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벗기지마라는 대사가 맘에 들어서 소설 한번써봤어요
좀 길어요 18KB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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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군사업체 그리폰&크루거에 이력서를 넣을 때가 생각난다 왠 뜬금없는 과거회상인가 싶지만 곧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자 합격이라는 소식을 접한 후 가벼운 면접과
S09지역 지휘부로 날 이송시켜준 직원들이 스쳐지나가고 지휘실에서 만나게된 보급관이자 안내자,임시부관 카리나가 떠오른다 그리고 이 뻘글의 주인공 나강리볼버가
마침내 등장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지원되는 전술인형 3기중 하나이자 나에게는 2대 부관 또는 정식부관이며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동반자인 나강이는 늘 주위에 있었던만큼
신뢰나 친밀도는 더할 나위없이 강하다
그런 나강이에게 부탁 하나정도야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그런고로 한가지 가벼운 부탁을 해보았지만..
"그건 별로 내키지 않는구먼 지휘관 다른 일은 없는가?"
곧바로 거절하는 나강이를 보고 역시나라고 생각하며 원래 할 일이었던 모의작전에 편성시켰다 웃으며 다녀오겠다는 나강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을 되집어
본다 역시 거절한다면 강제로? 그랬다간 술대신 모신나강의 삽질로써 느끼는 숙취아닌 숙취가 두렵다 어째서 모신나강의 삽질솜씨를 알고있는지는 꺼내고싶지 않은
기억이다 손에 들린 삽이 땅이 아닌 나를 노려볼 때 얘가 정말 저지를 생각이구나라면서 호신용 권총의 그립감이 간절하고 그리웠다 얘는 분명 ASST각인을 삽에도
새겼지 싶다
아무튼 나강이가 거절했다고 포기할 순 없다 여지껏 지내면서 어느 순간에 생각난 한가지가 계속 나를 충동적이게 만들면서도 머리를 식혀주고 잔머리를 굴리게 만든다
그 단 하나의 목적은 바로 나강이의 모자를 벗기는 것
이런 얘기를 진지하게 누군가의 앞에서 꺼낸다면 쓰잘떼기없는 너같은 고민을 했구나라며 바보취급하겠지만 충분히 반박할 수 있다 나강이의 모자를 벗겨보는게
얼마나 간절한지를 말이다
지휘부의 첫 대면에서 모자를 썻고 여름에도 답답해보이는 털모자를 머리 위에서 내려놓지를 않았고 세차고 찬바람이 부는 가을,겨울에는 제 역할을 다하는 모자였다
해와 바람도 지나가는 나강이의 모자를 못 벗겼으니 무승부이므로 내가 반드시 벗겨보고싶다 야한 뜻이 아니다 식사를 할때도 착모상태 서약한 뒤에 신혼여행같은 기분도
낼겸 드라이빙을 다녀올 때도 한껏 꾸민 나강이가 이뻤지만 그때도 자신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자신의 정체성이라도 되는건가 아니면 원형탈모를 앓....아니다 내가 미쳐서
이런 가정을 하는것은 IOP직원을 모욕하는 것이며 머리 속으로만 생각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한다 누구에게라도 터놓고 얘기했다간 다양한 색깔의 눈동자들이 색을 잃고
어두워지며 동공이 확장되며 미간을 찌뿌릴 것이다 그리고는 나를 인간부스러기 취급해줄게 당연하다 인간이란 단어가 들어가있네 그냥 부스러기다
직접적인 시도는 못해도 간접적인 시도는 몇번 해본적이 있다 허리를 앞뒤로 숙이며 스트레칭을 하며 나강이에게도 따라해보라고 자연스럽게 제안해봤을 때 순조로이
따라해줬다 물론 모자는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모자를 책상에 올려두고 따라하면 될 것을 한 손으로 모자를 잡고 스트레칭을 하는게 아닌가
또 한번은 모자에 얼룩이 졌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면 나강이가 당황하며 얼룩진 곳을 확인하기 위해 모자를 손에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상상을 했지만 어림도없지
잠시만 기다리게라는 말과 함께 두손으로 모자를 푹 누르고는 숙소에 다녀온 나강이는 말짱하지 않냐며 화를 냈다 장난이라 무마하면서도 진짜 얼룩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예비모자가 기다리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언젠가 작전에 다녀온 뒤에 모자가 심하게 손상됐는데도 다음날에 멀쩡한 모자를 쓰고 내 옆에서 부관을 서주었으니까
강제로 모자를 벗겨도 러시아 전통인형 마트료시카 마냥 모자가 또 나오는게 아닐까? 마침 러시아 총기의 인형이기도 하고 말이다
뭔가 점점 의식의 흐름대로 몸을 맡겨버렸다 그깟 모자에 이렇게나 관심을 기울이는 내가 이상한 놈이다 그래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은 집어치우고 나강이가 훈련에서 돌아오면 강제로 모자를 벗겨볼테다 나강이가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지금껏 건드리지 않았던거지만
어쩔 수 없어 궁금하게 만든 나강이가 잘못한거니까 카리나도 궁금해하더라고 머리! 머리를 보자!
"으읏! 갑자기 한기가 느껴지는구먼.."
원래 추위에 내성있을 법한 러시아 인형이며 실내에서 딱히 혹한기 훈련을 하는것도 아니거늘 몸을 떠는 나강리볼버를 다른 인형들이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이윽고
나강리볼버와 같은 제대에 있던 인형들이 놀려대기 시작한다
늙을수록 몸을 따듯하게 해줘야하는데 오늘은 복대를 안차고 오셨나요?/찬 공기는 아래쪽으로 내려가므로 키작은 나강이는 추위를 더 잘 탈 수밖에 없어/뜨개질세트 빌려
드릴까요? 훈련이 끝나면 수복실로 오세요 진찰해드릴게요/너 요즘 보드카가 모자란가보구나? 오늘 밤에 달리자!
냉혹한 인형의 세계에서 다른 인형들의 거친 관심을 가지는 나강리볼버는 머쓱하게 웃어주며 받아쳐준다 참 별거아닌 일에도 신경써주고 즐거운 동료들이다
아직 훈련 중이라며 다시 전열을 가다듬자고 이끄는 나강리볼버는 오랜시간 지휘관의 옆에서 부관을 맡았으니 또한 최고참 인형이기도하니 리더쉽이 두드러진다
나강리볼버 자신도 그 점을 스스로 강점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에 따라 불만이 하나 생겼다 또는 원래 불만이었지만 더욱 부각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바로 키가 작다는 점이다
방금 인형들이 놀린 것 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한 인형만큼은 걸고 넘어졌었는데 바로 마카로프이다
'찬 공기는 아래쪽으로 내려가므로 키작은 나강이는 추위를 더 잘 탈 수밖에 없어'
앞서 말했듯 키작은 것이 마음에 켕기는 나강리볼버가 작은 키로 놀리는 마카로프에게 미들킥을 날리며 '딱히 키가 훨씬 큰 것도 아니면서 막말하지 말게나!'라고 받아치는
모습은 키작다고 놀린 점에서 발끈한 것이 확실히 보인다 그런 점에서 모자를 쓰는 이유도 키가 약간 커 보인다는 사실때문이지만 다른 대부분의 인형들은 신경도 안쓴다
키가 작다고해서 노병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다시금 집중하는 나강리볼버의 제대는 전술교범의 정석대로 움직이며 카리나의 작전보고서 수량을 채우기에 차고 넘치는 기록을 남겨주었다 가상훈련이라고 할지라도
실전의 전투기록을 약간씩 변형시켜서 전장을 모방시키는데도 방금처럼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건 전투에 능숙한 점과 훈련이라 긴장이 덜한 것이 6:4 정도의 비율이 이뤄낸
결과이다 그 여유로움을 이어서 모의전이 끝난 인형들은 자유시간을 가졌지만 나강리볼버는 부관으로써 지휘관의 옆자리로 돌아가며 딴생각을 한다
'요즘 지휘관이 이 몸의 모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구먼'
그 이유를 찾아보니 한가지 떠오른다 항상 같은 모자를 쓰고있던 자신의 모습에 다른 모자를 써보기를 돌려서 제안한게 아닐까? 언제나 기본모자와 개조모자를 번갈아 쓰곤
했으니 충분히 일리있다고 생각했다 신혼여행겸 드라이빙을 갔을 때도 사복을 입었지만 모자만큼은 늘 쓰던 네잎클로버 모양의 리본이달린 하얀 털모자였다 모자에 많이
정이 들었기에 다른 모자는 생각을 안해봤지만 지휘관이 어쩌면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강리볼버는 그대로 발걸음을 돌리고 숙소로 향했다
지금은 아무도없는 나강리볼버의 숙소에는 나강리볼버,모신나강,마카로프,그로자,AK-47,토카레프 총 6명이 방을 나눠쓰고 있다 러시아 총기의 인형답게 보드카병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있고 쑤까불럇한 삼선 추리닝이 보인다 모든 인형이 한벌씩은 가지고 있는데 어찌저찌 잘도 구분하고 있다 방치된 옷과 보드카병의 주범은 어젯밤에
달렸던 인형들임에 틀림없다며 나강리볼버는 한탄했다 사실 자신도 그 범인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범인을 찾을 필요도 없다 숙소의 모든인형이 어젯밤에 달렸었으니까
정리정돈이 모자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대로 주섬주섬 적당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적당히 치운 거실을 지나서 모신나강의 방에 잠입한 나강리볼버는 옷장 속에서 언니의 개조 후의 모자를 꺼내들었다 어째서 모신나강의 모자 2호를 골랐을까 그간
나강리볼버는 기본의복과 개조 후의 의복 모두 흰색이 주되었기 때문에 마카로프의 파란 모자나 AK-47의 빨간 모자는 너무나도 눈에 띄었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모신나강의 모자 2호를 고르게 되었다 모자 1호를 골랐을 수도 있지만 그 점은 나강리볼버의 자유이다
혹시 도둑맞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메모를 적어둔다
"내 잠깐 모자 좀 빌리겠네-나강 리볼버"
짧은 내용이지만 충분하다고 생각한 나강리볼버는 전신 거울앞에서 모자를 시착해본다 약간 어색해보이지만 기왕 이미지체인지를 한다면 이 정도의 변화는 감수하자며
마음을 다잡았다 숙소를 나서고 부관의 자리로 돌아갈동안 머리에 위화감을 느끼며 지휘관의 반응을 기대하며 가슴의 두근거림을 즐겼다
나강이의 모자를 벗길 생각에 일에 집중을 못하겠다 보고서를 작성하다가도 멈칫하는 손길은 평소보다 빈도가 늘었다 나강이의 모자를 벗기는 시뮬레이션도 머릿속으로
몇번씩 돌려봤다 계획은 이미 완벽하게 짜놓은 상태 계획은 간단하다 돌아온 나강이에게 수고했다며 오랜만에 허그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허그하는 척하며 바로 모자를
뺏기엔 아쉬우니까 한번 껴안아주고서 놔줄 때 앗아갈 것이다 계획을 실행하기위해 필요한 준비물 나강이만 돌아오면 된다 하지만 훈련을 슬슬 끝마치고 돌아올 타이밍이지만 눈앞의 문은 나를 바깥세상과 단절시킨듯 하여 지휘부 내부의 고요함을 유발시켰다 외롭다 나강아 언제오니?
다른 일이 있어서 늦겠지 나도 일이나 보자
라고 다짐하고 바람직하게 일에 정신이 팔려있는 중에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나강이가 돌아왔는데?
"돌아왔네 지휘관~ 별일 없었는가?"
"수고했어 나강아 그런데 그 모자는..?"
"음! 늘 같은 모자를 썻더니 다른 모자도 한번 써보고 싶더구먼 그래서 빌려왔다네 어떤가?"
누구의 것인지는 잘 알고있다 모신나강의 모자인데 그것보다 다른 모자를 쓰고있는 나강이는 기세등등하게 가슴을 피며 감상을 물어본다 물론 어색하지만 충분히 이쁘다
나강이가 더할 나위없이 이쁜데 무슨 말이 필요하랴 갑작스런 나강이의 모자변경 공격에 정신이 팔려있으면 안된다라고 자각한지 3초 자리에서 일어나 나강이에게 조용히
다가간다 나강이는 약간 주춤하지만 아량곳 않고 다가가서는 말없이 끌어안았다 계획실행이다
"당연히 다른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워 그래도 그건 모자때문이 아니라 나강이가 원체 이뻐서 그래 늘 같은 모습을 보여줘도 상관없어 오히려 변함없이 이쁘니까"
실수에서 계산된 계획이라면 허수에서 시작한 듯한 실행이었다 모신나강의 털모자라는 변수가 생겼으니 당연히 도출되는 결과도 달라져야할 것 아닌가
급조한 대사를 건네면서 끌어안았던 두 팔을 올리며 자연스럽게 모자를 들어올린다 같이 돌려주자고 말하며 모자를 벗은 나강이의 모습을 찬찬히 관찰했다 금발의 긴머리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진다 두 손으로 모자를 잡고있는게 아니라면 당장 손이 올라갔을 것이다 또한 지금의 나강이의 모습은 전술인형보다는 하얀
의복이 연상시키는 순수한 눈이 쌓인 설원의 저녁노을 풍경의 의인화라고 느껴진다 보는 사람의 눈꺼풀을 약간 가라앉히며 마음이 편해지고 조용히 감상하게 만드는
아름다움을 지녔다 나강이가 고개를 서서히 떨구는것도 모르고 계속 나강이를 바라봤다 애절하게도 느껴진다 넋놓고 바라보노라니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거짓말이 아니다
극도로 긴장한 상태일때 눈앞의 움직이는 물체가 느리게 움직이는것처럼 보이듯이 수줍어하는 나강이의 모습이 나의 심박수를 올려준 것 같다
그러고보니 부끄러울만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구나 딱히 사실만을 말했을 뿐이지만 그나저나 나강이는 언제쯤 고개를 들어주실려나?
"....주시게.."
"예?"
목소리가 작아서 잘 못들었다
"돌려주시게나! 정말이지 자네는 능구렁이보다 음흉하구려!"
부끄러움에 어쩔줄 모르는 나강이가 모자를 채가며 뒤로 돌아섰다 모자에 얼굴을 묻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한다
와 이건 도저히 못견디겠다 덮칠까? 그래 덮쳐 내안의 욕망아
얼굴을 파묻은 나강이는 두 손으로 세수하는 다람쥐만 같다 그런 나강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다시 한번 괴롭혀줬다 볼을 검지로 콕콕 찌르면서 얄궂게 말한다 나강아
삐졋니? 얼굴 좀 보자아 라고하면 고개를 돌리며 손가락을 피하는 나강이가 잇몸미소를 만개시킨다 하나같이 예상을 빗겨나가는 전개의 연속이었지만 정말이지 끝내주는
결과이다
"알았어요 내가 미안해 키스해줄테니까 나강아 모자 좀 치워줄래?"
"또! 그런 부끄러운소리를!! 그래도... 키스는 좋을대로.. 하시게"
돌아보며 화를 내지만 정말 미워서 그런게 아닌 것쯤은 알고있다 나강이는 입술보다 빨갛게 변해버린 얼굴을 들어올리며 약간 뜸을 들이다가 눈을 감으며 고개를 들며
입술을 약간 내민다 나강이의 앞으로 다가가 가볍게 입을 맞춘다 살짝 놀라 신음하는 나강이를 안심시키듯 오른손으로 머리부터 등까지 살며시 쓸어내린다 입술을 떼며
서서히 눈을 뜨는 나강이의 측면으로 파고들어 왼손은 다리를 받친다 그대로 기습적으로 들어올린다 당황한 나강이는 붉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나에게 고정시켰다
난 미소로 답하며 지휘관실 내부의 수면실로 향한다 어찌 밤까지 기다릴쏘냐 나강이를 침대에 조심히 걸쳐앉히고는 수면실의 문을 잠군다 수면실 열쇠는 나,부관,카리나,예비용으로 구성되있어서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작전보고서를 신나게 작성하고 있을 카리나뿐이다 즉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는 그야말로 밀실공간! 시작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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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가 좀 위험한거 같네요 잘 못쓴거같아요 그래도 글쓰는건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