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늦게라도 인터넷에 자랑하고파 1달이나 지나서 올려봅니다ㅋㅋ
남자친구와 던전 앤 드래곤 (Dungeons and Dragons) 이라는TRPG를 하는데,
남친이 DM(던전마스터/GM)이고저는 플레이어 중 한명입니다.
3월 25일이 남친 생일이어서, 3월이 되고 생일선물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오래되지 않은 TRPG 인생이지만, 남자친구가 같이 플레이해봤던 DM중 가장 잘해서
던전앤드래곤 관련된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커스텀 제작으로 뭔가 만들고 싶었는데..
저희가 스트라드의 저주 캠페인을 시작한지 한달쯤 됐고, 파티원들도잘 알게 돼서 든 생각이 커스텀 DM스크린이었습니다
(DM스크린이란 이 이미지처럼 플레이어들이 DM의 계획이나 필기한 것들, 몹들의 생명력이나 수치 등을 못 보게저렇게 벽을? 쳐놓는 겁니다.
보통 바깥쪽에 일러스트가 있고안쪽엔 DM에게 유용한 정보 등이 적혀있습니다.)
남친이 스트라드의 저주의 최종보스인 스트라드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고,
같이 하는 게임이기도 해서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더욱 좋아할것 같았어요
잘만 하면 꽤 좋은 선물도 되고 유용하게 쓸 수 있을것 같아서 구상을 시작하고,
시간을 들여 결국 완성을 했습니다!
우선 바깥쪽 일러스트 구상부터 시작했습니다.
(파티원이 7명이었는데 그리는 도중에 한명이 빠지고 다른 한명이 새로 왔는데, 새로 온 캐릭터는 못 그렸습니다ㅠ)
여기까지 했는데 가로로 너무 짧다는 걸 깨닫고 길게 늘여서 만들었습니다
선 완성
그리고 일러스트 완성!
마지막에 조금 급하게 하느라 배경이 엄청 단순하지만,
그래도 캐릭터들이 공간을 잘 차지하고 있는것 같아서 만족했습니다.
캐릭터 간단설명(왼쪽부터 오른쪽)
(익숙한 캐릭터 디자인이 보일수도 있는데, 캐릭터 대표사진을 파티원들이 각각 일러스트를 골라서 써왔어서 그대로 차용했습니다)
Different – 드워프인데 키 작은 티플링이라고 우기는 소서러입니다. 불 계열 마법을 자주 쓰며, 아버지 찾아 삼만리입니다.
Mo – 인간 파이터입니다. 언젠가챔피언이 되기로 한 이 청년은 용감(?)하지만 늑대인간에게 물린 이후로 털이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Korfel – 제가 캐릭터인 다크 엘프(드로우 엘프) 로그입니다. 머릿결이아름답고 죄없는 사람들을 잘 죽이는게 특징입니다
Strahd – 플레이어 캐릭터가 아닌 이 캠페인의 최종보스인 스트라드입니다. 정확히는 DM이 플레이하긴 하지만요. 말빨이 장난 아닙니다.
Mike – 드워프 클레릭입니다. 반 농담으로섬기는 신이 플레이어 자신이라고 하고 롤플레잉 도중접신하고 “이건 메인 스토리 퀘스트가 아니니까 넘어가자” 라고 합니다ㅋㅋ
Vindis – 트라이탄 바바리안/팔라딘/드루이드입니다. 네. 3직업멀티클래스를 했어요.. 외지에서 어찌저찌 환율을 갖고 놀아서 부자가 됐습니다
Candoo – 인간 평민 클래스입니다. 평민 클래스가 정식 클래스가 아니라 정말 재밌는데, 할줄 아는게딱히 없는데 뭔가 잘 살아남습니다. 무기는 고무 튜브입니다.
다음은 세울 수 있는 틀을 만드는 단계였습니다.
(지저분한 책상은 양해 부탁드려요ㅋㅋ;)
A4 사이즈의 그.. 두껍고 안 접히는 판/종이를 구매해서 테이프로 이어봤어요.
가운데는 안 접히고 양 옆은 접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안쪽에 붙일것도 준비를 했습니다.
안에는 DM이 자주 보게 되는 정보들을 골라 모아놓은 것들로 이뤄져있는데,
읽기 쉽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된 것을 무료로 얻을 수가 없어서
DM's guild 에서 1 달러를 내고 PDF를 구했어요ㅋㅋ
(예시)
이제 출력만 남았습니다.
저희 그룹이 매주 수요일에 모여서 같이 게임하는데,
준비를 수요일 당일날 끝내서 급하게 가로로 눕힌 A4 x 4 를 감당할 수 있는 인쇄소를 찾았습니다.
출력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스티커 같이 접착이 가능한 타입으로 출력을 했어요.
아래는 출력한 일러스트를 틀에 붙인 모습입니다.
(접힌 상태는 A4를 가로로 두장 눕힌 크기)
펴서 안쪽에서 보면 이렇게 정보들이 나와있습니다.
바깥 쪽, 그러니까 플레이어들은 이쪽이 보입니다.
붙이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네요,
너무 길어서 계속 조심히 붙였다 뗐다 하고...
안쪽 정보란 종이는 붙였다 뗄 때 찢어져서 새로 출력했어요ㅋㅋ
다 만든걸 싸서 급하게 게임장소로 달려갔는데, 출력소에서 시간을 너무 써버려서 지각했습니다 ㅠ
남자친구ㅋㅋ DM스크린을 세우고 잠깐 멍했어요ㅋㅋㅋㅋ
이렇게 책상에 놓고 바로 썼습니다.
남친이 너무 좋아해줘서 만든 보람도 있었고 기뻤어요ㅋㅋ
파티원분들도 신나해서 더 좋았구요
원래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이렇게 큰건 처음해봤습니다.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와서 만족했어요
전반적인 테이블의 풍경도 올려봅니다.
제가 찍은건 아니지만, 캐릭터시트와 넘쳐나는 주사위와 미니어쳐들이 잘 보여서
좋아하는 사진이에요
+ 여담으로
제가 생일 선물을 주기 며칠 전에 남친이 먼저 선물로 (생일도 아니고 그냥) 제 캐릭터에 맞는 색의 주사위 셋트를 선물해줬습니다ㅠ
너무 잘 어울리고 너무 이뻐서 잘 쓰고 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못 쓰는 이 캠페인 캐릭터 전용 주사위가 됐어요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깔끔하게 잘 만드셨네요! 혹시 DMs Guild에서 구입하신 요약 PDF 이름 좀 알 수 있을까요?
늦은 답글 죄송합니다 ㅠ 이름은 DM Screen Inserts 고 https://www.dmsguild.com/product/214764/DM-Screen-Inserts 이거예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금손추!!
트라이탄이라는 종족은 매더개에 나오는 브라스카처럼 생겼네요. 혹시 라브니카 책에서 추가된 종족인가요?
아뇨! 그.. Volo's guide to monsters 에 나온걸로 알고 있어요! 근데 저 캐릭터는 일반적인 트라이탄처럼 생기지 않고 그.. 플레이어가 스타워즈에 나오는 특정 종족처럼 설정해서 그렇게 그렸어요.
이거 보면서 깨달은건데 다이스 트레이도 자작하고 그랬는데 왜 스크린 만들 생각을 안했나 싶네요. 아무튼, 주사위가 이쁜데 혹시 어디서 구매하셨는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
아마존에서 Metal Polyhedral Dice 라고 치시면 비슷한 종류 많이 나올거예요! 제껏도 미국에서 날라왔어요 ㅋㅋ
답변 감사합니다!
어디서 저렇게 멋드러지게 하시나 싶었더니... 다이스라떼군요 ㄷㄷ 미니어쳐는 다들 어디서 구하시나요?
미니어처는 저희 테이블 플레이어중 한분이 미니어처 페인팅을 잘하셔서 모델은 어디서 구해와서 (막 여러개 들어있는 패키지도 가끔 봤고) 그 위에다 페인팅만 직접 하시더라구요.
이러한 현실이 있단 말이냐 ㅠㅠ
볼때마다 생각하는건데 역시 TRPG는 인싸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