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의미에서 게임은 룰이 존재하고, 그 룰대로 놀이하는 행위라고 봐요.
D&D 베이직 룰 북에 써있듯이 물론 놀이에 대한 궁극적인 승리는 지업적인 승패가 아니라 놀이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고 말이죠..
미야모토시게루옹이 이끄는 닌텐도는 고전적인 의미에 항상 충실합니다.
매번 다른 룰을 만들어서 유저들을 놀이의 세계로 이끌지요. 심지어 같은 시리즈라도 룰이 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닌텐도 개발자들은 새로운 룰, 즉 게임디자인을 만들어내지 못하는것에 대해 시게루 옹에게 상당히 가혹한 질책을 듣는걸로 유명하죠.
최근, 아니 꽤 오래전부터 저는 거치형 콘솔의 aaa게임들에서 룰의 변화를 거의 느끼지 못했어요.
단지 디테일과 그래픽의 차이, 스토리의 차이를 조금씩 느꼈을 뿐입니다. 그래서 급속도로 게임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죠.
(스위치와 야숨이 나오기 전까지는요.)
물론 게임에서 스토리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의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서스펜스와 동기부여를 해주죠.
아무 이유없이 괴물 100마리를 학살하는것과 위기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 괴물들을 물리치는것은 다르니까요.
하지만 스토리에 그 이상의 의미부여를 한다면? 더이상 게임이 아니라 스토리를 즐기기 위한 인터랙티브 무비가 되는거죠.
저는 지금의 시대가 언챠티드 시리즈를 필두로 한 이런 인터랙티브 무비의 시대라고 느꼈어요.
비슷비슷한 게임들이지만, 점점 그래픽이 좋아지고 디테일이 올라가고 평론가들은 스토리의 완성도에 더 많은 점수를 할당했습니다.
스토리와 연출이 중요시되니 영화계에서도 많은 인재들이 영입되었고요.
개발비용은 점점 커지고 안전하고 비슷비슷한 게임을 찍어낼 수 밖에 없으니 마케팅 포인트와 개발력은 그래픽과 연출에 집중되고
천재 개발자란 별명은 기발한 룰을 만들어낸 개발자가 아니라 연출을 잘하고 스토리를 잘 만드는 영화감독형 인재에게 주어졌습니다.
인터랙티브 무비는, 인터랙티브하지만 결국 영화에 더 가까운 존재입니다.
게임의 발전보다는 영상물의 발전이라고 저는 느낍니다.
거기에는 기발한 룰 위에서 승패를 겨루는 일도, 치열한 레벨디자인과의 컨트롤 싸움도, 매 순간 무슨 선택을 할지 고민하는 일도 없죠.
좀더 스토리를 긴박감 있고 실감되게 체감할 수 있도록 배려해놓은 기찻길을 따라서 그냥 관람열차를 달릴 뿐입니다.
루리웹에서 최근 화제가 된 모 게임은 이런 추세의 마지막 종착지를 보여주었다 생각합니다.
걸작을 만들기 위해 파격에 집착한 연출가형 디렉터의 폭주였지요..
결국 평단의 찬사를 들었지만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내는데는 실패했죠.
유저들은 아무도 자기가 '승리' 했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깊은 여운과 철학적인 사색보다는 패배감과 분노가 앞서도록 디자인되었으니까요. 진짜로 더이상 게임이 아니게 된겁니다.
결국 이런 추세의 유사영화게임, 즉 인터랙티브 무비가 게임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스토리에 집중하기보다는 더 게임 디자인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이 앞으로 필요하다 생각해요.
요즘들어 영화같은 게임이 인기가 많은데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멋진 삽화가 그려진 소설이라도 스토리나 필력이 떨어지면 졸작 취급을 받습니다. 아무리 멋진 글귀가 적힌 건물이라도 외장이 촌스러우면 졸작 취급을 받습니다. 아무리 멋진 미장센을 가진 영화라도 내용이 엉망이면 졸작 취급을 받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본질은 체험과 경험에 있고 다른 것들은 그 본질을 더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 제 글의 의도가 잘 전달되지 못한것 같군요.. 제 필력의 부족입니다. 저는 새턴유저였기 때문에 과거 엘프에서 나왔던 18추 어드벤쳐 게임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엘프는 정말 다종다양한 게임들을 만들었어요.텍스트 중심의 어드벤쳐 장르라도 정말 다양한 게임디자인이 가능해요. 퍼즐에 주력할 수도 있고, 정말 다양한 분기루트를 제공하는 것이 게임의 특징일 수도 있죠..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게임이라면 기존의 다른 게임과는 다른 룰, 즉 게임디자인을 제시해야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오히려 퀀틱드림산 게임들은 다양한 분기 루트를 제공하고 지금의 플레이스테이션 메인스트림 게임과는 다른 과거의 전통적인 어드벤쳐 느낌의 게임성을 갖고 있죠. 즉 메인스트림 AAA가 아닌 자신만의 게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더 퍼즐적인 부분을 제공하고 멍하니 구경해야 하는 구간이 더 적었다면 저에게도 명작이었을 겁니다. 야숨이 스토리랄것을 제공하지 않는 이유는, 플레이어를 게임에 더 몰입시키기 위한거에요. 바로 눈앞에 숙제를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플레이어로 하여금 세계를 더 탐구하게 만들죠. 목표가 두루뭉실하기 때문에 오히려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거고요. 즉 게임 디자인을 위해 스토리의 밀도를 거기에 맞춘겁니다. 이런게 좋은 게임디자인입니다. 왜 예로 들으신지는 모르겠지만, 쓰론브레이커는 기존의 게임 혹은 카드게임과 완전히 다른 게임디자인을 제공합니다. CDPR은 항상 치열하게 게임디자인을 연구하는 회사입니다. 위쳐 1,2,3의 게임성이 각각 서로 완전히 다른거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이번 사이버펑크도 제작진의 인터뷰만 봐도 위쳐3의 약점을 많이 연구하고, 야숨의 영향을 많이 받은게 드러나죠. 레데리는 솔직히 말을 아끼겠습니다. 저는 레데리를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 않아서..
존 카멕이 얘기할때는 시대가 너무 오래됐죠...그리고 그의 말이 진리도 아닙니다.
작성하신 글에 공감이 많이 갑니다.
글 잘쓰시네요 공감합니다
존카멕이 말했습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ㅍㄹㄴ의 그것과 같다고요. 애초에 아무리 뭘 해도 게임이 영화의 스토리 텔링을 넘을수는 없습니다. 작년에 나온 기생충이나 조커만 봐도 철저히 짜여진 촬영기법과 배우의 연출동작 하나하나에 의미가 부여되어서 뛰어난 영화가 탄생되었죠. 반면 지금까지 수많은 게임을 즐겨왔었지만 영화만큼의 촬영기법이나 배우의 연기 스토리텔링 방식 등등 영화를 뛰어넘은 게임은 단 한개도 보지 못했습니다. 스토리를 표현함에 있어서 게임은 다른 방식의 접근을 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전에 게임의 기본은 게임 플레이 이며, 스토리 보다 게임 플레이가 더 중요한 장르입니다.
자꾸 뽕뽕의 그것과 같다는 이해못할 단어를 적는데 ㅍㄹㄴ에서 스토리와 같다 입니다.
전문적인 시각은 없지만 영화와 게임 둘 다 좋아하는 입장에서 적자면, 게임도 나름 스토리텔링이 뛰어나다 생각합니다. 드퀘11, 데스스트랜딩 등 게임은 영화가 못하는 직접적인 경험같이 느끼게 해준다 생각합니다. 몇몇게임에선 이벤트씬에서 버튼만 누르게 하면서 게임이라 부르는건 지양했으면 하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존카멕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옛날사람일거같네요ㅋㅋ 요즘 게임들을 보면서 저딴 소리하는건 양심있으면 못하죠.. 전 영화보다도 신경쓰는게 스토리에요.. 게임은 내가 직접해야되는거니깐~
존 카멕은 초기 둠, 울펜슈타인 개발자입니다. 확실히... 저런 말을 할 만한 성향이죠
존카멕이 3류개발자인건 루리웹에서 유명한 드립이죠 ㅎㅎ
대중문화의공방
존 카멕이 얘기할때는 시대가 너무 오래됐죠...그리고 그의 말이 진리도 아닙니다.
작성하신 글에 공감이 많이 갑니다.
추천드립니다
요즘들어 영화같은 게임이 인기가 많은데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멋진 삽화가 그려진 소설이라도 스토리나 필력이 떨어지면 졸작 취급을 받습니다. 아무리 멋진 글귀가 적힌 건물이라도 외장이 촌스러우면 졸작 취급을 받습니다. 아무리 멋진 미장센을 가진 영화라도 내용이 엉망이면 졸작 취급을 받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본질은 체험과 경험에 있고 다른 것들은 그 본질을 더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가 별로여도 영상미나 디자인이 뛰어난 영화는 주목받고 인정받기도 합니다. 장르적으로 뛰어난 연출을 보이면 해당 장르에 특화된 영화제에서 상도 받고요. 내용이 엉망이어도 장점이 있으면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죠. 체험과 경험에 게임의 본질이 있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스토리가 체험과 경험의 전부는 아닌 것 같아요.
글 잘쓰시네요 공감합니다
인터렉티브 무비라는 명칭은 퀀틱드림산 겜들(헤비레인, 디트로이트) 정도에 붙일 이름이라고 보입니다. 언챠에서 적들을 깔아놨을때 머리속에서 작전을 짜고 몇 번씩 죽으면서 돌파하는 과정이 게임으로 부족하다고 생각되진 않으네요. 스토리를 중시 게임들도 결국엔 [네러티브+게임성]의 총합인 퀄리티의 문제고 취향따라 가는 걸로 보입니다. 위쳐3을 즐긴만큼 궨트:쓰론 브레이커도 재밌게 즐길 수 있었던 것 처럼, 스토리 중심게임도 꼭 고퀄의 그래픽이 있어야 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개인 성향상 총질/칼질 게임은 스토리가 없으면 그많은 적들을 써는게 허망하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스토리랄게 없는 야숨도 이것저것 해보는게 재밌고, 게임성에 답답한 면이 있지만 스토리가 궁금해서 잠안자고 달린 레데리2도 비슷한 정도로 재밌었던 것처럼 결국 각 제작사에서 잘하는 걸로 재미를 주면 되는 문제라고 보입니다.
솔직히 말해 제 글의 의도가 잘 전달되지 못한것 같군요.. 제 필력의 부족입니다. 저는 새턴유저였기 때문에 과거 엘프에서 나왔던 18추 어드벤쳐 게임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엘프는 정말 다종다양한 게임들을 만들었어요.텍스트 중심의 어드벤쳐 장르라도 정말 다양한 게임디자인이 가능해요. 퍼즐에 주력할 수도 있고, 정말 다양한 분기루트를 제공하는 것이 게임의 특징일 수도 있죠..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게임이라면 기존의 다른 게임과는 다른 룰, 즉 게임디자인을 제시해야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오히려 퀀틱드림산 게임들은 다양한 분기 루트를 제공하고 지금의 플레이스테이션 메인스트림 게임과는 다른 과거의 전통적인 어드벤쳐 느낌의 게임성을 갖고 있죠. 즉 메인스트림 AAA가 아닌 자신만의 게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더 퍼즐적인 부분을 제공하고 멍하니 구경해야 하는 구간이 더 적었다면 저에게도 명작이었을 겁니다. 야숨이 스토리랄것을 제공하지 않는 이유는, 플레이어를 게임에 더 몰입시키기 위한거에요. 바로 눈앞에 숙제를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플레이어로 하여금 세계를 더 탐구하게 만들죠. 목표가 두루뭉실하기 때문에 오히려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거고요. 즉 게임 디자인을 위해 스토리의 밀도를 거기에 맞춘겁니다. 이런게 좋은 게임디자인입니다. 왜 예로 들으신지는 모르겠지만, 쓰론브레이커는 기존의 게임 혹은 카드게임과 완전히 다른 게임디자인을 제공합니다. CDPR은 항상 치열하게 게임디자인을 연구하는 회사입니다. 위쳐 1,2,3의 게임성이 각각 서로 완전히 다른거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이번 사이버펑크도 제작진의 인터뷰만 봐도 위쳐3의 약점을 많이 연구하고, 야숨의 영향을 많이 받은게 드러나죠. 레데리는 솔직히 말을 아끼겠습니다. 저는 레데리를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 않아서..
야숨은 저도 마스터피스라고 보는 겜이지만, 이것 저것 해 볼 수 있는점이나 모험을 떠나는 느낌이 좋았던거지, 스토리가 없어서 그쪽으로는 갑갑한 면이 없지 않았네요. 저는 잘 쓴 스토리 중심겜의 주인공에 몰입이 잘 되는걸 보면 이건 취향차이가 절대적이라고 보입니다. 쓰론브레이커는 큰 돈 들이지 않아도 갠춘한 스토리겜을 만든 예로 떠올랐네요. 제가 느끼기엔 스토리로 추동되서 한 게임으로 생각되서요. 노벨류나 니혼이치제 10시간 남짓한 겜들을 들이대기는 좀 그렇고 말이죠 ㅎ; 제 성향이 무쌍류나 fps 같은걸 빼고 어느 정도 스토리 비중이 있는 중류라면 소설책을 즐긴다는 기대로 겜하는 사람이라 특이할 수는 있습니다. 겜하고 산책 돌면서 '여기서 제작자는 뭘 말하고 싶었나...'류의 생각을 하는걸 즐깁니다. 스위치 최근작 제노블DE을 예로들면, 엔딩까지 가는 추진력의 1요소가 한 70퍼정도 스토리가 궁금한거고, 2번이 특이한 시스템등을 즐기는 것 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