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가다가 내가 지금까지 상식으로 알고 있었던 사실이 실제로는 잘못된 정보였다는 걸 알게 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과자인 줄 알았던 빼빼로가 사실은 일본 과자인 포키의 카피 제품이었다거나
우리말인줄 알고 있었던 호랑이가 알고보니 한자어였고, 순우리말은 범이라거나
감자칩인 줄 알았던 프링글스가 법적으로는 감자칩이 아니라거나 하는 것 말이죠.
사실을 알게 된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에 휩싸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좀 신기하고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경험입니다.
체리 쥬빌레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
베스킨라빈스에서 개발한 제품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전설적인 프랑스 요리사인 오귀스트 에스코피에(Auguste Escoffier, 1846~1935)가 만든 레시피였다는 거지요.
가장 먼저 오렌지 주스를 만들어 줍니다.
시중에서 파는 오렌지 주스를 구입해서 만들어도 되긴 하는데, 이 경우에는 진짜 오렌지 주스인지를 확인하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오렌지 향만 입힌 설탕물도 많고, 100% 오렌지 주스라고 광고하는 제품들도 농축액에 물 탄 경우가 많거든요.
운반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오렌지 과즙에 열을 가해 졸여서 농축한 다음, 지역 공장에서 물을 타서 포장하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맛이나 향이나 영양소의 손실이 오지요.
NFC(Not From Concentrate) 제품을 구입하거나 아예 속 편하게 오렌지를 직접 짜먹는 게 좋습니다.
체리 아이스크림인 만큼, 당연히 체리도 준비해야 합니다.
체리 씨를 제거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빨대를 이용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일반 빨대는 너무 얇아서 힘들고, 좀 두껍고 단단한 빨대를 이용해서 꼭지 부분을 통해 씨앗 있는 부분까지 뚫어 준 다음
반대편 끝에서 다시 빨대를 꽂아 밀어내면 씨앗이 빠져나옵니다.
그나마 체리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씨를 뺄 수 있지요.
버터 약간을 팬에 녹이고 설탕과 오렌지 주스, 오렌지 껍질을 갈아 만든 제스트, 그리고 체리를 넣고 끓여줍니다.
체리가 안쪽까지 뜨겁게 다 요리되고 소스가 졸아들 때까지 가열합니다.
좀 더 걸쭉한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 옥수수 전분(Cornstarch)를 넣기도 합니다.
소스가 거의 다 완성되면 불을 줄이고 체리술(키르쉬)를 붓고 불을 붙여서 플람베합니다.
요리하면서 불을 붙이는 게 인기가 많은 퍼포먼스이다보니 레스토랑에서는 아예 이동식 버너를 이용해서
웨이터가 테이블 사이드 서비스를 해 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https://youtu.be/Pf0smT1MoT4).
일부러 불길도 좀 높이 올리고, 시나몬 가루를 슬슬 뿌려서 불꽃놀이도 해 주는 게 두둑한 팁을 받는 방법이지요.
가스 스토브였다면 그냥 팬을 살짝 기울이는 것 만으로도 불을 붙일 수 있는데,
전기 스토브라 토치나 성냥을 써서 따로 불을 붙여야 한다는 게 조금 번거롭기는 합니다.
그래도 플람베를 해 주면 재료들의 맛이 한데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왠지 더 깊은 맛이 나기 때문에 빼 놓을 수 없는 과정입니다.
다만, 알콜을 이용해서 불 쇼를 하는것이니만큼 항상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병 채로 술을 들이부으며 불을 붙이고 자기도 한 모금 마시고 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초보자가 집에서 그렇게 따라하다가는 자칫 잘못하면 대형 사고가 날 수 있으니까요.
샷 글라스에 부어서 팬에 술을 두르고 살짝 끓여서 알콜이 증발하기 시작하면 그 알콜 증기에 불을 붙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폭발하듯 불길이 치솟아 올라와도 놀라지 않는 게 중요하지요.
재료에 바로 부어버리면 술이 재료에 스며들어서 알콜 맛이 날 수도 있으니 요리 재료를 피해 팬에 부어서 불을 붙여줍니다.
요리에 맞는 술을 이용해서 플람베하는 것도 중요하구요. 예를 들어 디저트 종류를 플람베 할 때는 과일 브랜디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전에 만들어 두었던 아이스크림(http://40075km.tistory.com/71)을 한 스쿱 넉넉하게 떠서 유리잔에 올린 다음 완성된 소스를 부어줍니다.
아이스크림 위에 체리 소스밖에 없어서 좀 허전해 보이기는 하는데, 따로 장식을 하지 않는게 전통적인 요리법인 모양이더군요.
평소에 먹던 베스킨라빈스 버전에 비하면 소스와 아이스크림이 좀 따로 노는 느낌인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매력이 있습니다.
플람베를 통해 우려낸 체리 소스에서 나오는 깊은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거든요.
뜨거운 소스와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섞이는 걸 보니 왠지 카페 아포가토가 떠오르기도 하는 메뉴입니다.
1887년 당시 에스코피에는 파리를 떠나 런던에서 주방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가 마침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50주년이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에스코피에는 여왕이 즐겨 먹는 체리를 이용해서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게 되지요.
그래서 붙은 이름이 체리 쥬빌레(Jubilee: 기념제).
처음 레시피에는 아이스크림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먹는 것이 표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어찌나 인기가 많았던지 베스킨라빈스에서 그 이름을 따서 메뉴를 만들었을 정도니까요.
에스코피에의 명성에 묻어가려는 것처럼 보여서 좀 얌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레시피에는 애초에 저작권이라는 게 없으니 어쩔 수 없지요.
고생해서 개발한 새로운 요리법을 남들이 다 따라해도 돈 한 푼 받을 수 없다는게 어찌 보면 불합리하게 느껴지지만
의외로 많은 요리사들이 요리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자신의 레시피를 아낌없이 공개합니다.
여기에는 명예를 얻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지만, 손님의 입 속에서 사라지는 자신의 작품을 길이 남기고자 하는 열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술이나 음악과는 달리 개인의 미각이라는 한정된 영역에서 펼쳐지는 일회성 예술이기에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좀 더 오랜 기간동안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욕구가 요리법을 공유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거지요.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닥 어려울 것 없는 간단한 과정만으로도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체리 쥬빌레 역시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따위 개그는 김정일이 해도 북한주민한테 귀싸대기 맞습니다.
여러분! 지름이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뇌가 신용카드 되버리신건가...
?
중년탐정 김전일이라서 그렇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크~ 멋지십니다!!ㅊㅊ
하아하아 맛있겠..츄릅..
체리를 죽여서 넣기 때문에 체리주길래... 꺄르르르!!
김전일
?
;;
김전일
뇌가 신용카드 되버리신건가...
김전일
여러분! 지름이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김전일
이 따위 개그는 김정일이 해도 북한주민한테 귀싸대기 맞습니다.
뭐라 할말이...
구든살
중년탐정 김전일이라서 그렇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
케로로장재밋음은 항상 옳다
난 이거 웃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이분글을 보면 요리칼럼 한편 읽은것같네요 잘읽었습니다ㅊㅊ
아이스크림에노 고급품이 있구나... 하는걸 볼 때마다 느낍니다. 감탄감탄을 하면서 잘 보고 있어요.
오오 프링글레스가 감튀가 아니다니...당연히 감튀인줄..잘 보았습니다^^
프링글스는 감자를 썰어서 튀긴것이 아니라 감자로 만든 반죽을 밀어서 튀겨낸것이라 감자튀김으로 취급하지 않더라고요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닌데 창문세로 유명한 영국에서 감자칩에 세금이 더 붙기 때문에 회사에서 감자튀김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했었죠.
이건 꼭 해먹어 보고 싶네요
체리 아이스크림에 오렌지가 들어가다니 놀랍네요. 체리만 쓰는줄 알았더니....
체리마루 옛날에 체리 조각 들어가서 완전 맛있었는데 요즘에 원가 절감한다고 빼서 맛없어짐
범이 순우리말이었습니까?!
범이 한자고 호랑이가 우리말인 줄 알았는데...
오리지널은 오렌지 주스가 들어간다는 건 전혀 몰랐네요...
아..., 이 시간에 이걸 보는게 아니었는데...(침샘 파괴)
오른쪽 베스트 이번 걸로 갱신되기 전에도 까르보나라로 올라 있더니, 갱신되니까 바로 다음 게시물이 베스트에 올라 있네요. 대단...
배라에서 체리쥬빌레만 거의 사먹는데 원형이 있었다니!!.. 비슷한 체리류인 핑크팬더도 맛나더라능..
요리도 있고 깊이도 있고 좋은 글이었네요 ㅎㅎ
오렌지쥬스는 생각도 못했는데 우와...
음식같은거 특허 내는경우가 있던데 그런걸 못하는건가요?
으음? 베라가 명성에 묻어가려고 한다는 말이 좀 이해가 가지 않네요... 제가 요리나 이런것에 문외한이긴 하지만 샌드위치 같은 것도 그럼 서브웨이가 샌드위치 백작의 명성에 묻어가는 건가용?
쥬빌레는 왠지 라그나로크 슬라임 계열 떠오르네요.
3번째짤 환공포증 ㅎㅎㅎ
체리죽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