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로제타 게시판 연말이벤트인 '쓸데없는 물건 자랑대회'에 출품하려고 쓴 글인데, 생각해보니까 추억의 물건 게시판에 올려도 될 것 같더군요.
좋은 것만 올리고 싶었는데 이런 무쓸모 아이템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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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쓸데없는 물건이 어딨나 찾다가 발견한 물건입니다.
패키지의 로망(2005. 손노리 출시). (쓸데없는 것 1)
당시 화이트데이 폭망(이라고 주장중인데 주얼CD 물량까지 포함해서 실제로 팔린 패키지 양은 상당함.),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의 실패로 막다른 길에 몰린 손노리가 팬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내놓은 게임 합본입니다.
그때만 해도 패키지 게임이 사라져가는 시기에 고급지게 내놓은 합본 겸 한정판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손노리 팬들이 십시일반 모여서 사준 게임들인데, 얼마나 많이 찍어댄건지 몇년이 지난 뒤에도 용산 두꺼비시장에 굴러다닐 정도였던 한정판 아닌 한정판이긴 하지요.
열어보면 손노리군 만화(쓸데없는 것 2), 무언가 알 수 없는 종이, 그리고 달력이 있습니다.
(쓸데없는물건 2)로 지정된 손노리군 만화책 내부입니다.
당시만 해도 손노리군의 와레즈 까기는 많은 지지를 받았으나, 지금 보면 '게임도 못 만드는 놈들이 남탓만 오지게 함' 이라는 식으로 재평가가 이루어진 만화죠.
문제는 책 절반이 와레즈 까는 내용 원툴로 이루어진 저세상감성 분노 원툴 만화들이라 아햏햏 시절에 단련된 본좌도 눈갱당하니 방법당해서 손발리 오그라드오. 스타쉬피스하구려.
그 다음 내용믈은 손노리게임들의 광고를 모은 애드북, 그리고 손노리 히스토리 북클립. 얘네가 만들라는 게임은 늦게 만들고, 만들지 말라는 버그는 알아서 더 만드는 버그공장이었지만 게임 만들던 시절의 열정은 인정하기에 차마 이거까지 쓸데없는 물건으로 임명하지는 못하겠네요.
2002년 어스토니시아스토리 R 광고. 이미 죽은 게임기인 GP32의 온기가 남아 있습니다.
본인의 주머니를 열게 만든 포가튼사가 광고. 이게 그렇게 발매연기를 하더니 기다린 결과물까지 버그 떡칠된 개판을 칠 줄은 몰랐죠...
게임의 핵심인 패키지의 로망 합본의 7개 게임입니다. 시디 디자인은 꽤 예쁘긴 한데요, 문제는 얘네도 버그를 못 고친 애들입니다. 특히 도스버전 게임들을 포팅하는 수준에서도 버그가 나오고, 포가튼사가같은 버그뭉치들도 그냥 손놓은 수준에서 그대로 출시. (그나마 악튜러스는 손노리 치고 버그가 적은 편이었지만...)
제품하자 수준의 버그 종합세트 게임이기 때문에 (쓸데없는 물건 5) 로 임명합니다.
이렇게 길게 쓸데없는물건 빌드업을 짠 이유는 이거 때문입니다.
무려! 손노리 스페셜 멤버쉽 카드!!
뭔가 손노리의 호갱이 된 사람들에게 무언가 특별한 혜택을 줄 거라는 기대감을 주는 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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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쓸데없는 물건 그 자체)이니까 일련번호는 숨기지 않습니다.
원래 이 카드는 패키지의 로망을 팔아서 숨돌리기를 시도하는 손노리가, 만약 10주년을 맞은 손노리가 살아남을 경우 이 때 패키지의 로망을 사며 손노리를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10년 뒤에 파티라도 하겠다는 의미로 만든 카드이고, 글을 읽어보면 당시 손노리다운 개드립으로 점철된 카드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손노리는 (이름은 어째저째 흘러흘러 남아 있지만 본진인 회사는) 죽었고, 손노리의 수장이던 이원술 씨는 나중에 다함께 차차차라는 게임을 만들지만, 다 아시다시피 이 게임은 표절게임이었죠.
그 뒤에 화이트데이 IP로 화이트데이 2를 만들지만, 이 게임 역시 똥겜으로 만들며 침몰하게 되지요.
자기 회사도 건사 못할 정도의 양반이라 10년 뒤의 랜파티를 할 엄두도 못 낼 상황인 거는 이해하지만, 그 당시 한국 게임회사 종특인 '공수표 남발'의 실질적 사례 중 하나에 어울리는게 바로 이 멤버쉽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카드야말로!!
수녀님의 축복내림이 진심으로 필요한!!
The 쓸데없는 물건!!
이라고 생각합니다.
쓸데없는 물건은 카드에 적힌대로 손톱 때 제거에 사용합니다.
문제는 손톱 때를 제거하기에는 너무 낭창낭창한 카드라서 손톱 때조차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는 카드이고, 표창으로 날리기에도 너무 가볍고 낭창낭창해서 제대로 날아가지도 못하는 물건이네요.
결론 : 손노리 20주년 파티초대권이 가장 쓸데없다.
2000년대 초반에 국내게임 팬들은 호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