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카월드 클리어했는데 이거 참 욕먹을만한 DLC긴 하군요.
컨텐츠양은 그리 부실하지 않습니다만 외적으로 문제가 좀 많습니다.
기본컨셉은 레이더를 이끌고 커먼웰스를 침공하여 악의 제국을 만든다는건데....
플레이어 입장에선 악 컨셉 진행이 아니면 동기부여가 전혀 안된다는게 첫번째 이유입니다.
악 성향 진행을 염두에 둬서인지 대사 선택지 하나하나가 개쌍놈 아니면 싸이코패스스러운 대답밖에 없어서 선캐릭이면 캐붕나기 딱 좋죠.
덤으로, 커먼웰스 빌리징했으면 정착민들이 세금이랑 수확물 꼬박꼬박 바치기 때문에, 굳이 레이더로 침략할 이유가 없고...
그렇다고 레이더들이 악역으로서 매력이 있는게 아니라, 싸이코패스 새끼들만 모아놔서 얘들 편을 드는거 자체가 짜증나며...
주인공은 말만 레이더 보스지, 실상은 직속부하가 하나도 없는 바지사장+심부름 센터 직원이라 성취감도 없습니다.
3개의 레이더 갱단보스가 '니가 도움이 되니 일단 보스로 인정해주지. 수틀리면 목 날아가는줄 알아' 라고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니 이게 보스인지 따까리인지...
내가 시나리오를 짰다면 하다못해 3개의 갱단보스를 제거한 뒤 그 부하들을 흡수해서 초거대 단일 레이더 갱단을 만드는 식으로 흐름을 짰을겁니다.
그 뒤 개막장 사이코패스 집단이 아니라, 시저의 군단처럼 규율이 잡힌 악의 군대로 육성하는 식으로 흐름을 잡았으면 악성향 진행할때 확실한 동기부여라도 되겠죠.
지금은 선성향이면 이벤트를 진행하는거 자체가 껄끄롭고...
악성향으로 해도 성취감 없이 이용만 당한 느낌이라, 열심히 만들어놓고 욕먹는 DLC인듯...
선성향 플레이하면 그냥 레이더 때려부수고 별다른 메리트 없이 끝나는 dlc라 정말 아쉬웠죠. 하다못해 레이더 이끄는 루트말고 3대장 목따고 레이더들 갱생시키는 선성향 루트도 만들어 줬으면 훨씬 나았을듯..
지금까지 스토리가 너무 선성향 위주라, 대놓고 악성향 스토리로 만든 느낌인데, 균형이 좀 안 맞았죠.
저도 선 성향 캐릭터 지향해서 불만이 많았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타협한 스토리 진행 방법은 1. 가비 일행 생츄어리로 보내 놓고 절대 생츄어리 방문 안함 - 2. 인스티튜트 잠입 퀘스트 까지 진행 - 3. 파더 만나고 인스티튜트 퀘 진행 안하고 커먼웰스로 돌아옴 - 4. 뉴카월드 퀘스트 진행 - 5. 커먼웰스 침공 및 뉴카월드 퀘스트 완료 - 6. 볼트 111로 가서 얼음총 꺼내기 & 생츄어리로 가서 가비 만나서 욕처먹기 - 7. 뉴카월드 갱단 몰살 - 8. 이후 메인 스토리 진행 이렇게 갑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파더를 만나고 큰 충격을 받은 주인공이 방황하면서 개막장짓을 일삼다가 문득 볼트 111에 얼음총이 있다는 걸 떠올리고 주으러 감. 총 꺼내고 생츄어를 지나다가 가비의 일침으로 정신차리림. 자신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뉴카월드를 소탕한 뒤 다시 파더를 만나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됨 - 이런 식으로 합리화 할 수 있었어요.
가비를 안 만나고 누카월드 진행하는게 바닐라에서 제일 매끄럽긴 합니다. 그 외엔 선 성향 캐릭터라면 누카월드 보상 포기하고 가자마자 몰살시키는거 밖엔 답이 없죠....ㅠㅠ 오죽하면 누카월드 침공 퀘스트 스킵하는 모드가 엄청난 인기더군요.
이번에 할인할때 샀는데 뭔지 몰라도 대충감이오는 스포에 당해버럈네요 ㅠㅠ 늦게 한게 죄지 꺼이꺼이
다른걸 다 떠나서... 본편도 짤린 컨텐츠가 많다는 폴아웃4 인데... 시저같은 군대를 조직한다니요... 개발자가 그런 스토리를 짰어도 어차피 안만들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