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6세기경 공자가 태어나고 유교가 탄생한다
비록 유교가 ↗같이 딱딱하고 위계질서 존나좋아하는 사상이긴 한데
그래도 권력자들에게 변질되기 전에는 신하한테만 신하다움을 강요하지 말고 왕은 왕 다워야 한다(군군신신), 왕이 왕 노릇 똑바로 안하면 엎어버려도 할말없다(역성혁명) 같은 권력견제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었음
당연히 이 유교의 영향을 받은 문화권에선 '통촉좀하쇼'하고 신하들이 왕을 가로막아서라도 옳은 길로 가야 한다며 제어라도 했는데...
일본은 상황이 달랐다
물론 일본에도 유교 사상 자체는 전파되었고 영향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 섬나라는 신토라는 컬트가 자리잡고 있었다. 신토란 천황을 교주로 삼는 일종의 종교로, 천황은 신이고 너희는 신민(국민이 아니다)이라는 구심점만 있고 나머지를 각 지역 토호들이 갈라먹는 형태로 긴긴 봉건체제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역성혁명을 긍정하는데다 괴력난신을 논하지 않는 유교는 지배층의 입맛에 아주아주 부적합했고, 일본이 유교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은 '전국시대가 다 끝나고 군권 다 손에 쥔 도쿠가와에 의해 에도막부가 시작된' 이후다(17세기)
관료제와 행정조직을 움직이는 데에 즉시 사용될 '사농공상'이나 '존왕양이' 같은 요소라면 모를까, 민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역성혁명 사상이 뿌리내릴 시간 같은 건 존재하지 않고, 일본에서의 충이라는 개념은 '왕이 똑바로 일하라고 간언하는 것'이 아니라 '왕이 뭘 시키든 그대로 군말없이 따르는 것'이 되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
그런 식으로 발전하던 일본이 몇백 년 뒤에 대규모로 아시아를 침공, 점령했고
지배층 일본이 갖고 있던, 높으신 누군가가 까라면 까는 비유교적인 가치관이 들어오게 되며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닌 상황에 처했다
???: 저 유교탈레반 수장새끼 틀딱이나 좋아할법한 상명하복 문화나 만들어내고
공자:ㅅㅂ 그렇게 된 원인 나 아니라고 새끼들아
이거 좀 오류가 있는 게 일본 천황이라는 게 뭐 까라면 까 이런 존재가 아님 오히려 바지사장인 경우가 훨씬 많았고 실권자의 통치 이데올로기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장치에 가까웠음
천황이 그랬다는게 아니라 '지배층'이 그랬다고 써놨잖아
실제로 현대의 천황 문제도 이러한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 데 그래서 좌익 강경파에서는 유권자의 책임있는 의사결정을 위해서 천황제는 폐해야 한다 와 같은 맥락의 발언도 하기는 함 근데 일본이라는 나라가 존재하는 데 있어서 당위성을 설명하는 게 천황인거기 때문에 언터처블이 되는 거지 천황이 뭐 권력이 있어서 그런거는 아닌거 어떻게 보면 사람이긴 한데 개념적인 이데올로기에 더 가깝다고 봄
그런 접근 방식 자체가 천황제라는 모순적 지베체제에 대한 이해를 오해하는 거로 생각이 되는 거
유교에서 역성혁명이 작용하는 기반은 신이나 천황이나 그런게 아니라 천명, 그러니까 민중의 뜻인데 천황이 신으로 군림하고 있는 땅에서 유교사상을 전면적으로 긍정했다가는 자기 목이 이웃 토호에 의해 날아가는 꼴이 돼도 막을 방법도 없어
애초에 일본에서 유학이라는 것도 불교와 마찬가지로 로컬화가 진행되어서 역성혁명이라든지 이런 대륙의 논리가 적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생각이 됨
그 이야기를 위에 써놨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