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긴 머리, 22개월만에 드디어 기부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헤어 게시판에 글을 올릴 줄이야,
그것도 제 사진으로 올릴 줄은 몰랐는데,
머리 기부란 내용으로 처음으로 올려봅니다 ㅎㅎ
처음 시작은 그저 길러보고 싶어서였는데, 막상 아무 생각 없이 기르면 도중에 포기할 거 같아 목표를 세우며 길렀고,
2020년 1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약 22개월, 2년을 못 채우고 자르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론, 왼쪽에서 오른쪽 머리가 되었습니다 ㅎㅎ
한 장만 올리면 아쉬울 것 같아, 다는 못 올려드리고 몇몇 개만 추려서 간단하게 날짜 표기를 하며 보여드리겠습니다.
2020.12.01
아직 머리가 많이 안 자라서 왁스를 바르면 넘길 수 있는 정도였고, 옆머리는 시원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때 자른 옆머리가 올해 여름을 그렇게 덥게 만들 줄은 이 땐 상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2021.02.08
점점 기르다 보니 올림머리는 안될 정도로 내려왔습니다.
귀를 반 정도 덮는 머리가 되어서 계속 눈앞을 가려 불편했어요 ㅎㅎ
2021.06.13
머리가 귀를 덮은지는 오래됐고, 사실상 가장 맘에 들었던 길이기도 합니다.
대충 말리기도 좋고, 뭐 안 해도 편하고...
나름 잘 어울린다는 말도 많이 들었던 시기.
2021.12.30
스파이더맨 보고 온 날입니다.
여름 때보다 훨씬 길어져서 주변에서 흠칫하는 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겨울이라 따뜻하기는커녕 불편하게 더웠습니다.
2022.03.09
기존 직장에서 딴 곳으로 옮겼는데,
하필 유니폼이 카디건이라 뒷모습만 보시고 이모, 언니, 아줌마 등등으로 불리던 시기입니다.
2022.06.30
원래 계획은 여름 전에 기부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다만 예전에 투블럭 했던 옆머리 때문에 최소 길이가 모자라서 여름까지 쭉 길렀습니다 ㅠㅠ
그리고 대망의
2022.08.28
머리를 자르겠다는 날짜를 확정 짓고, 그간 해보지 못했던 머리들을 어머니의 도움으로 시도해 봤습니다.
제 스스로도 역겹지만 언제 다시 해볼지 모른다는 마음에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걸 다 해봤습니다.
생각보다 편한 건 하이포니랑, 댕기머리!!
그 외 머리는 너무 쨍하게 당겨서 머리가 아팠습니다 ㅠㅠ
그리고 대망의 다음날!!
야로나에 확정....
1주일 미뤄졌습니다 ㅠㅠ
그렇게 강제 휴가를 받고 2022.09.06 드디어 머리를 잘랐습니다.
머리 자르기 전 마지막 긴 머리...
얼마나 안 왔으면, 자주 가던 미용실의 원장님이 이사 간 줄 아셨다고,,,
그리고 사정없이 잘려나갔습니다.
아아 나의 22개월...
이것이 저의 22개월입니다.
빡빡 밀면 더 많이 기부할 수 있었으나, 바로 또 일을 해야 해서 그렇겐 못하고 할 수 있는 머리 중 가장 자연스러우면서 짧게 했습니다.
그래도 옆머리는 빡빡 투블럭 해서 미련 없이 기부할 수 있었습니다!
기부는 간단합니다. 이렇게 따로 잘 포장해서...
택배로 보내면 끝!!
보내고 3주 후에 기부증을 뽑을 수 있어서 아직 없지만, 그래도 나름 개인의 목표를 잡고 이룬 것이라 너무 뿌듯합니다.
솔직히 머리 길면서 주변에 따가운 눈총도 엄청 많이 받았었고,
기른 시점부터 갑자기 남성 긴 머리가 유행을 타면서 졸지에 못생긴 주제에 머리 기른다는 말도 들어봤네요 ㅋㅋ
무시는 했지만 참...;;;
그래도 열심히 모아 모아 이렇게 게시물도 남기도 잘했다 나 자신!
도장 찍어주고 싶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인 이번 주 월요일 사진 올리고 이만 떠나보겠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머리 기르시며 종종 눈총 받는 긴 머리 남성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간단한 남자 긴 머리의 장점과 단점
*장점*
1. 새로운 스타일링을 많이 도전해 볼 수 있다.
2. 잘만 기르면 아픈 친구들을 위해 기부할 수 있다.
3. 미용실을 안 가도 된다.
4. 가끔 머리만 안 감고 샤워해도 된다.
5. 여성분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다?
*단점*
1. 덥고, 덥고, 덥다.
2. 아침 낮 밤 할거 없이 머리가 엄청 빠진다.
3. 그 머리가 엄청 빠져서 욕조가 맨날 막힌다.
4. 근데 머리 말릴 때도 빠진다.
5. 머리 말리는 게 진짜 오래 걸린다.
6. 생각보다 남자 긴 머리는 할 수 있는 머리가 적다 (거의 댕기머리, 추노머리)
7. 따가운 시선이 많이 느껴진다.
8. 종종 언니, 이모, 아줌마등으로 불리지만 그게 나를 부르는 걸 알 때 슬프다.
9. 미용실 비용만큼 머리에 써야 하는 게 많아진다.
10. 여성분들 모자 쓰면 엄청 편해 보였는데, 전혀 아니였다.
11. 팔목에 머리끈, 가장에 집게 같은 거 필수 없으면 생활이 안된다.
등등... 단점은 많은거 같습니다...ㅎ

취미생활 아닌걸로 첫 오른쪽이네요!
모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