 와서 여기서 자기로 했고....
아, 그러고보니 여기 네 자리구나. 이 시간대에는 오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아서 홀로 떨어져 있는 이 자리가 편해보여서 한 8시 반 쯤에 알람 맞추고 자고 있었는데, 너가 이렇게까지 일찍 등교하는 줄은 몰랐네. 자, 앉고 싶으면 앉아. 난 여기서 충분히 많이 자서 이제 슬슬 머리가 아프거든."
전학 온 날에도 읽고 있었던 저 책 위쪽에는 뒷면 표시의 카드 1장이 빼꼼히 튀어나와 있었는데, 아마 책갈피 대용인 것 같았다.
소은은 의자를 뒤로 끌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참에, 혼자만 꺼져있는 왼쪽 라인 전등을 올려다보고는 중얼거렸다.
"아, 나 때문에 여기만 불 끈거야? 의외로 상냥하네."
"음, 딱히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그래? 그럼 넌 원래부터 일찍 등교하는 편이야? 수업 때 종종 졸거나 엎드려서 자는걸 보니 학문에 열정적인 타입은 아닌 것 같구만...."
"실은 나도 평소엔 지각 안 하려고 여기 와서 자기는 해."
그 말에 소은이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짧긴 했지만 전쟁 직후라 솔직히 많이 혼란스러웠을텐데, 이 상황에서 수업이 머릿 속에 제대로 들어올리가 없지... 반농담으로 나중에 전쟁이 다시 벌어져도 교육부에서 '모두 정상 등교합니다' 이러는건 아닌가 싶어.
근데 잘 거면 불은 왜 켰어? 내가 네 자리에 있었던 건 그냥 살짝 깨우기만 하면 됐는데...."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잠이 잘 안 와서. 어제 듀얼 잘 하는 선배와의 듀얼에서 지고 나니까 머릿 속에 계속 듀얼 생각만 떠오른다고 해야 할까나. 그리고 그 선배가 덱을 좀 손 봐준다고 오늘 내 덱에 필요한 카드를 가지고 온다는데."
"정말? 나도 이제 덱을 거의 다 맞춰서 조만간 수업도 들을 수 있을 예정인데."
그 말을 들은 시현의 눈이 커지며 귀가 쫑긋하고 세워졌다.
"비록 클래스가 맞지 않아서 같이 수업은 못 듣겠지만, 나중에 따로 시간이 난다면 듀얼도 해줄 수 있고. 그럼 즐겁지는 않겠지만, 학교 생활 잘 보내. 난 잠깐 화장실 좀 들러야겠다....
아, 솔직히 너도 수업 재미 없어서 종종 책상에 엎드려 자지? 그 때 엎드려서 잘 때는 나처럼 책 하나 정도 들고 다니는게 편해. 팔 위에다가 머리를 올리면 일어났을 때 엄청 저려."
소은이 떠난 후, 시현은 덱 케이스를 꺼내 메인 덱과 엑스트라 덱을 통째로 들어올리고는 카드 하나하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렇게 카드를 뒤져본다고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리는 없었지만, 어제 드라이트론에게 완패한 기억은 상처 입은 후에 남은 흉터처럼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았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어떻게 해야 더 나은 덱을 만들 수 있을까....
이 카드는 넣자. 아니, 이 카드는 잠깐 빼야겠다...
카드 하나하나의 텍스트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읽어보고 '필수적인 카드'와 '상황을 많이 타는 카드'를 분리수거라도 하는 것처럼 골라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집중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카드 뭉치를 내려놓고는 지금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어, 바렐로드를 바라보며 멍을 때리기 시작했다. 슬슬 겨울이 다가와서 그런지 교실에도 난방이 되고 있는 모양인데, 천장에 달린 에어컨에서 내려오는 따뜻한 공기가 이불처럼 시현의 몸 주위를 덮자 그의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가고 고개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꾸벅꾸벅거리기 시작했다.
시현은 무심코 [바렐로드 드래곤]을 귀 가까이에 가져다봤다. 뜬금없기는 하지만, 갑자기 바렐로드도 자신과 대화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생긴 것이다. 등록된 정령은 안전을 위해 듀얼하는 상황이 아니면 실체화가 안 된다는 제약이 있지만 혹시...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것처럼 교감같은 것이 가능하지는 않을까.
물론 몇 분이 지나도 바렐로드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이번에는 카드를 가슴 정도되는 높이로 들고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시곗바늘이 돌아갈 때 나는 째깍째깍 소리가 미세하게 들리기 시작하더니 몸이 공중에 붕 뜬 것 같은 감각과 함께 그의 정신이 꿈이라도 꿈 것처럼 몽롱해졌다. 그리고 머릿 속에 어떤 장면이 떠오르기 시작했는데, 화면이 커다랗고 소리는 온몸이 진동할 정도로 크게 들리는 것이 꼭 누군가가 그를 영화관 맨 앞자리에 앉혀놓은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런 웅장한 규모와는 다르게 화질은 정말 구리기 짝이 없었는데, 어느 정도냐면 화면을 구성하는 작은 네모난 점들(픽셀)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였다.
대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건가, 유심히 머릿 속에 떠오른 장면을 보던 시현은 일단 검은 바탕에 붉은 점들이 노란 색과 흰색으로 깜빡거리는 점들과 같이 있는 것을 보아 무언가가 불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소리 역시 음질이 좋지 않아 무어라 말히는 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일단 남녀의 목소리가 섞여있다는 것과 마지막에 다같이 크게 소리지르는 듯한 함성...?같은 것도 들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이건 전쟁 당시의 기억인가? 하지만 시현도 이런 기억이 있었는지 가물가물했다.
그 순간, 화면 정중앙에서 일렁이던 불이 꺼졌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에 들린 것은.... 아까 들었던 함성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공포에 질린 비명 소리였다. 이윽고 그 다음에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맞춰 화면이 역동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며 폭격이라도 당한 것 같이 귀가 먹먹해 질 정도의 굉음이 주위를 맴돌았다.
시현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꿈과 현실의 경계에 걸친 자신의 의식을 깨우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 그의 손목은, 누군가가 짓누르고 있는 것처럼 무거웠다.
'어.....?'
책상 위에 올려둔 손을 겨우 떼어낸 시현이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는 쿵,하고 책상과 부딪힌 그의 머리에서 나는 소리였다.
.
.
.
.
.
.
.
-"어이, 시현. 이제 일어나. 선생님 오셨네."
시현은 눈을 뜨자마자 누런 바닥 타일에 반사된 빛 때문에 온 세상이 노랗게 빛나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비볐다. 눈을 수시로 깜빡이며 밝은 빛에 적응하려고 애를 쓴 후 아래를 내려보니 덱 케이스의 뚜껑이 들썩거리며 안에 라이고우가 있다는 것을 알렸다.
-"역시 듀얼할 때 말고는 걸어다니는 시체 같구만. 밖에 있을 때도 고개를 숙이며 걷더니, 어디 앉을 곳이 있으면 잠부터 자고...."
-"어라,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카드를 보고 있었는데... 그나저나 내가 얼마나 잔 거지?"
오늘 아침은 딱히 피곤하다는 기색도 별로 없었는데, 바렐로드와의 알 수 없는 교감(?)을 하던 도중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그때 내가 대체 뭘 본 거지?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깨어나기 직전의 총성만 들릴 뿐 머리는 시현이 원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두개골이 쪼개질 듯이 지끈거리기만 할 뿐이였다.
-"1시간 반 정도. 그리고 너 수업 시간에도 자지 않냐? 대충 계산해봐도 10시부터 7시까지 자고, 30분 등교한 다음 또 여기 엎드리고, 수업도 2교시 당 한 번 꼴로 졸아버리니 거의 12시간이야. 무슨 신생아도 아니고 하루의 절반 가량을 잠으로 때우냐?"
-"너.... 내가 수업 시간에 자는 거 본 적 있어?"
-"6교시 쯤에 학교로 날아와보니 창문 너머로 아주 잘 자고있더만. 그리고 아침이라고 해도 다른 모습을 보일 것 같지는 않고."
-"쓸데없이 아주 잘 알고 있네. 그런데 오늘은 웬일로 일찍 왔어?"
-"뭐.... 평소보다 일찍 오는 날도 있는 거지."
시현은 저 교실 중앙 쪽에 앉아 있는 소은을 바라보았다. 선생님이 들어오시자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는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책에 꽂혀 있던 카드는 훨씬 깊숙히 넣어둔 건지, 아니면 주머니에 넣어둔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혹시 소은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 리가 없는게, 시현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일어났던 일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예전에 다니던 학교에 대한 기억도 있었고. 아무리 기억 속을 뒤져봐도 민소은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성에 관심이 별로 없는 시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외모의 소유자라면 더더욱 잊어먹을 리가 없었다.
아니, 만약 내가 기억을 잃은 것이 아니라면....?
에휴, 머리 아파죽겠는데 이쯤에서 그만해야겠다. 쓸데없는 걱정을 아무리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
..................................................
라이고우의 예상대로 시현은 거의 모든 수업에서 책을 펴고 고개를 숙인 상태로 잠들었다. 교과서가 충분히 두껍지 못해서 베개 용도로 쓰기엔 부적절해, 차라리 수업을 듣는 척하는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이는게 나아보였다.
아, 예외로 수학 시간에는 자지 않았다. 물론 수학을 좋아해서는 아니고, 선생님이 학생들을 무작위로 지명해서 칠판에 적힌 문제를 풀게 했기 때문에 자신도 걸릴 지 몰라 미리 문제를 풀어놔야 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듀얼은 좋아하는데 왜 수학은 싫어하냐고 물어볼 수도 있을 텐데, 듀얼은 수학적인 계산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게임이다. 데미지 계산 같은 것은 시스템이 알아서 다 해주고, 더욱 어려운 부분은 콘마이가 공인(?)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이름값을 못하는 복잡한 텍스트와 룰이니까. 요약하면 듀얼은 '수학'보다는 '비문학' 게임에 더 가까웠다.
그렇게 지루하다 못해 고통스러운 수업 시간이 끝나자, 하교 시간이 된 후 소은은 어제처럼 재빨리 자리를 벗어나 전교생 중에서도 가장 먼저 교문을 나섰다. 물론 이건 6학년 교실이 가장 낮은 2층에 있었던 것도 한 몫 했지만.
오늘은 웬일로 이 도시의 시큐리티가 타고 다니는 것으로 보이는 오토바이가 한 대 주차되어 있었다. 듀얼을 소재로 한 애니에선 저런 오토바이를 타고 듀얼하는 모습도 나온 적 있는 것 같은데, 라이딩 듀얼이였나.... 하지만 아무래도 저 바이크는 듀얼디스크가 들어갈 리가 없는 구조의 평범한 핸들이 달린 것을 보아 그런 기능은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소은은 마치 태어나서 바이크를 처음 보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꺾으며 시선을 저 길가에 주차된 바이크에 고정된 채로 횡단보도를 걸었다. 뭐 신기한 거라도 달려 있나, 시현은 소은의 뒤에서 몸을 기울이며 오토바이를 응시하다가-
"으음, 저기 뭐라도 있.... 앗!"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선 소은과 그대로 부딪혀 그녀의 등에 코를 박고 말았다.
"어머, 괜찮아?"
"응... 근데 무슨 일이야?"
"갑자기 떠올랐는데, 나 학교에 두고 온게 있어서 잠깐 갔다 올게. 넌 먼저 학원에 가 있어."
"아, 그래...."
소은이 말을 끝내자 마자, 라이고우가 기다리기라도 한 듯 시현에게 말을 걸었다.
-"시현, 그러고보니 나도 잠깐 다녀와야 할 곳이 있으니 듀얼하기 전까지 조금만 기다려 줘. 동료들이 골목에 시큐리티의 감시가 잦아들었는지 확인해보러 갔다고 해서."
라이고우는 시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덱 케이스에서 빠져나와 날아가버렸다. 근래 소은이가 전학 온 이후로 유독 둘이 같이 다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냥 단순한 우연이려나. 결국 오늘은 시현 혼자 학원에 오게 되었다.
.... 아니, 그곳엔 그를 기다리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러고보니 저 누나와 대화를 나누느라 평소보다 늦게 학원에 들어왔는데, 아직 장기 쌤이 올 시각은 아니니 괜찮으려나 생각하면서 카드 샵에 들어섰더니, 그곳엔 병훈과 처음 보는 아저씨가 서로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시현아, 안녕?"
병훈이 손을 들며 인사했다.
"아, 안녕. 근데 저 분은...."
"아, 이 학원의 원장님인 준대희 선생님이야! 몇 주 전에 콘마이에게 따로 초청을 받아서 한동안 학원을 비웠다가 오늘 다시 돌아왔어."
정수리쪽에는 밝은 갈색, 밑은 어두운 갈색으로 염색된 투톤 헤어에 붉은 셔츠..... 어딘가 낯이 익었다. TV에서 비슷한 얼굴을 봤던 것 같은데....
"사실 난 여기 다니면서 이 쌤이랑 직접 만나게 될 일만을 기다리고 있었어! 이 분은 무려 한때 이름 좀 날렸던 전 프로 선수거든!"
병훈이 들뜬 목소리와 함께 침이 튀길 정도로 외치자 저 선생님은 쑥스러운듯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융합 소환이 도입되고 엘리멘틀 히어로가 등장한 초창기부터 시작해서 히어로 비트가 유행하기까지 활동했으니.... 이제 은퇴한지 거의 10년 지났으려나?"
"초창기부터 해오셨다면....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있겠네요...."
"아이, 뭐 그렇게 대단한건 아니야. 옛날엔 히어로가 티어권에 들어서 제재도 여러번 받았지만, 지금은 티어와 비티어의 중간 쯤에서 놀고 있지. 내가 은퇴하게 된 건 아무래도 새롭고 더 강력한 카드가 나오는 주기도 빨라지면서 몇개월마다 새 메타에 적응해야 하고, 파워 인플레도 치솟아서 슬슬 지쳐가기 시작한 것도 있지.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히어로 덱이 종종 입상권에 들기는 했지만 실상은 승률을 위해 히어로는 특정 카드들만 넣고 다른 카드군이랑 섞는게 유행이여서 실전에서 안 쓰이는 히어로들도 한 번 연구해보고 싶어졌어. 그래서 내가 연구하기 시작한게...."
대희 쌤은 덱 케이스를 하나 꺼내들면서 말했다.
"바로 네오스 중심의 히어로 덱이야. 다들 데스티니 히어로, 비전 히어로를 메인으로 넣고 엘리멘틀 히어로는 기껏해야 에어맨, 섀도우 미스트, 선라이저, 앱솔루트 제로.... 그 외 몇 개 정도만 넣는단 말이지. 하지만 이 덱은 D히어로나 V히어로 없이 네오스 위주로 돌아간단 말씀! 남들이 성능 좋은 히어로들을 찾을 때, 난 나만의 히어로를 찾아나서기로 했고, 그게 바로 쥬다이의 상징적인 몬스터 중 하나지만 잘 쓰이지 않던 네오스였어. 연구 초반엔 좁은 카드 풀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콘마이에서 챙겨줘서 쓸 만한 카드가 많아진 후에는 머릿속 모멘트가 미친 듯이 돌아가기 시작했지.... 아, 너희들 세대는 모멘트 모르나?
암튼, 최근에 콘마이에서 대회를 연다고 갑자기 은퇴한 나를 초대하고 싶다길래 거기서 이런저런 의견을 나누느라 한동안 학원에 못 오고 홍장기 씨와 다른 선생님에게 맡겼는데, 다시 학원에 돌아왔으니 오랜만에 듀얼해 볼 겸 한 번 내 네오스와 겨루어 볼래?"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병훈이 먼저 손 들었다.
"저요! 제가 먼저 할래요!"
"그래? 네 이름이...."
"김병훈입니다!"
"그래, 그럼 당장 시작하자!"
시현도 저 선생님과 겨루고 싶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류 선배와 덱을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보니 양보하기로 했다. 이 듀얼이 끝나기 전에 선배가 올 수도 있으니까.
"듀얼!"
《TURN 1》
"마법 카드 발동! [히어로 얼라이브]! LP를 절반 지불하고, 덱에서 [엘리멘틀 히어로 에어맨]을 특수 소환!"
{준대희 LP 8000-> 4000}
등에 헬기를 연상시키는 프로펠러가 달린 히어로가 필드에 날아오자, 그의 날개에서 카드 1장이 튀어나와 선생님의 패로 들어왔다.
"그리고 에어맨의 소환 성공 시, 덱에서 히어로 몬스터, [엘리멘틀 히어로 스피릿 오브 네오스]를 가져오지.
이어서, 패의 [크로스 키퍼]를 묘지로 보내는 것으로 패의 엘리멘틀 히어로를 특수소환한다! 나와라, 스피릿 오브 네오스!"
"스피릿 오브 네오스의 효과로 [EN 셔플]을 패에 넣고 발동! 스피릿 오브 네오스를 덱으로 되돌리고, [엘리멘틀 히어로 섀도우 미스트]를 특수 소환!
그리고, 섀도우 미스트가 특수소환되었으니 덱에서 [마스크 체인지]를 가져오겠어!"
상대는 가져온 [마스크 체인지] 대신 다른 마법 카드 1장을 발동시켰다.
"자, 밑준비는 끝났어. 마법 카드, [네오스 퓨전]을 발동! 덱에서 [엘리멘틀 히어로 네오스]와 레벨 4이하의 효과 몬스터를 묘지로 보내고.... 나타나라, [엘리멘틀 히어로 브레이브 네오스]!!"
흰색 몸매에 푸른색의 갑옷을 두른 전사가 주먹을 쥔 한 쪽 팔을 앞으로 내밀며 날아오더니, 필드에 착지하고는 자세를 취하였다.
"묘지의 [크로스 키퍼]의 (2)번 효과로, 자신을 제외하고 2장을 드로우한 후, 패 1장을 덱 아래로 되돌리겠어.
카드 1장을 세트하고, 난 이걸로 턴 엔드! 이제 네가 할 차례야!"
{김병훈 LP 8000, 패 5장 준대희 LP 4000, 패 3장}
《TURN 2》
"내 차례다, 드로우!"
"스탠바이 페이즈, 속공 마법 [마스크 체인지]를 발동! 필드의 섀도우 미스트를 묘지로 보내고.... 변신! [마스크드 히어로 다크 로우]!"
호리호리한 섀도우 미스트의 몸매에 근육이 두드러진 검은 갑주가 장착되더니, 마지막엔 괴수의 얼굴을 본뜬 듯한 가면을 쓰면서 변신이 완료되었다.
"그리고, 묘지로 보내진 섀도우 미스트의 효과로, 조금 전 덱으로 돌아간 [엘리멘틀 히어로 스피릿 오브 네오스]를 가져 오지."
"그럼.... 메인 페이즈 1, [오노마토픽]을 발동하고 덱에서 [오노마토페어]를 서치!
그리고 오노마토페어를... 어.... 어...?!""
병훈이 서치한 카드를 곧바로 디스크 안으로 삽입하려고 했으나, 느닷없이 다크 로우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상대가 드로우 페이즈 이외에 덱에서 카드를 패에 넣었으니, 다크 로우의 효과로 상대 패를 무작위로 1장 제외한다!"
다크 로우가 고개를 위로 들고 포효하며 괴수의 울음 소리를 내고는 저돌적인 태세로 달려와 손을 휘두르며, 병훈의 패 1장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물론 실제로 찢어진건 아니고 연출에 불과했지만,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다가와서 병훈은 땅을 바닥에 짚고 뒤로 벌러덩 넘어지고 말았다.
"아, 그리고 이걸 말해주지 않았구나. 디크 로우가 필드에 존재하는 한, 상대 묘지로 가는 카드는 묘지로 가지 않고 제외돼! 따라서 패를 1장 '묘지로 보내고' 발동하는 [오노마토페어]는 애초에 발동할 수 없었지. 생각보다 운이 좋은 걸?"
"아니... 이거 완전 히어로가 아니라 빌런스러운 효과잖아요! 묘지의 카드가 제외되면 소생도 못하는데....
그럼 [가가가 시스터]를 일반 소환! 그리고, 소환 성공 시 덱에서 가가가 마/함 1장을 서치! 제가 넣을 카드는....."
병훈의 머리 위로 먹구름이 몰리더니 흰 벼락이 치직거리며 구름 주위에서 번쩍거리기 시작했다.
"마법 카드 [가가가 볼트]! 가가가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필드의 카드 1장을 파괴합니다! 다크 로우를 파괴!!"
-콰앙!-하고 벼락이 내려치자 다크 로우의 몸에 감전되어 뼈만 남은 모습이 스쳐지나갔다가, 한 번 더 번쩍인 후에는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자리엔 시커멓게 그을린 잿가루들만 남아버렸다.
"그리고... 가가가 몬스터가 필드에 존재하는 것으로 패의 [주바바 반쵸-GC]를 특수 소환!"
"하지만 시스터의 레벨은 2.... 이러면 엑시즈 소환할 수 없을 텐데?"
"다 방법이 있다고요! [오노마토픽]의 (2)번 효과를 발동! 자신 필드의 몬스터, 반쵸를 대상으로 자신 필드의 모든 몬스터의 레벨을 그 몬스터와 같게 합니다! 따라서 시스터의 레벨도 4!
레벨 4인 반쵸와 시스터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엑시즈 소환! [ZS-호프 세이지]!"
유토피아와 비슷한 색감의, 황금빛 갑주를 입은 전사가 창을 세우고는 땅에 내려치자, 그 땅에 빛나는 포탈이 열리더니 다른 ZS가 튀어나왔다.
"호프 세이지의 효과로, 엑시즈 소재를 2개 제거하고 덱에서 ZS 몬스터를 특수 소환합니다! 나와라, [ZS-어센드 세이지]!
그리고, 몬스터 엑시즈가 필드에 존재하는 것으로 패의 [희망황 아스트랄 호프]를 특수 소환하고, (2)번 효과로 [오노마토픽]을 묘지로 보내고 덱에서 [엑시즈 체인지 택틱스]를 서치 후 발동!"
"랭크 업 매직과 지속 마법을 전부 모았으니.... 오는 구나, 너의 에이스가!"
"그야 물론이죠! 전 어센드 세이지와 아스트랄 호프로 오버 레이! 등장하라, [No.39 유토피아 더블]!"
소재가 된 어센드 세이지의 효과를 체인 1, 택틱스의 효과를 체인 2로 각각 발동! 그리고 더블의 효과는....."
병훈은 시현과의 듀얼에서 택틱스의 효과로 패에 잡히면 안 되는 [더블 업 찬스]를 드로우한 적이 있어 체인 3으로 더블의 효과도 발동할 지 고민되었다. 하지만 그러면 택틱스의 효과는 타이밍을 놓쳐 발동할 수 없게 되어 1장을 손해를 보는데, (발동 조건이 유토피아 몬스터가 엑시즈 소환 되었을 '때'~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정말 그 카드를 드로우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평소의 그답지 않게, 고민 페이즈로 30초나 허비해버렸다.
"저... 저는...."
"시간 좀 걸려도 괜찮으니깐, 침착하게 생각해! 원래 듀얼이라는건 대화야. 한 번 꺼낸 말은 지울 수 없듯이 카드도 한 번 꺼내면 맘대로 치울 수 없어. 그러니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 봐!"
"그럼 저는.... 여기서 체인을 더 걸지 않겠어요!"
그리하여 자신감으로 가득찬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병훈이 힘차게 드로우한 카드는..... 다름 아닌 [더블 업 찬스]였다.
"아니?! 이걸 또 여기서 잡아버리면....."
덱에 들어있는 [더블 업 찬스]는 1장 뿐이기에, 이러면 더블의 효과를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효과를 발동할 수 없는 더블은 공격력 0의 샌드백에 불과할 뿐.
만약 이 카드가 찬스가 아니였다면.... 다시 덱으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잠깐, 덱으로 되돌려....? 덱 안에 '어떤 카드'가 있는 것이 떠오르자 병훈은 머리에 전구가 켜지는 것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어센드 세이지의 효과 처리로 덱에서 [RUM-제알 포스]를 패에 넣고 발동! 호프 세이지의 랭크를 1개 올려 엑시즈 체인지!
나와라, [ZW-드래고닉 할버드]!"
"뭐?! 랭크 업을 했는데 유토피아가 아니라고?!"
제알 포스는 다른 랭크 업 매직과는 다르게 속성이나 종족이 맞지 않아도 랭크를 1개 올리는 조건만 만족시키면 유토피아나 ZW 몬스터를 겹쳐 소환할 수 있다. 직접 레벨 5 몬스터 2장을 늘어놓지 않아도 이렇게 꺼낼 수 있단 것이였다.
"드래고닉 할버드의 효과로, 오버레이 유닛을 1개 사용해 덱에서 제알 마/함 1장을 서치! 가져올 카드는 [제알 컨스트럭션]!
그리고 바로 발동! 패의 [더블 업 찬스]를 [ZW-토네이도 브링거]로 재창조! 리콘트랙트 유니버스!!"
패에 잡힌 더블 업 찬스를 다시 덱으로 되돌리자, 이윽고 오버레이 유닛 1개가 가슴에 있는 푸른 코어에 흡수되며 더블의 뒤쪽에 있던 슬롯 머신의 화면이 돌아가면서 수백개의 금화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금화들은 듀얼 필드 중앙을 기준으로 원형으로 모여 거대한 황금빛 소용돌이가 생성되었다.
"유토피아 더블의 효과 발동! 오버레이 유닛을 1개 사용하고 덱에서 [더블 업 찬스]를 패에 넣는다! 그 후, 이 카드 위에 겹쳐 유토피아 몬스터를 엑시즈 소환! 몬스터 1장으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재구축! 카오스 엑시즈 체인지!
지혜를 두른 그 옷, 푸른 혜안, 만물을 꿰뚫어 보고, 기나긴 세월이 새겨진 연륜, 온 세상을 뒤덮는다! 나와라, [용장합체 드래고닉 호프 레이]!!
그리고, 더블의 효과로 특수 소환한 몬스터의 공격력은 2배!!"
"이것이.... 너의 에이스 몬스터구나!"
"아직 놀라기엔 이르다고요! 택틱스의 효과로 1장 드로우하고, [ZW-드래고닉 할버드]는 자신 필드의 유토피아 몬스터 1장에 장착되어, 공격력을 3000 증강!
그리고, 패의 토네이도 브링거를 공격력을 1300 올리는 장착 카드 취급하여 호프 레이에 장착하고, 호프 레이가 효과의 대상이 된 것으로 추가로 덱의 [ZW-라이트닝 블레이드]를 공격력을 1200 올리는 장착 카드 취급하여 장착!"
드래고닉 할버드가 하늘을 향해 포효하더니 몸통부터 꼬리까지 일자로 늘어지면서, 꼬리 끝에 달려 있던 작은 칼날이 튀어나와 거대한 할버드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리고 호프레이가 양 손에는 용과 호랑이의 얼굴이 드러난 검을 쥐어 잡고, 등 뒤의 갑주에서 기계 팔이 2개 튀어나와 할버드를 잡자....
"이것이, 드래고닉 호프레이의 진정한 모습....?!"
호프레이의 황금빛 양 날개가 펼쳐지며 단순히 갑주만 붉은 색으로 변했던 시현과 듀얼했을 때의 모습과는 다르게 훨씬 화려해지고 강력해보였다. 그리고 지금 호프레이의 공격력은 무려 10500. 라이프가 8000이나 남아도 한순간에 게임을 결정낼 수 있는 수치였다.
"배틀! 가라, 드래고닉 호프레이! [엘리멘틀 히어로 에어맨]을 베어라! 호프 검 트리플 카오스 슬래시!!"
호프 레이가 토네이도 브링거로 한 번, 라이트닝 블레이드로 한 번 전방을 벤 후 기계 팔로 들고 있던 할버드를 앞으로 겨누며 에어맨의 몸통을 관통하려 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에어맨은 상대가 거대한 검을 휘두르며 달려오는데도 전혀 물러서는 기색이 없었다.
"여기서 영웅 출현이다! 상대의 공격 선언 시, 패의 [엘리멘틀 히어로 스피릿 오브 네오스]를 자신의 (1)번 효과로 특수 소환!"
에어맨의 앞으로 몸이 반투명한 상태로 반짝거리는 네오스가 날아오며 호프레이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특수소환한 스피릿 오브 네오스의 효과로 덱에서 [EN 셔플]을 패에 넣겠어!"
"이걸로 리플레이 발생이지만.... 그래도, 저는 에어맨을 그대로 공격하겠습니다!"
호프 레이가 마저 공격을 재개하려 하자 이번에는 갑자기 웬 기다란 막대 자석 2개가 그의 앞을 또다시 가로막았다.
"묘지의 [초전자 터틀]을 제외하고 효과 발동! 이 카드를 제외하고, 상대의 배틀 페이즈를 종료한다!"
두 막대 자석이 제자리에서 회전하며 서로의 N극이 서로 마주 본 순간,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온몸이 떨릴 정도의 진동을 가진 자기장이 호프레이를 밀어내 버렸다.
"저런 카드가 언제 묘지에...."
"전턴에 [네오스 퓨전]의 효과로 미리 보내두었지! 히어로도 무작정 전투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적의 반격을 대비해 놓는다고!"
유토피아의 의의는 폭발적인 타점과 제거 효과로 상대의 어드밴티지를 줄이는 것인데, 그것을 할 수 있는 배틀 페이즈를 놓쳐버렸다는건 뼈아픈 저격이였다.
"그럼 메인 페이즈 2, 호프 레이의 효과 발동! 오버레이 유닛을 1개 사용해, 이 카드가 장착한 ZW의 수까지 상대 필드의 앞면 표시 카드의 효과를 무효화시킨다! 장착한 카드는 총 3장, 따라서 상대 필드의 몬스터 3장의 효과는 무효!"
호프 레이에 장착되어있던 드래고닉 할버드가 용의 형태로 변신하더니 입에서 푸른 입김을 내뿜자 에어맨, 브레이브 네오스, 스피릿 오브 네오스가 본래 색을 잃고 칙칙한 회색으로 변하면서 한 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고 말았다.
"전, 이걸로 턴 엔드...."
{김병훈 LP 7000, 패 3장 준대희 LP 4000, 패 4장 }
《TURN 3》
"그럼 간다! 내 차례다, 드로우!
지속 마법 [EN 웨이브]를 필드에 앞면 표시로 발동한 후, 마법 카드 [융합] 발동! 자, 일어나라 히어로들이여! 우리들의 힘을 보여주자고!"
무릎을 꿇는 것도 버거웠는지 엎드려 누워버리기 직전이었던 히어로들이 다시 일어나 소용돌이 안으로 힘차게 점프했다.
"필드의 스피릿 오브 네오스와 에어맨을 소재로 융합! 소환 조건은 속성이 다른 히어로 몬스터 둘! 나와라, [엘리멘틀 히어로 선라이저]!
체인 1로 선라이저, 체인 2로 EN 웨이브의 효과 발동!
선라이저가 특수소환에 성공한 것으로 [미러클 퓨전]을 가져오고,
엘리멘틀 히어로가 융합 소재가 되었으니 웨이브의 효과로 덱에서
[네오스페이시언 그랜드 몰]을 특수 소환!"
드릴이 -우우웅-하는 시끄럽게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리더니 그 아래서 두더지가 튀어나왔다.
사실 여기서 그랜드 몰로 호프 레이를 공격해, 자신의 효과로 바로 치울 수도 있겠지만, 아직 병훈에겐 ZW을 장착할 기회가 한 번 남아있다. 예를 들어 몬스터 효과를 무효로 하는 페가수스 트윈 세이버라든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에이스에는 에이스로 맞대응하는게 듀얼리스트로서의 예의라고 생각한 대희 쌤은 공격 표시로 소환한 그랜드 몰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패에서 카드 1장을 더 꺼냈다.
"[네오스페이스 커넥터]를 일반 소환하고 효과 발동! 덱에서 [네오스페이시언 블랙 팬서]를 특수 소환!"
듀얼 필드 위로 웬 우주가 나타나자 커넥터가 손가락으로 빔을 쏘더니, 그 신호를 받아 보라색 별똥별 하나가 필드에 떨어져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커넥터의 몸에도 팔다리가 늘어나고 근육이 두드러지는 등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커넥터의 또다른 효과로, 자신을 릴리스하고 묘지의 네오스를 특수 소환! 와라, 나의 페이버릿 카드! [엘리멘틀 히어로 네오스]!!"
몬스터 존에 우주가 엿보이는 작은 홀이 열리자 그 위로 네오스가 한쪽 무릎과 반대쪽 주먹을 땅에 짚은 상태로 천천히 올라오더니 자리에서 일어서며 자세를 취했다. 듀얼디스크에 세팅된 카드에 난 미세한 하얀 흠집들과 살짝 바랜 색깔 등을 보아 '페이버릿 카드'답게 아주 오래 전부터 쓴 모양이다.
"있잖아, 병훈아. 내가 신기한거 하나 보여줄까? 네오스에겐 다른 융합 덱에는 없는 특별한 소환 방법이 있다고!"
"특별한.... 방법....?"
"그럼 지금 여기 보여주지. 난 필드의 네오스, 그랜드 몰, 블랙 팬서를 덱으로 되돌려 셔플!"
그 말을 들은 몬스터 셋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자리에서 점프해 소용돌이 모양의 거대한 은하로 빨려들어가 흡수되었다.
"트리플 콘택트 융합! 나타나라, [엘리멘틀 히어로 네뷸라 네오스]!!"
방금 전만 해도 새하얬던 은하가 세 몬스터를 따라 빙글빙글 돌더니, 노란색과 검정색이 섞인 빛으로 폭발하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공위성을 연상케 하는 날개, 오른팔에 달린 드릴과 왼 주먹에서 파직거리는 보라색 에너지체 등 원래의 형태에는 없었던 갑주를 입은 네오스가 날아와 필드에 착지했다.
"콘택트 융합은 [융합]을 사용하지 않고 필드의 소재를 덱으로 되돌려 소환하는 특수한 융합 소환이지!
그럼 난 체인 1로 네뷸라 네오스, 체인 2로 EN 웨이브의 효과를 발동! 네오스나 네오스페이시언이 덱으로 돌아간 것으로 묘지의 스피릿 오브 네오스를 특수 소환!
그리고 네뷸라 네오스의 효과! 엑스트라 덱에서 특수소환에 성공 시, 상대 필드의 카드 수만큼 드로우한다!"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병훈의 필드에 있던 호프 레이와 그에 장착되어 있는 ZW들에게서 노란 빛줄기들이 빠져나오더니 대희 쌤의 덱에 모여 LED 전구처럼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뭐야.... 내 카드들이 상대에게 힘을 불어넣고 있어....?"
"상대 필드의 카드는 5장, 따라서 5장을 드로우한다!!
끼얏호우~! 덱과의 교감에 성공했다! 아, 그리고 네뷸라 네오스의 또다른 효과가 있지! 그건...."
네뷸라 네오스가 호프 레이를 향해 보라색 에너지체를 쏘자 호프 레이가 본능적으로 라이트닝 블레이드의 칼날을 들어올리고는 가볍게 튕겨내었다. 하지만 그의 노림수는 따로 있었다.
"호프 레이를 제거하려고 해도, 장착한 ZW들의 효과에 의해 상대 효과 대상이 되지 않고 파괴도 되지 않.... 아니?! 라이트닝 블레이드가...."
검의 형태로 호프 레이의 손에 쥐어진 라이트닝 블레이드가 갑자기 부르르 떨리기 시작하더니 강제로 동물의 형태로 돌아와 배가 위로 올라온 채로 드러누워 발작하는 것이였다. 덤으로 검을 1개 잃은 호프레이의 공격력 또한 하락하였다.
"자신의 효과로 드로우 후 필드의 앞면 표시 카드 1장의 효과를 턴 종료시까지 무효로 해! 내가 고른 카드는 라이트닝 블레이드! 이제 ZW들을 효과로 파괴할 수 있겠네?"
"크윽....."
완벽한 줄 알았던 ZW의 내성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병훈과 호프 레이의 동공이 떨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현재 대희 쌤의 패는 8장. 능동적으로 상대를 견제할 수단 없이 타점만 높은 호프 레이를 쓰러뜨리기엔 전혀 무리가 아니였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소환에 성공한 스피릿 오브 네오스의 효과로 이번엔 [인스턴트 콘택트]를 가져오고, 또다른 효과를 발동! 자신을 덱으로 되돌려 히어로 일반 몬스터를 특수 소환! 다시 와라, 네오스!!
이어서, [EN 셔플]을 발동! 브레이브 네오스를 엑스트라 덱으로 되돌리고, 덱에서 [엘리멘틀 히어로 에어맨]을 특수 소환!
그리고, 소환한 에어맨의 또다른 효과로, 자신 이외의 히어로 몬스터의 수까지 상대 필드의 마/함을 파괴한다!
날려버려, 에어맨!! 최대 출력 스톰 블래스터!"
에어맨의 양 날개에서 회색의 소용돌이가 보일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자, 호프 레이에 장착되어있던 드래고닉 할버드와 토네이도 브링거가 버티려고 안간힘을 쓰다 결국 힘없이 지푸라기처럼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또한 마/함 존에 버티고 서있던 [엑시즈 체인지 택틱스] 역시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작은 파편으로 분해되었다.
거기에 라이트닝 블레이드의 효과는 무효, 브링거와 할버드는 파괴했으니 이제 호프 레이의 공격력은 5000. 유토피아 못지않게 전투에 자신있는 히어로에겐 더 이상 어려운 수치가 아니였다.
"에어맨과 네오스를 소재로 [엑스트라 히어로 원더 드라이버]를 링크 소환하고, 마법 카드 [인스턴트 콘택트]를 발동! 라이프를 1000 지불 후, 엑스트라 덱에서 [엘리멘틀 히어로 에어 네오스]를 소환 조건을 무시하고 특수 소환!
{준대희 LP 4000-> 3000}
그리고, 링크 앞에 히어로 몬스터가 특수 소환된 것으로 원더 드라이버의 효과 발동! 묘지의 [마스크 체인지]를 자신 필드에 세트!"
만반의 준비가 끝나자 '히어로' 몬스터들이 전부 공격 태세를 갖추어 호프 레이를 에워쌌다.
"그럼 배틀! 에어 네오스로 호프 레이를 공격! 에어 네오스의 공격력은, 자신의 라이프가 상대보다 적을 경우 그 차이만큼 올린다! 현재 라이프 차는 4000, 따라서 공격력은 총 7100!"
에어 네오스가 날갯짓으로 바람을 일으키려던 찰나.... 어떤 파란색 덩어리가 날개에 달라붙자 에어 네오스가 균형을 잃고 그만 추락해버리고 말았다.
"아니?!"
"제가 발동한 카드는.... [무지개 크리보]! 상대 몬스터의 공격 선언 시, 그 몬스터에 이 카드를 장착하는 것으로, 장착 몬스터는 공격 선언할 수 없어요!"
지금 공격력이 5000을 넘는 히어로 몬스터는 에어 네오스 하나뿐이였다. 게다가 선라이저의 (3)번 효과로 장착된 [무지개 크리보]를 효과로 파괴한다한들 에어 네오스의 공격권은 이미 사용한 상태라 그가 다시 공격 선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네뷸라 네오스로 호프 레이를 공격!"
"아니, 공격력 3600으로...?!"
"이 순간, 선라이저의 효과 발동! 다른 히어로 몬스터가 공격 선언할 때, 상대 필드의 카드 1장을 파괴한다! 난 호프 레이를 선택!"
"그렇게는 안 돼요! 호프 레이가 효과 대상이 된 것으로, 덱에서 [ZW-페가수스 트윈 세이버]를 공격력을 1000 올리는 장착 카드로 장착! 그리고, 장착된 세이버의 효과로 1턴에 1번, 상대 필드에서 발동한 몬스터 효과를 무효로 합니다!"
말발굽 소리와 함께 흰 날개가 펄럭이자, 트윈 세이버가 세로로 분리되더니 다리 부분이 손잡이, 날개 부분이 칼날인 쌍검이 되어 호프 레이의 양손에 들어왔다. 그리고 네뷸라 네오스의 팔과 호프레이의 검이 충돌한 사이 선라이저가 후방에서 기습하려하자 등에 달린 날개로 거센 바람을 일으켜 선라이저를 날려보냈다.
"이걸로 전투로 파괴되는 건 선생님 쪽 몬스터에ㅇ.... 어?"
호프 레이의 쌍검을 붙잡은 네뷸라 네오스가 힘 차이에 의해 점점 뒤로 밀려나던 순간, 갑자기 네뷸라 네오스의 등에서 가장자리가 노랗게 물든 흰 깃털 날개가 돋아났다.
"데미지 계산 시, 패에서 [엘리멘틀 히어로 어니스티 네오스]를 묘지로 보내고 효과 발동! 히어로 몬스터의 공격력을 2500 올린다!!"
호프 레이의 공격을 떨쳐 내고 하늘 위로 높이 날아오른 네뷸라 네오스는 힘을 충분히 모았는지 호프 레이를 향해 급강하하며 앞으로 주먹을 내질렀다.
"그.... 그렇다면! 유토피아 몬스터가 배틀이나 효과로 파괴될 경우 묘지의 [ZS-호프 세이지]를 대신 제외할 수 있어요!"
네뷸라 네오스의 급강하 공격을 호프 세이지가 대신 맞아주면서 호프 레이의 몸에는 흠집 하나 없었지만, 충돌로 인해 병훈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충격파까지 막지는 못했다.
{김병훈 LP 7000-> 6900}
"헉... 헉.... 버텨냈다....!"
"아니, 과연 그럴까?"
"네.....?"
"이 듀얼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고! 난 속공 마법 [콘택트 아웃]을 발동! 콘택트 융합체 1장을 엑스트라 덱으로 되돌리고, 그 소재 1세트를 덱에서 특수소환한다! 와라, 네오스! 그랜드 몰! 블랙 팬서!"
네뷸라 네오스가 하얗게 빛나더니 3마리의 몬스터로 분리되어 어느샌가 대희 쌤의 필드엔 몬스터가 6장으로 꽉 찼다. 그리고 어둠 속성인 블랙 팬서가 필드에 나오면서 대희 쌤의 필드의 속성 종류도 하나 늘어났다.
"간다! [네오스페이시언 그랜드 몰]로 호프 레이를 공격! 이 순간, 그랜드 몰의 효과 발동! 전투를 실행하는 자신과 상대 몬스터를 주인의 패로 되돌린다! 드릴 몰!!"
호프 레이가 반격을 위해 검을 휘드르자, 그랜드 몰은 양 어깨에 달린 드릴을 앞으로 겨누어 칼날을 막아내더니, 드릴을 회전시키며 자신보다 수십 배는 더 큰 상대를 띄워 그와 함께 저 하늘 위로 사라졌다. 푸른 하늘의 작은 점이 반짝하며 사라진 것을 보아 아마 대기권을 넘어 우주까지 간 듯하다....
"아닛, 호프 레이~! 어디까지 가는 거야~!!"
최후의 방어선이였던 호프 레이마저 무너지자, 병훈의 필드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
"그럼 너에게도 두근거림을 느끼게 해주지! 원더 드라이버와 선라이저로 각각 직접 공격!"
"끄와아아앗!"
{김병훈 LP 6900-> 1300}
"자, 마무리는 역시 주인공이 해야지! [엘리멘틀 히어로 네오스]로 플레이어에게 직접 공격! 받아라, 래스 오브 네오스!!!"
대희 쌤의 말이 끝나자마자, 네오스가 초록불을 보고 엑셀을 막 밟은 레이싱 카처럼 팔을 앞뒤로 흔들며 병훈을 향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아니.... 분명 외모는 TV에 나올 법한 히어로인데 가까이서 보니 왜 이렇게 무서운 거야?? 웬 키가 3m가 넘는 근육질 아저씨가 마치 "이 놈~!"하고 소리칠 것처럼 성큼성큼 달려오자 병훈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네오스가 병훈의 코앞까지 오자 그대로 오른손 날을 바람이 일어날 정도로 세게 휘둘러...
"으아아아아아~!!"
{김병훈 LP 1300-> 0 듀얼 종료}
병훈은 솔리드 비전의 충격량이 낮게 설정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오버했는지 뒤로 넘어지다가 벽에 등을 박고서는 겨우 멈췄다.
"와.... 진짜 프로 선수가 맞으시네요! 공격력이 10000이 넘는 호프 레이를 꺼낼 때만해도 다 이긴 줄 알았는데!"
병훈은 뒤로 넘어지면서 등에는 먼지가 다 묻고 지끈거리기까지 했지만 별로 신경쓰지도 않았다. 평소에는 만나기 힘든 애니에 출연한 주인공의 상징적인 몬스터(그것도 전 프로선수가 사용하던 것!)의 공격을 받는 영광을 입었다고 생각한 병훈은 꿋꿋이 양손을 털고 일어서 대희 쌤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사실 나도 네오스를 연구한지 몇 년밖에 안 되어서 종종 실수를 하긴 해. 나중에 좀 더 익숙해지면 한 번 대회도 나가볼까.... 아, 그건 무린가?"
"그럼 저도 프로 선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쌤만의 비법이 있나요?"
"비법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데, 공격력 높은 에이스는 확실히 멋있고 결정타를 냈을 때의 뽕맛도 대단하지만... 듀얼은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야. 사실 요즘 듀얼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게 더 무섭단 말이지.... 하도 전개가 빨라져서 이젠 패에서도 카드가 날아오고 그래.
그러니까, 너도 프로가 되고 싶으면 '이 카드를 뽑으면 필승이다!' 같은 마인드보다는 여러 돌발 상황을 고려해서 보다 신중하게 카드를 내야 할거야. 마치 너가 에어 네오스의 공격을 무지개 크리보로 막은 것처럼, 예측 불가능한게 듀얼이니까. 그래서 난 이 턴 안에 게임을 끝내지 못할 것을 대비해 원더 드라이버의 효과로 마스크 체인지를 세트하고 다음 턴에 너가 다시 반격해오면 [마스크드 히어로 블래스트]를 꺼낼 준비도 해두었고. 가능하면 플랜을 여러 개 만드는게 좋아."
"네, 정말 감사합니다!"
병훈이 상체를 90도로 숙이며 인사를 하자 이제 다음 차례라는 자신 이라고 여긴 대희 쌤은 덱을 셔플한 후 듀얼디스크에 장착하려 했으나, 갑자기 우우웅,하고 휴대폰 진동음이 울리자 주머니에서 폰을 꺼낸 선생님은 전개된 듀얼디스크를 접고는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잠깐, 어이쿠....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콘마이에서 또... 난 잠깐 볼 일이 있어서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다. 아, 너 이름이 뭐랬지?"
"유시현입니다."
"아 그래, 시현아 너는 내가 미리 기억해두고 다음 번에 듀얼할게! 그럼 모두 이만~!"
모처럼 강한 상대를 만나 듀얼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시현에겐 설레는 시간이 하나 더 있었다. 그건 바로....
"시현아! 여기야, 여기!"
볼록하게 튀어나온 배낭을 맨 채로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류 선배였다.
--------------------------------------------------------------------------------------------------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5화 후편 이후 한 달 넘게 글이 없다가 이제서야 올리는 군요.
현생 문제 때문에 늦어진 것도 있지만, 5화 이후로 좀 더 발전된 글을 써보겠답시고 여러번 수정도 했는데도 글의 퀄리티가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도 한 몫 했습니다....
대신 이번에도 약간의 개선 사항을 적용하였는데, 바로 대화문 사이의 여백을 늘리는 것입니다. 제가 노트에다가 쓸 때에는 별로 체감이 안 되었지만, 직접 글을 올려보니 대화문이 연속으로 나올 때에는 보기가 좀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빈공간을 1칸에서 2칸으로 늘려 가독성을 늘려보았습니다.
이 개선사항은 5화부터 적용되었던 것처럼 이전 글에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아, 그리고 마스터 듀얼에 [엘리멘틀 히어로 에어 네오스]가 수록되지 않아서 카드 이미지를 구하는데 상당히 애먹었는데, 고화질 일러를 만들어주신 kc 인증의 수행 사제 님과 lahmu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위쪽이 수행사제, 아래쪽이 lahmu님의 이미지입니다)
그럼... 필력도 좋지 않고 연재 속도를 봤을 때 완결이 날 지조차 의문인 입문용 팬픽이지만 읽어주시는 여러분에게 감사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6.5화(번외편)에서 계속 됩니다.
로그 오류나 오타 지적 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중간에 올라온 캡쳐본은 자꾸만 업로드 중에 오류가 나서 따로 올린 부분입니다. 월요일부터 글을 올리려 하는데 자꾸만 잘못된 요청이라고 뜨길래 무슨 문제인가 싶어서 질문 글도 올려봤는데, 이상하게 듀얼 파트만 따로 올리니 정상적으로 되더라고요. 그래서 글을 토막내서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한 결과, 다른 곳은 문제 없는데 시현과 다연의 진실의 방(?) 파트만 올릴 때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어느 부분이 오류인지, 해결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불가피하게 캡쳐본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딴 문단 중에서 오류가 있는 것 같긴 한데 그걸 일일이 찾는다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라.... 좀 조잡해 보여도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단은 이 상태로 올렸지만, 나중에 다시 한 번 시도해보고 일시적 오류라면 캡쳐본 대신 글로 원상복구 하겠습니다.)
그랜드 몰 바운스 이거 몇 년만에 보는 플레잉인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히어로에 유토피아 라니 이거 사실상 주인공 매치군요 오오 덱짜느라 고민하는 부분도 더블업찬스 처음 나온 그 파트 오마주이신지?
역시 주인공 매치는 공식적으로는 잘 안 나오는만큼 설레는 법이죠. 이 조합은 나중에 또 한 번 듀얼 시켜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랜드 몰 바운스 이거 몇 년만에 보는 플레잉인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히어로에 유토피아 라니 이거 사실상 주인공 매치군요 오오 덱짜느라 고민하는 부분도 더블업찬스 처음 나온 그 파트 오마주이신지?
역시 주인공 매치는 공식적으로는 잘 안 나오는만큼 설레는 법이죠. 이 조합은 나중에 또 한 번 듀얼 시켜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