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날 있습니다.
정신적으로 하루 종일 시달리고 퇴근하는 길에
바로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날.
저녁도 거르고 일을하고나서 퇴근하는 길에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에 한잔 걸치고 싶은 날.
이럴 때 동네에 맛있는 해장국집 하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귀에 이어폰 꽂고 OTT보면서 고추기름을 두른 해장국에 한 잔씩 홀짝홀짝하고 나면 기분이 조금이나마 풀립니다.
제가 이 집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요 김치입니다.
아주 한여름이 아니면 익지 않은 김치가 나오는데 제 취향 저격입니다.
매번 혼자서 한 종지를 다 비워내야 식사가 끝납니다.
해장국이 나오기 전에, 밥 한 술 입에 물고 물 한 모금으로 촉촉하고 만들고, 김치 한 점 먹으면
산뜻하고 신선한 느낌의 김치에 밥의 단맛이 어우러져서 에피타이저로 그만입니다.
깍두기도 맛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추김치를 많이 먹는 통에 무 한두개 집어 먹는게 끝이지만
다른 분들과 같이 이 집에 해장국 먹으러 가면 깍두기를 더 많이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곳은 마늘장아찌가 테이블마다 통에 담겨져 있어서 제가 원하는 만큼 꺼내 먹을 수 있습니다.
해장국 먹고 나면 입에서 마늘향이 꽤나 오래 갈 정도로 마늘도 많이 곁들여 먹습니다.
원래 국물이 새빨갛지는 않습니다.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저는 고추기름을 두 바퀴 돌리고 식사를 시작합니다.
적당한 칼칼함과 깊은 감칠맛이 좋습니다.
이 집은 선지도 딱딱하지 않고 맛있는데 아침에 선지를 삶으시는지
점심 시간에 와서 먹어보면 선지가 푸딩같이 부드럽고 탱글하고 촉촉합니다.
양도 서운하지 않을 정도로 들어가 있는데 두툼하고 크게 썬 게 아니라 잘게 썰어져 나옵니다.
하지만 질기거나 잡내 하나 없이 맛있습니다.
다음주에 또 가고 싶네요. ^^
그 때는 기쁜 마음에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가면 좋겠습니다.
크어뻑예아
요 해장국 먹어보면 실제로 크어 라는 소리가 단전에서 올라옵니다. ㅎㅎ
저도 이런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ㅋㅋㅋ 현실은 얼른 집에와서 와이프랑 육아교대 해줘야함...ㅠㅠ
육아 화이팅 입니다!!
한잔 좋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