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나 내일 시집가"
여자는 할머니 앞에 무릎꿇고 앉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할머니 이쁜 손주 가장 이쁘게하고 결혼하는데 정말 나 안볼거야?"
할머니는 이런 손녀의 말에도 등을돌린체 묵묵부답이다.
"할머니..할머니가 내 남편 될사람 안만나봐서 그래 얼마나 착하고 좃은 사람인데 할머니도 얼굴보면 좋아할걸?"
계속되는 손녀의 말에 할머니는 큰 한숨을 쉬고 겨우 입을 연다.
"아가야... 이할미가 미안하다... 미안해... 이 할미가 못나서.. 미안하다..."
손녀는 슬픈 표정이 얼굴에 그려졌지만 이내 꾹참고 다시 머쓱하게 웃는다.
"할머니도 참 또 그런다 내가 이제 내인생의 주인공이 되는건데 뭐가 미안해"
할머니는 고개를 떨구고 흐느껴 울기시작한다.
한참을 울던 할머니는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힘겹게 입을 열어 이야기를 하셨다.
할머니가 꺼낸 이야기는 할머니 어렸을적 이야기다.
"이 할미는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동생 손잡고 머나먼 타지까지 흘러 들어갔어.
고향에서 떨어져 아무런 연고지 없는 타지의 삶은 아무리 굳세게 마음 먹어도 뼈저린 겨울의 추위와 시린 배고픔은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었단다.
그렇게 이틀 굶고 하루 배채우는 고단한 하루살이를 버티다 못한 나는 동생을 등에 업고 저잣거리로 나갔지.
그렇게 잘난 나리, 미군 구두 닦아주고 요깃거리 하나 얻어가며 굶주린 배를 채웠어.
그러다 한번은 특이한 손님을 받게 되었지.
여자 손님이었는데 아주 귀한 옷과 함께 화장을 짙게한 여성이었어.
그 여자는 나에게 대뜸 돈을 주더라고.
나는 어리기도 했지만 그 돈이 너무나 무서웠어
어린애 한테 이런 돈을 주는것도 이해안되는데, 그 여자 얼굴이 너무나 무서웠지.
그래서 나는 그 여자한테 빌다 싶이 거절했어
저는 이돈 못받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제발 걷어가주세요 잘못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빌어야만 할것 같앗어
그러더니 그 여자가 만족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긋하게 웃으며 나에게 말을 걸더구나"
" 얘 꼬마야 너 내가 무섭니? 나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너가 이뻐서 이 이모가 주는거야~"
하지만 그녀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나를 아주 잡아먹을듯이 보고 있었어
이할미는 바짝 엎드려 그여자에게 빌었지
"아이고 저는 저는 이 큰돈을 받을만한 짓을 하지도 않았고, 받을이유조차 없습니다 저는 이돈을 받아선 안됩니다"
그렇게 벌벌 떠는 여자는 나를 세워주며 나긋하게 이야기를 했어
"꼬마야 너 이돈 안받으면~ 너 하나밖에 없는 엄마 못살린다? 너 엄마 살리려면 이돈 필요할거야~"
"그게 무슨말입니까 저희 엄마가 왜요? 안돼요 엄마까지 없으면 저희는 안됩니다"
그러자 이제 그여자는 흡족한 듯이 내 눈높이를 맞추고 나에게 제안을 걸어왔지
"꼬마야 너는 나를 꺼려하는거보니 너는 내가 넘어가줄게
그대신 이 이모랑 약속하나 할까?"
너무나도 수상쩍은 말이었지만 나는 그 여자의 기에 눌러 거절할수가 없었어
"꼬마야 너는 이제부터 일이 잘풀릴거야 너희 어머니도 니 동생도 하는일이 잘풀리고 여기 이곳에서 번듯하게 살아갈수 있을거야
너의 자식도 애를 안먹이고 탈없이 잘살거야. 하지만 너는 너의 많은 자식의 자식 사이에 이 이모 딸 하나만 너가 데려가면 되는거야"
너무나도 이상한 말이지 자신의 딸하나를 내 자식으로 삼아라니 이게 무슨 해괴한 말인가?
"그게...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그 여자는 뭐가 그리 신난지 깔깔깔 웃었어
"꼬마야 너는 아무런 해를 입지 않을거야. 또 이세상에 있지도 않을 니 손녀 걱정보단 지금 당장 내일을 걱정하는게 더 무섭지 않니?
그러니 너는 고개끄덕 한번이면 이제 이 지긋지긋한 삶을 벗어날 수 있는거야. 자 너는 고개 끄덕이고 내 돈을 받고 이 일을 잊고 살다가 편안하게 눈감으면 돼"
나는 모든것이 이해안되고 무슨 해괴한 짓인가 싶었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그러자 그녀는 아주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깔깔깔 웃으며 갔지. 나는 그녀가 내눈에서 안보일때까지 그녀가 사라지는 모습을 볼수 밖에 없었어.
그녀가 사라지자 나는 그돈을 들고 곧장 어머니께 뛰어갔지.
집에 도착했을때 어머니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져 계셨어.
나는 어머니를 의원을 모셨고, 그녀가 준 돈으로 겨우 어머니를 살릴수 있었어
그일 이후 이상할 만큼 모든것이 잘풀렸어. 마치 내인생이 바뀐듯 말이야.
그러다 니 할아버지를 만나고 니 삼촌, 이모, 니 엄마 를 낳고 이 일은 잊어졌지.
그러다 너를 본 순간 그때 그 일이 떠오른거야...
너를 보자마자 난 내가 저지른 어리석은 짓을 깨닫고야 말았어
미안하다 아가야 미안하다 아가야 나때문에 이 못난 할미땜에
너는 오롯이 니팔자가 아닌 남의 팔자를 살게되었구나
미안하다... 아갸아 미안하다...
할머니는 말이 끝나자 구슬프게 우셨다.
손녀는 그런 할머니에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할머니 내가 몰랐을거 같아? 이번에 내가 결혼할 남자가 바로 그여자 핏줄이야 내 사주 돌려받을 때가 왔어 나도 이제 내 인생의 진짜 주인공이 될때야"
그남자와 결혼을 한 이후 더이상 할머니는 나를 찾지 않았다.
아니 할머니를 볼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