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퍼독. 음... 솔직히 이 코퍼독이 나오게 된 배경 자체가 아이러니하게도 "몽키 숄더" 때문이긴 합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글렌피딕/발베니/키닌뷰라는 슈퍼밴드 조합으로 만들어낸 "몽키 숄더"의 인기로
블렌디드 몰트라는 카테고리가 시쳇말로 "떡상"을 하고, 이에 질세라 에드링턴도, 발베니와 하이랜드파크, 글렌로시스로 대표되는 조합인
네이키드 그라우스 (이후 네이키드 몰트로 변경) 을 내면서 디아지오도 이에 질세라 하고 이에 맞춰서 내게 된게 "코퍼독" 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아뿔싸, 코퍼독은... 이런 평가를 국내 한정으로 받고 맙니다.
으아니!!! 결국 이것으로 인해 코퍼독은... 그나마 메리트라는게 "블렌디드 몰트지만 싸다!" 메리트만으로 세일즈를 해야 했고
다행히 올해도 디아지오는 탈리스커와 라가불린도 마트 세일을 함과 동시에 (이마트나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모두 세일인거 같더군요)
코퍼독도 세일로 풉니다.
음... 확실히 색에 있어서는 네이키드 몰트가 쉐리 캐스크 덕에 짙은 갈색, 그리고 몽키 숄더는 이미 글렌피딕에서 보여준 솔레라 툰 방식을 다소 간편화 시킨 매링 툰 방식의 숙성을 써서 그런지 오렌지색에 가까운 느낌이었다면.
음, 코퍼독은 정말 평범한 금색입니다. 거의 방짜유기 색에 가까운(...) 음.... 그래서 평가가 안좋았나?
그러나 일단 마셔보면... 음 제 입엔 괜찮습니다? 다만, 이게 왜 평가를 낮게 받았는지는 감이 잡힙니다.
더 정확하게 풀면 "조니워커 블랙에서 뭔가가 빠진 맛" 입니다. 정확하게는 이게 블렌디드 몰트니 조니워커 블랙에서 그레인 위스키가 빠졌고
당연히 피트감을 책임지는 탈리스커와 쿨일라도 빠졌습니다. 뭔가 조니워커 블랙 안에서 스페이사이드 몰트만 딱 꺼내놓은 느낌?
음... 그래서 그랬던 거긴 합니다. 그러나 조니워커에서 뭔가가 빠졌다라는 편견만 놓고 보면... 먹을만 합니다.
그리고 이건 오히려 네이키드 몰트보다 장점, 피니쉬가 좀 있습니다. 네이키드 몰트는 쉐리의 강렬함까진 좋았지만
삼키고 나서의 피니쉬가 다소 숏피니쉬라 뭔가 야구에서 커브 볼 같이 갑자기 훅 떨어지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건 그냥 무난한 포심 내지 무난한 스플리터입니다. 그냥 무난하고 무난하고 이 후도 무난하고....
이렇게만 놓고 보니 좀 코퍼독, 그리고 디아지오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수도 있긴 하겠습니다.
확실히 맛이 없진 않지만, 몽키숄더, 그리고 네이키드 몰트라는 너무나 압도적인 상대들이 많아 기를 못편 느낌이 있더라고요.
그러나 더 슬픈거 하나. 그런데도 코퍼독을 더 슬프게 만드는 것은..
원래 디아지오에서 밀던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는 "조니워커 그린" 이었고.
그런 부분에서 코퍼독은 "조니워커 그린의 하위호환" 소리를 면치 못한다는 느낌이 있더군요.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조니워커 그린이 수입이 드문드문 되어서 그렇긴 하지만, 분명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의 수요가 늘어나면
조니워커 그린도 들어 올거 같은 느낌이 드는 바.... 코퍼독의 고민은, 다른게 아니라 "조니워커 그린"이 될 거 같습니다.
왜냐면 조니워커 그린은.... 정말로 맛있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코퍼독 먹을만 하지만 코퍼독, 몽키숄더, 네이키드 몰트 중 선택하라면 일단 코퍼독은 제외 하겠습니다.
그건 맞아요... 블렌디드 몰트에서 디아지오거로 먹으려면 진지하게 그냥 싱글몰트 시리즈(싱글톤) 먹던가 조니워커 그린 먹는게 답인거 같더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몽키숄더가 원탑이죠.
코퍼독은 향은 좋은데 맛은 밍밍한 술이였어요. 뚜따한지 꽥됬는데 아직도 술장에 있습니다.
그래도 “아 우리 스페이사이드 몰트 조니워커나 화이트홀스, 벨스 등에 넣은거 맞다고!!” 라고 항변이라도 하는 듯이, 향은 좋더라고요… 맛은 평범했습니다(맛으로 먹을거면 몽키숄더가 정말 원탑이란 생각만 드네요…)
그런데 확실히, 조니워커 블랙하고 같이 비교하면서 마셔보면.... 코퍼독이 왜 "밍밍하게" 느껴지는지는 바로 오더군요.. 음... 진짜 코퍼독을 15ml만 붓고 거기에서 탈리스커 10년 정도만 15ml 섞어도 조니워커 블랙하고 흡사할 거 같습니다. 애초에 베이스가 크라이겔라키, 링크우드가 들어있다고 알려져 있으니.... 당연히 조니워커 블랙의 몰트 베이스들이라는건 분명해 보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조니워커 블랙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겠군요. 이런 몰트만 으로 되어 있는 애매한 상태의 베이스에서 피티드 몰트와, 그레인 위스키로 질리지 않는 맛을 만들어낼 거라고는요....
그냥 맛이 없어요 판매원이 몽키숄더는 3가지인데 얘는 8가지 섞었다고 비슷하지만 더 고급진 맛이라고 해서 샀었는데 그냥 더럽게 맛없음 감히 세일즈 포인트를 몽키숄더 라이벌로 잡으면 안됐었어
이건 맞는거 같아요. 참 아이러니한게, 분명 조니워커 블랙/레드를 마셔보고 코퍼독을 마셔보면, 뭔가 빡 감이 오거든요 "아, 이게 조니워커 블랙-레드에서 딱 스페이사이드쪽 8개만 골라낸 맛인건가?" 라고요. 그런데, 그런거 딱 떼고 그냥 "몽키숄더의 카피캣으로 낸 스페이사이드 8개의 블렌디드 몰트" 라고 하는 순간 "엥 뭐야?" 란 느낌이 확 왔어요. 그냥 이럴거면 이미 없어졌다던 조니워커 화이트라벨을 부활시켜서 이거로 냈으면 그냥 잘 팔렸을 거 같단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