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 광기
이 영화에서 노래를 부르는 부분의 은유는 사실상 모두 광기를 나타내는 부분임.
집중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캐릭터가 셋인데 아서, 리, 교도관임. 알다시피 죄다 미쳐있음.
영화 끝부분에 자유를 얻은 아서가 리를 찾아가지만 리는 여전히 노래를 흥얼거림. 노래 그만하고 이야기를 하자고 하는 아서를 뒤로 한 채...
영화 자체 = 아서
이 영화 자체가 아서의 이야기임. 뭔 소리냐면 이 영화는 제목부터 조커라는 가면을 쓰고 있음. 하지만 우리가 2시간 동안 본 건 코믹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적인 빌런이 아니라 그저 빈민가에서 억울함과 외로움, 분노를 혼자서 쓸쓸히 견디며 겨우 겨우 살아가던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거임.
법정에서 조커를 연기하며 분장을 하고 허세를 부리는 자기에게 끝까지 분장 속 아서의 본 모습을 이해해준 친구의 일갈에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처음으로 따뜻하게 품어준 여자에게 달려가는 연약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거임.
계단에서 차갑게 아서를 냉대하던 할리퀸의 모습이 바로 우리와 투영되는 부분임. 우리가 기다린 건 '조커'지 '아서'가 아니었다는 걸.
토드 필립스 감독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배신감에 비난하는 걸 의도하고 만든 영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함.
마지막은 진짜 맞을 거 같음. 할리퀸의 모습을 통해 자기 영화를 통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누군가들을 비판할 목적, (꼭 관객 전체가 아니더라도) 그리고 이렇게 해놓으면 다신 3 만들어달라고 말 안 할 거라는 것도 노려서 ㅎㅎ
많은 감상에서 '너희가 보고 싶었던 것은 조커지 아서가 아니다' 라는 이야기가 보이는데 이래서였구나 그런데 궁금한게, 보니까 할리퀸이 아서를 홀대하는 씬은 영화의 중후반부 쯤 되어보이는데 이야기 들어보니까 조커 2는 시종일관 아서 플렉이었으며 조커 1에서 완성된 조커의, 조커다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고 영화 초반부터 조커는 정말로 없는 건가? 그냥 다 허세로 표현되어 있음?
홀대씬은 극후반임. 조커다운 모습은 약을 끊고 할리를 만나면서 보여줌. 근데 '조커다운 모습'이 아서 플렉이 아닌 건 아니라는 게 영화 내용 같음. '조커다운 모습'의 아서도 결국 할리를 위해서 보여주는 아서의 모습이었으니까... 허세...라기보다는... 자기가 '해피'니까 세상에 보여주어야 하는 모습이 '조커'라는 느낌?
흠 결국 조커 1편의 엔딩 이후의, 만들어진 조커의 등장의 추락이라기 보다는 만들어진 조커를 유지시키려고 하는, 아서 플렉의 주변 상황으로부터 시작하는 영화인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