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의 소환자인가'
평화로운 일상은 갑작스레 끝나고 말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자객들과 이름 모를 영령이 '미야모토 이오리'를 덮쳐오기 시작하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닥뜨린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의 주인공 미야모토 이오리는 위기의 순간 달빛 아래에서 운명에 이끌리듯 서번트 세이버를 소환한다. 필자는 세이버가 이오리를 바라보며 마스터임을 묻는 장면에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에서 주인공이 세이버를 소환하고 세이버와 주인공이 동질감을 느끼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닫게 되는 가슴 아린 이야기의 시작이 세이버의 물음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세이버의 물음으로 미야모토 이오리와 세이버 역시 둘도 없는 관계가 될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필자는 '페이트'를 좋아하는 소위 말하는 열렬한 '달빠'다. '페이트 제로'와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를 전부 봤고 '페이트 그랜드 오더'도 20레벨까지 플레이했다. 페이트와 관련한 모든 작품을 찾아보며 구매하고 읽어본 것 같다. 이렇게 페이트 작품들을 좋아하기에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 역시 '반드시 플레이 해야 할 리스트'에 넣어두고 있었다.
올해 상반기 여러 게임이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필자는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 게임만을 기다려왔다. 이유는 단순했다. 영월(성배)을 얻기 위해 마스터와 서번트가 한 쌍이 되어 상대 진영을 무찔러야 하는 성배 전쟁의 이야기를 다시금 맛 볼 수 있었으니까.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에서 맛봤던 감동과 재미를 다시금 맛 볼 기대감에 한껏 들뜨고 말았다.
게임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 장르나 게임에 몰입하거나 몰두하지 않고 여러 게임들을 고르게 플레이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다른 게임들을 제쳐둘 정도로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에 대한 기대는 계속해서 부풀어 올랐다.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 스팀(Steam)판이 플스판보다 하루 늦게 출시되면서 게임의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폭포 아래에 눌러앉아 쏟아지는 물줄기를 참듯 궁금함을 참으며 명상을 할 정도였다. 늘 그렇듯 오지 않을 것 같던 약속의 날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필자는 누구보다 빠르게 게임을 켰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는 출시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출하 30만장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게임은 에도 시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며 영월(성배)을 둘러싼 마스터와 서번트의 전쟁을 다룬다. 한 명의 마스터가 한 기의 서번트를 소환하여 7명의 마스터와 7기의 서번트가 성배 전쟁에 참가해야 하지만 영월 전쟁은 특이하게도 마스터가 없는 떠돌이 서번트 7기가 추가로 참전하고 거기에 더해 낯익은 서번트가 얼굴을 비춘다. 성배 전쟁에 참가하는 서번트의 수가 늘어난 만큼 영월 전쟁의 전장이 늘어나고 영월을 둘러싼 전투의 양상이 복잡해지면서 게임의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얽히기 시작한다.
이 글에서는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를 리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