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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2017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2일차를 맞아 판교에 위치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크립톤 퓨처 미디어의 쿠마가이 유스케가 ‘공감으로부터 태어났다! [하츠네 미쿠]의 발전 이유와 [Crypton Future Media, INC.]의 노력에 대해’라는 주제로 강연을 실시했기에 이를 들어 보았다.
2002년 입사한 그는 콘텐츠 기획 및 개발로 시작하여 현재는 스마트폰, VR, MR용 콘텐츠의 프로듀스를 담당하고 있고, 1995년 7월 21일 설립된 크립톤 퓨처 미디어는 홋카이도 삿포로 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원 9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리에이터를 위한 크리에이터’라는 의미의 메타 크리에이터를 표방한 크립톤 퓨처 미디어는 뮤지션, 게임 크리에이터, 영상 크리에이터, 일러스트레이터, 3D 모델러 등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콘텐츠와 기술 양면에서의 강점을 살려 음악 제작, 모바일 게임, 서버 설계, 3D CG 콘스터 등을 직접 추진하고 있다.

‘소리로 발상하는 팀’을 비즈니스의 원점으로 삼은 동사는 다양한 소리를 판매하는 사업에서 시작해 음원 판매 서비스까지 진출했으나, 1억 2천만 인구 중 50만 정도만이 고객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 기법을 모색하게 됐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파고 드는 것과 그 과정에서 획득한 지식을 확산시키는 T자형 비즈니스로 그려지는 삼각형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기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동사는 세계 각국의 디벨로퍼로부터 소리를 수집하여 판매하다 2001년부터 휴대전화용 착신음으로 이를 가공, 서비스 하게 됐다.



이를 단초로 다양한 휴대용 플랫폼과 웹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획득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게임을 만들기 시작, 일본에서는 하츠네 미쿠를 소재로 한 스마트폰용 게임을 서비스 하기에 이르렀으며, VR은 2015년 기어 VR로, 2016년 오큘러스 리프트로 테크 데모를 제작한 데 이어 올 여름에는 HTC 바이브 기반의 상용 리듬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3D 캐릭터를 이용한 오케스트라와의 실시간 협연의 경우 사전 랜더링으로는 동기화가 어려워 리얼타임으로 움직이는 방법을 적용했는데, 이 같은 비즈니스 방법은 얼핏 보기에는 멀리 돌아가는 것 같지만, 시간이 걸려도 스스로 개발을 한 결과 다양한 비즈니스 전개가 가능해졌다고 한다.


다음은 본론이라 할 수 있는 하츠네 미쿠에 대한 이야기였다. 2007년 발매된 후 10년 동안 50만 곡 이상의 음악, 200만 건 이상의 유튜브 영상 투고, 세계 각국에서의 콘서트, 260만 페이스북 팔로워, 뮤지션과의 콜라보레이션 등 화려한 실적을 올린 하츠네 미쿠는 음성 합성 기술에 컴퓨터 뮤직을 결합시킨 가창 합성 기술에 캐릭터를 더한 것이며, 관련 시장 규모는 연간 300억 엔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약 80% 가량이 미쿠를 알고 있을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쌓은 하츠네 미쿠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04년 야마하가 만든 최초의 보컬로이드 제품 레온과 로라의 유통을 맡고 있던 크립톤 퓨처 미디어는 얼핏 들어도 기계음으로 들리는 제품을 실제 사람의 목소리를 원하는 뮤지션에게 타겟팅 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판단, 일본어로 노래하는 첫 보컬로이드 메이코를 선보여 통상 히트 제품의 6배에 달하는 3천개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에 발상을 전환하여 사람이 아닌 안드로이드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프로 가수 대신 목소리가 좋은 성우를 기용하는 실험을 했는데, 상당히 결과가 좋아서 가수 대체용이 아니라 새로운 보컬 표현 수단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사이버 아이돌 문화의 확산을 위해 프로 일러스트레이터 K에게 의뢰한 결과 지금의 미쿠가 탄생했다.




여담이지만 당시에는 헤어 스타일을 포니 테일로 할 지 트윈 테일로 할 지를 놓고 개발팀 내부에서 큰 논쟁이 벌어졌다고 하며, 넥타이의 무늬는 야마하의 유명 키보드 DX7을 모티브로 하여 예전에 DTM 작업을 했던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략을 세웠다.


개발 과정에는 여러 가지 고충도 있었다. 콘셉트를 이해하지 못하는 성우 기획사와의 교섭, 수 백 명의 성우 중 누구를 선택할까 하는 부분, 일러스트 투고 사이트도 없었던 당시 적절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선정 등이 그것이다.

처음에는 음악 제작 소프트로 발매된 하츠네 미쿠. 그런데 니코니코 같은 사이트에 음악이 업로드 되면서 이에 공감한 사람 중 움직이지 않는 화면을 아쉬워한 사람이 PV를 만들어주었고, 이것이 노래, 춤, 코스프레를 하는 이들의 2차, 3차 창작 활동으로 연결되면서 하츠네 미쿠의 세계가 글로벌 하게 확산됐다.


인터넷의 발달로 모든 소비자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된 지금이지만, 그 전제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이를 위해 라이선스를 정비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작권 걱정 없이 쓸 수 있게 해주었으며, 투고용 플랫폼을 만들어 다양한 콜라보가 일어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또 사람들이 만든 일러스트와 음악을 수익화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메이플스토리를 포함하여 100종 이상의 게임 타이틀과 콜라보레이션을 실시하는가 하면, 의류 업체와의 콜라보, 편의점과의 콜라보, 일본 국내 콘서트뿐만 아니라 해외 팬을 대상으로 한 콘서트인 미쿠 엑스포 등을 개최하고 있다.






끝으로 홋카이도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인터넷이 없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사업을 전개할 수 있어서라고 설명한 그는 사람이 부족하기에 역으로 인터넷과 휴대전화에 집중하게 됐다며, 지방 자치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수도권에서는 하기 힘든 일들을 지방에서 시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질의 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 한국에서 미쿠 콘서트가 열리지 않고 있는 이유는?
콘서트 준비에 돈이 안 들 것 같지만, 실은 꽤 많은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특히 CG 비용이 꽤 많이 들어서, 미국 같은 경우 북미를 횡단하면서 투어 형식으로 전개해 비용을 낮추었고, 대만이나 홍콩에서는 스폰서를 받아서 진행했다. 한국에서도 그런 기업이 나타난다면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하츠네 미쿠 버전업을 할 때마다 레코딩을 다시 하는가?
그렇다. 음성 합성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보니… 녹음 방법에 있어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보다 사람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