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목적지는 슈젠지 온천입니다.
미시마에서 기차를 타고 슈젠지 역까지 간 다음,
다시 버스를 타고 슈젠지 온천으로 가면 됩니다.
기억하기론 슈젠지 역이 종점이라 잘못 내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시간 계산을 잘 해야합니다.
슈젠지 지역은 시골입니다.
그래서 대중교통이 잘 다니지 않습니다.
1시간에 1대, 혹은 2시간에 1대 정도만 다닐 때도 있습니다.
이 날 여행 루트는
미시마 -> 슈젠지 -> 토이항 -> 시미즈항 -> 시즈오카
이렇게 여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문제는 슈젠지 -> 토이항으로 가는
대중교통 시간을 잘못 계산했다간
페리를 타면 1시간 걸리는 거리는 육로로 4~5시간에 걸쳐 돌아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여행지에서 여유보다는 시간의 압박을 받게 되었습니다.
만약 시즈오카 이즈반도 쪽으로 계획을 세운다면
차를 렌트하거나 대중교통 시간을 잘 계산하셔야 합니다.
미시마에서 슈젠지로 가는 기차입니다.
기차가 느리고 낡아서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치 이제는 사라진 통일호를 탄 기분이 들었으니까요.
일본 시골 모습은 이때 처음 본 거 같습니다.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적한 시골 풍경은 좋아합니다.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기 때문입니다.
슈젠지 역에서 슈젠지 온천까지 멀지 않습니다.
버스로 한 10분.
거리도 한 3km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천천히 여유롭게 걷고 싶었지만
시간상 그냥 버스로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언덕에 마을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집들은 제법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아
조금 으시시했던 곳이었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좀 걸으면 상점가가 나옵니다.
작은 신사 입구
작은 신사지만 큰 고목들이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드디어 슈젠지 온천에 도착했습니다.
하천 가운데, 바위 위에 있는 건물이
슈젠지 온천의 상징인 돗코노유입니다.
정확한 기원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보대사란 스님이 강물에 불교 도구로 내려치니
온천이 솟아났다고 하는 곳입니다.
족욕탕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이 많고 수건이 따로 없어서 이용하진 않았습니다.
이곳이 슈젠지라 불리는 이유는
바로 슈젠지라 불리는 사찰 때문입니다.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특히, 시즈오카는 도쿄 근교이다보니
일본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입니다.
그래서 일본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대나무숲길을 걸었습니다.
교토 아라시야마도 이런 대나무숲길이 있던데
일본 사람들은 대나무를 참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아라이료칸입니다.
이 료칸은 료칸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오래된 료칸입니다.
거의 150년이나 되었습니다.
물론 오래됐다고 다 문화재가 되는 건 아니고
아직도 메이지 시대 건축양식을 유지하고 있어서라고 합니다.
온천지답게 료칸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저렴하게 입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꽤 있습니다.
저는 시간이 없어 온천은 모두 패스했습니다.
식수대처럼 보이지만 온천수입니다.
물이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1시간 정도 둘러보고 이제 떠나야 합니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토이항에 페리를 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간에 쫓기듯 관광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제 잘못이니까요.
다시 슈젠지역 돌아가 토이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슈젠지 역에서 토이항은 멀지 않습니다.
거리로만 치면 대략 25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버스로 1시간이나 걸립니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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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무슨 이니셜D에나 나올 법한 고갯길이라서요.
버스가 기어갑니다.
정말로 아찔한 고개입니다.
버스도 절벽 가까이 붙어서 달리다보니 더욱 아찔했습니다.
그래서 버스 타는 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버스만 다시 한 번 타보고 싶었던 길이었습니다.
차를 렌트하신다면 이 고갯길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렌트카만큼 빠른 차도 없으니까요.
드디어 토이항에 도착했습니다.
사실상 여행의 종착점이나 다름이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시즈오카 여행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었습니다.
수평선을 바라보니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고요한 언덕이라는 지명값을 하던 곳입니다.
토이항은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뒤에 높은 산들이 바로 보이는 곳에 항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드라마 로스트에 나온 장소처럼 느껴졌습니다.
토이항은 항구 뿐만 아니라 해변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리조트처럼 보이는 건물들이 제법 있습니다.
페리가 오려면 시간이 남아 주변 해변을 산책했습니다.
10월 말이라 해변에 몇몇이 산책하는 사람은 있어도
수영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해변은 조용하고 파도 소리만 들렸을 뿐이죠.
아쉬운 점은 결국 여행 내내 흐렸습니다.
잠깐 해가 비추는 것을 제외하곤 말이죠.
키우는 고양이인지 모르겠지만
타마라는 이름이 있는 고양이.
부둣가에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시 선착장으로 갔습니다.
슬슬 배가 올 시간이 되었습니다.
멀리서 배가 옵니다.
작은 배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컸습니다.
강을 가로 지르는 수상 버스를 제외하곤
페리는 난생 처음 탑니다.
그래서 페리를 타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배는 컸습니다.
차도 들어가고 이렇게 매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고 매점 운영은 30분 정도 밖에 안 합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자판기에서 맥주나 뽑아서 마셨습니다.
시미즈항과 토이항을 오가는 페리를 타면
후지산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두워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제 미래처럼요.
드디어 시미즈항에 도착했습니다.
토이항에서 시미즈항까지는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만약 페리를 놓쳤다면... 으으...
시즈오카에 잡은 숙소도 에어비앤비에서 구했습니다.
이번에는 개인이 자신의 빈방을 빌려주는 곳이었습니다.
집주인은 한국의 순두부찌개를 좋아한다는 친절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들어오니 저렇게 쪽지를 남겼네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였습니다.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이제 진짜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이라 출근하는 사람들과 등교하는 학생들로 북적였습니다.
혼자만 여행 중이라고 생각하니 북적북적 되는 곳에 있어도
혼자만 덩그러니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마땅히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시즈오카 현청 전망대에 들렸습니다.
처음 들렸을 때보다 날이 많이 개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구름이 있었습니다.
역시 후지산을 보이지 않았죠.
게다가 처음에 왔을 땐 너무 흐려 안 보였는데
이곳에서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이제 리무진을 타고 공항으로 갑니다.
비행 출발 시간은 12시 30분인데 공항 리무진은 10시 이후에 12시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10시 리무진을 타야합니다.
이걸 타면 공항에 11시에 도착합니다.
문제는 1시간 30분 동안 할 게 없습니다.
시즈오카 공항, 정식 이름은 후지산-시즈오카 공항은
주변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산 정상을 깎아서 만들었는지 보이는 건 허허벌판 뿐.
사람이 얼마나 없는지 출국 심사도 10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면세점은 사진에 보이는 곳이 유일무이한 면세점.
출발하는 항공기는 달랑 에어서울 한 대 뿐입니다.
그래서 대기한 승객 모두가 저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공항은 도대체 무슨 돈으로 운영이 되는 걸까요.
손을 흔들어 줍니다.
일본에서는 떠나는 비행기에 손을 흔들어 주는데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광경입니다.
이제 비행기가 날아갑니다.
구름을 뚫고
멀리 희미하지만 후지산이 보입니다.
나고야를 지나
한국땅에 들어섰습니다.
저 아래 보이는 호수는 충주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드디어 수도권에 들었습니다.
멀리 롯데월드타워가 보입니다.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다 보입니다.
이제 인천대교가 보입니다.
여행이 끝난 것입니다.
여러모로 힐링이 많이된 여행이었습니다.
도시는 이름 그대로 고요했습니다.
도쿄나 오사카처럼 시끌벅적한 곳이 아니라
시골 중소 도시처럼 한적하고 조용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강원도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음식이나 가옥 양식이 아니라,
중소도시에 높은 산들이 있으며
근처에 바닷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정이 꼬인 부분이 있었지만
다시 기회가 있다면 찾아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이렇게 저의 짧은 시즈오카 여행이 끝났습니다.
여기 가따온지 벌써 1년 넘었네 저도 진짜 한적지고 좋았었던 기억이 ㄷㄷㄷ
저도 예에에전에 이런 고요한 혼자여행을 하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네요. 잘 보았습니다.
여기 가따온지 벌써 1년 넘었네 저도 진짜 한적지고 좋았었던 기억이 ㄷㄷㄷ
힐링을 하기엔 정말 좋은 곳이었죠~~
저도 예에에전에 이런 고요한 혼자여행을 하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네요. 잘 보았습니다.
함께 하는 힐링 여행도 좋지만 혼자하는 것도 많은 위로가 되더라구요.
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한번쯤 가보고 싶어지는군요.
저도 아쉽게 다녀와서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음 일본을 간게 돗토리였는데 그때도 떠날때 공항관계자들이 활주로에서 손을 흔들더라구요...글서 여긴 사람이 없어서 저런가부다 했는데 그 후에 일때문에 간 하네다에서도 똑같이 하더군요..그담부턴 아 이게 일상같은 풍경인가 했습니다..하네다를 자주 가는데 매번 손 흔들어주더라구요. 신선했어요...
네 저도 시즈오카 공항에서 처음 봤는데 오사카 공항에서 똑같이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광경이에요.
당신은 당신의 식사를 즐길나요? 나는 당신을 보고싶어
집주인의 친철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죠^^
삭제된 댓글입니다.
ㅁㄴㅂㅁㅋ
네~ 감사합니다~
와~~토이에 오셨군요!!!!ㅎㅎ 토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ㅎㅎ 말씀처럼 정말 고요하고 한가로운 곳입니다!!!! 버스는 정말......ㅠㅠ버스비도 너무 비싸고 배차 간격도 커서 불편한게 흠이지요... 토이는 차만 있으면 정말 살기는 좋은곳 같습니다~차가 있어도 번화가(슈젠지,미시마,누마즈)까지 시간은 걸리지만요^^ 살기는 좋은데...뭐랄까 너무 심심하네요...ㅠㅠ
와~ 토이에서 일하시는군요. 진짜 이쪽에서 버스 시간 때문에 마음 엄청 조마조마하게 관광을 했어요.
일 때문에 일본에 출장을 가끔 가는데 아직 보지 못한 곳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보고 싶네요.
한적하니 너무너무 좋네요... 잘봤습니다
시즈오카 너무 좋아요 한적하고 아타미도 정말 좋은데.. 해변이 너무 이쁘더라구요.. 충격은 시미즈에서 드럭스토어를 갔는데 한국인들이라면 엄청 산다는 유명제품들이 별로 없고 특히 퍼펙트 휩이 아예 보이지도 않아서.. 한국에서만 인기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랑 반대로 하셨네요. 저는 아침에 시미즈 - 페리 - 토이항 - 슈젠지(버스 2번 갈아탔나) - 슈젠지역 - 철도로 시즈오카 귀환 저 굽이굽이 버스 올라가던 길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산길을 뱅 돌아가는 느낌이었어요. 이시언이 나온 나혼자산다 보고 끌려서 갔는데, 이즈반도쪽은 진짜 교통 불편하다는게 체감이 확 났습니다. 다음에 가게된다면 이즈반도쪽보다는 시내나 근교쪽 볼 것 같아요. 교통편이 너무 띄엄듸엄이라...
1편 2편 잘 봤습니다. :)
와~ 시즈오카 슈센지 다녀오셨다니 반갑네요 ! 약 13년전에 드라마 '세상에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촬영 로케지가 시즈오카 이즈반도에 마츠자키라는 마을이었는데 혼자서 기차타고 버스타고 다녀왔던 기억이 나네요..... 이즈반도 다녀 온 후로 일본여행 하면 이런 한적한 마을 여행하는게 저의 1순위가 되어버렸죠 ㅎㅎㅎ
지난달에 슈젠지 갔었는데 새록새록하네요. 료칸을 목적으로 가서였는지 글내용이 더욱 알차보이는건 덤.
도쿄권에서는 시즈오카현(이즈반도)를 제일 좋아합니다 십년전쯤 도쿄에서 차로 슈젠지에 가서 호텔에서 하루묵고 다음날 슈젠지 관광하고 꼬불꼬불 고개길을 넘어서 다시 도쿄로 돌아온게 기억나네요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관광지나 대도시 보다 이런 잔잔한 호수같은 곳들을 보면서 조용히 다니는 여행도 진짜 좋다고 생각하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