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때 지금으로 부터 20년 전
혼자 영화관에 영화보러 갔었다.
그 당시 영화관은 예약제가 아니고 좌석을 자기 맘대로 정해서 앉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으면 서서 보든지, 잠시 자리맡아 놓고 화장실 다녀오면 누가 앉아 있었고, 내 자리라고 우겨도 소용없었다.
그런 시골 동네였다.
화장실은 가관이었는데 수세식이 아닌 밑에 뻥 뚫려 있는 화장실 (일명 퍼세식)이었고,
더 짜증나는 건 누가 화장지를 안가져왔던지 손가락으로 똥을 닦고 똥을 벽에 지익 긁어 놓은 자국도 있었다.
그야말로 3류 영화관이었다. 당연히 지금은 사라졌다. 그 자리는 지금 싹 밀어버리고 공원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최신영화가 개봉한다고 해서 (서울에서 개봉하면 한 달 뒤에 상영했다.) 혼자 보러갔었다.
영화제목도 기억이 난다. 트루라이즈 아놀드 슈왈츠 제너거 형이 나오는 영화.
개쓰레기 극장이었지만 그래도 최신영화라고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었다.
나는 운좋게도 앞에서 3번째 줄 가운데 앉았다.
재밌게 영화를 보던 중 갑자기 엄청난 졸음이 몰려왔다. 이상하게 눈을 감기었다. 영화는 너무 재밌는데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거였다.
눈을 부릅뜨고 안 자려고 기를 썼지만 그렇게 잠이 들었다.
몸은 잠이 들었는데 정신은 잠이 들지 않았다. 계속 영화를 보고 있었다. 뭔가 이질감을 느낀 나는 뒤를 돌아보니 내 몸은 자고 있고, 내 영혼은 영화를 보고 있었다.
유체이탈을 한 것이었다.
유체이탈이 이 때가 처음이라 뭔 일인지 몰라 어쩔 줄 모르고 있었는데, (총 쏘고 엄청 시끄러운데 나의 육체는 입 처벌리고 처자고 자빠져있음) 옆에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웅성 웅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영화관이라 영화 소리만 들리고 다들 조용한데 웅성 웅성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서 뭔가 싶어 소리나는 쪽을 보니 내 영혼이 그 방향으로 날아갔다.
웅성거리는 곳에 가보니 아저씨들이 모여서 내가 있는 곳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뭐라 뭐라 하는데. 그 아저씨들 모습이 정상이 아님. 완전 말 그래도 귀신. 누가봐도 귀신. 사고사 당한 부유령인지, 지박령인지 몰라도 하여튼 사람 몰골이 아니었음. 맨인블랙에 나오는 꿀물먹는 아저씨 모습이었음.
딱봐도 내 육체를 노리는게 보였는데. 틈만 나면 들어올 기세인데 나에게 접근하지 못해서 이 놈들이 왜 접근을 못 할까? 하고 나도 옆으로 돌아보니 내 오른쪽에 앉은 남자 머리 위로 장군 형상을 한 사람이 딱 서 있었고 이 귀신들이 저 장군이 무서워서 접근을 못하는 거였다
그리고 내 왼쪽에 아저씨 머리 위로도 갓을 쓴 남자 여러명이 있었는데 사방으로 보호 해 주니 내 곁에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는 그런 자리였다.
그런데 이 귀신들이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 영혼을 보더니 손을 뻗어 내 영혼을 붙잡았다.
나는 붙잡혔는데 이 귀신들이 내 영혼을 데리고 갈려고 나를 붙잡고 밖으로 나가는데 손을 떼려고 해도 힘이 너무 세서 꼼짝도 안함. 질질 끌려감.
영화는 다 끝나가고 내 영혼은 악령들에 붙잡혀서 질질 끌려가고 나는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도와달라고 소리치는데 아무도 못 듣고 영화관 밖으로 끌려 나가려는데 영화관 밖으로 끌려나가면 다시는 못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다.
질질 끌려가고 영화관 문은 5미터 정도 남았는데
너무 힘이 세서 그냥 속절없이 끌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빛이 팍 하더니 눈이 떠졌다.
일어나 보니 온몸이 흥건히 젖어있고 식은 땀이 줄줄 흐름. 알고보니 옆사람을 너무 세게 잡아서 옆사람이 내 어깨를 세게 때린 거였다.
벌떡 일어나서 너무 고맙다고, 살려줘서 고맙다고 상대방은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하고 영화관 밖을 뛰쳐 나왔다.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서 시내쪽을 향해 달렸는데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 일어난 듯 한 경험을 했다. 시공간의 꼬임 현상이었다.
시공간 꼬임이라니! ㅎㅎㅎ. 흥미진진하네요. 어서 이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