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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추억 속 '마성전설'은 MSX를 구입한 동네 형이 자랑스럽게 보여주던 탑뷰 방식의 종스크롤 슈팅 게임이었다. 당시 애플 II+만 있던 필자에게 MSX의 그래픽은 질투를 넘어 선망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시리즈의 기원인 마성전설
이후 월간 잡지를 통해 '마성전설 II 갈리우스의 미궁'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연히 슈팅일 것이라 생각했던 필자로서는 액션 RPG로 변한 후속작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훗날 '원더보이 몬스터랜드'와 같은 부류의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마성전설 II 갈리우스의 미궁
금일 소개하는 '팜파스 & 셀레네: 악마의 미궁'은 바로 이 '마성전설 II'의 정신적 계승작을 자처하는 플랫폼 액션 RPG이다. 2023년 MSX2용 게임으로 선보인 데 이어 지난 5월 21일에는 스팀으로도 발매된 이 게임의 한국어 버전을 접해볼 기회를 얻었기에, 간단히 소개해보려 한다.
8월 8일 발매 예정인 한국어 버전
정신적 계승작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마성전설 II 후속작을 꿈꾸었던 것 같다. 마성전설 II의 주인공이었던 '포포론'과 '아프로디테'의 장남 '팜파스'와 여동생 '셀레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
진짜 후속작인 '샬롬 - 마성전설 III'에서는 그리크 왕국의 국왕으로 등장하는 팜파스의 청년기를 그리고 있고, 풋내기 용사인 두 사람이 왕국을 위해 마물들이 가득한 모그도스 성으로 들어가면서 모험이 시작된다.
어드벤처 게임으로 또 다시 변신한 샬롬 - 마성전설 III
그보다 과거의 이야기
로딩 화면 연출도 귀엽다.
원작과 레트로 게임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득한 본작은 영상 설정의 초당 60 프레임 고정과 스캔 라인 외에도 음향 설정에 '8비트 OST' 옵션을 제공,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MSX 버전의 BGM을 들을 수 있게끔 했다.
스캔 라인 적용 시 선이 보인다.
SCC와 PSG 칩을 사용한 MSX 사운드트랙
무려 MSX 피지컬 버전까지 만들 정도로 진심이다.
하지만 조작 설정의 경우 현대적으로 설계하여 Xbox 무선 컨트롤러와 듀얼 쇼크/듀얼 센스, 닌텐도 스위치용 컨트롤러의 버튼 스타일에 맞게 아이콘을 변경하는 기능과 스틱 감도 조정 기능 등을 포함시켜 놓았다.
PC에 연결된 컨트롤러를 자동으로 인식한다.
또 게임플레이 설정에서는 이미 게임에 익숙해져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은 사람을 위해 스피드런에 게임 진행이 최적화된 스피드런 모드와 화면 하단에 플레이 시간이 표시되는 인게임 타이머 옵션을 제공한다.
인게임 타이머는 화면 좌측 하단에 표시된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싱글 플레이어, 로컬 코옵, 온라인 코옵의 셋 중 하나를 고르도록 되어 있는데, 세이브 슬롯이 존재하지 않는 관계로 싱글 플레이어나 로컬 코옵으로 게임을 진행하다 온라인 코옵을 하고자 한다면 초기화, 즉 '새 게임 시작'을 선택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온라인 코옵은 시작하기 전 팜파스와 셀레네 중 한 명을 선택하게 되며, 화면 오른쪽에 있는 온라인 패널에 초대할 친구가 없다면 시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업적 또한 싱글 플레이 모드에서만 획득할 수 있다.
싱글 플레이어와 로컬 코옵은 상황이 좀 다르다. 플레이 도중 언제든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차이는 화면 분할 외에 싱글 플레이어에서는 두 주인공을 교대할 수 있는데, 코옵은 한 명만 조작 가능하다는 것이다.
혼자서 플레이 하다가 화면 분할 2인 플레이로 손쉽게 전환이 가능하다.
팜파스는 검을 이용한 근접 공격, 방패를 이용한 방어, 활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이 특징이다. 방패의 경우 적의 원거리 공격을 튕겨내는 기능이 있고, 갑옷 덕분에 대미지를 적게 받지만 물에 들어가면 익사하기 쉽다.
검 공격
방패 막기
견습 마법사 셀레네는 약간의 유도 기능이 있는 근접 전기 공격과 파이어볼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을 특징으로 하며, 수중에서 무언가 해야 할 상황이라면 물 속에서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셀레네로 교체해야 한다.
전기 공격
잠수 시간이 오빠보다 훨씬 길다.
물리 공격이나 마법과는 다른 성격의 공격도 존재한다. 상인... 아니, 헤르메스로부터 영혼을 빼앗는 보석을 구입할 경우에 간헐적으로 쓰러뜨린 적의 능력을 흡수하여 일정 횟수 영혼 공격을 펼치는 것이 가능한 것.
용사 남매를 상대로 물건을 파는 헤르메스
게임의 흐름은 성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신들이 부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인을 모아 대악마를 소환하여 쓰러뜨리는 것이다. 메트로배니아라는 단어가 익숙한 시대인 만큼 자동으로 그려지는 지도도 존재하며, 디스켓 아이콘과 접촉하면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을 저장할 수 있다.
일부 신은 직업을 차별한다.
오빠가 들어오니 그제서야 이야기를 나눈다.
인 발견. 이런 걸 7개 더 모아서 보스 방에 가야 한다.
보스를 소환!
지도는 자동으로 그려지고, 임무도 표시된다.
추억의 3.5인치 디스켓 아이콘
스팀 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호환성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게임으로 표기되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고, 스팀 클라우드를 지원하므로 다른 기기와 진행 상황 공유도 가능하다.
스팀 덱에서의 플레이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