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자연 성우는 성차별 때문에, 혹은 페미니스트라 잘렸나?
아니다. 정확히는 그녀가 구매한 티셔츠가 넥슨의 주 고객층인 게임 유저들의 의사에 반하는 단체에서 제작, 판매하는 점이라는 것을 문제 삼았고, 이에 넥슨이 고객층의 불만을 수용해 김자연 성우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만약 넥슨의 임원이나 소속 직원이 그녀의 티셔츠 문구가 '남자를 무시하는 문구라서 거슬린다'고 주장하거나 여자라고 비하하며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했다면 성차별이 맞다. 그러나 넥슨은 공식적으로 유저들의 의견을 수용해 논란이 된 성우를 교체한다고 명시했을 뿐이며 김자연 성우도 이를 인정했다. 회사에서 고객의 항의를 수용해 정책을 수정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2. 김자연 성우는 부당해고당했나?
그녀는 계약해지를 한 것 외에는 넥슨으로부터 폭력이나 강압적 행위를 당한 것이 없으며, 계약해지 또한 넥슨 측에서 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통보하되 예의는 갖췄다. 게다가 계약금도 모두 원래 계약대로 지불했다.
만약 대기업에서 자사와 계약한 모델이나 성우, 인원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행위를 해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거나 피해를 줬을 경우, 회사측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원인을 제공한 대상을 고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넥슨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성우를 다시 기용해 재녹음 하고 업데이트 날짜를 늦추는 등 고생하면서도 김자연 성우에게 법적 책임을 지우지 않았다. 이 정도 되면 업계 사람 입장에서는 넥슨이 대인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웹툰 작가들이 넥슨이 성우를 부당해고했다는 주장은 넥슨이 해당 성우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회사와 계약을 한 사람이 잘못을 해도 책임을 지는 것은 부당하다. 회사가 감수하는 게 당연하다'고 간주한, 사실상 프로의식이 결여된 철없는 떼쓰기에 불과하다.
3. 문제의 티셔츠는 정말 페미니즘이 맞는가?
해석이야 개개의 판단이다. 개인적으로는 'GIRLS Do Not Need A PRINCE'라는 이 문구가 얼마나 촌스럽고 유치한지.. 해석하면 말 그대로 '소녀는 왕자가 필요없다'는 뜻인데 누구 입장에서는 낭만적이고 고상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소녀'나 '왕자'는 누구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각각 여자와 잘난 남자를 비유, 혹은 상징하는 의도로 쓰이는데 그러다 보니 사람들을 현혹하기 쉽다는 맹점이 있다.
나는 여자가 아니니 소녀의 의미는 넘어가고 왕자에 대해 고찰해 보자. 성인 남성 모두는 아니라도 상당수는 자신이 왕자는 물론, 왕자같은 존재도 아니라는 걸 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의 진짜 왕자나 원빈, 송중기처럼 남자가 봐도 진짜 잘난 남자가 아닌 이상은 누군가를 왕자로 지칭하는 것이 '저게 뭔 더위 먹은 소리?' '꼴값한다' 정도로 인식하는 게 일반적인 남자의 시각이다. 결론적으로 남자를 왕자에 비유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감성적인 문구로 보일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남자따위 필요없어'라는 메시지를 저런 식으로 미화한다는 게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짓인지... 저런 말장난으로 많은 사람이 현혹된다는 게 참 우습다. 뭐 종북, 빨갱이 같은 표현에도 선동되는 사람들도 있으니.
4. 메갈리아4는 정말 메갈리아와 무관한 곳인가?
그걸 믿는 바보가 있다는 게 놀랍다. 뭐 세상에 동명이인은 넘치지만 메갈리아4는 메갈리아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 외에는 메갈리아와 선을 긋는 행위는 전혀 하지 않았다. 메갈리아 운영진과 무관하다는 소개글이 이들 단체가 메갈리아와 다르다는 명백한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들은 메갈리아를 비난한 적도 없고 메갈리아에서 벌어진 악행도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은폐하고 있다.
문제의 티셔츠 판매 페이지에서 메갈리아4는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메갈리아2와 메갈리아3에 대해 '국내외 페미니즘 이슈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던' 이라며 애매모호하게 언급했으며 해당 페이지들이 돌연 삭제됐다면서 삭제 사유 또한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결정적으로 메갈리아4는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메갈리아2와 메갈리아3이 페이스북에서 삭제되자 이에 대한 항의와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일각에서는 메갈리아와 관련된 소송 비용까지 메갈리아4의 티셔츠 수익금으로 충당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메갈리아4 티셔츠 구매 페이지의 질의응답 일부 캡처로 대신하겠다.
5. 넥슨 보이콧을 외친 이들은 김자연 성우에게 정말로 도움이 됐는가?
이 포스팅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다. 그런 인간들이 글쓰면서 주구장창 달았던 게 '#넥슨보이콧' '#김자연성우를지지합니다' 였다. 그런데 김자연 성우의 상황을 제대로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올까?
만약 넥슨이 계약해지를 공지하고 김자연 성우가 사과하는 선에서 사건이 종료됐다면 아마 그녀는 약간의 자숙기간을 거친 뒤 조용히 복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성차별로 착각한 이들이 평소에는 관심도 없었을 김자연 성우를 거론하며 난리를 벌인 덕에 업계에서는 트러블 메이커로 확실히 낙인찍혀 버렸고 그녀가 성우로 재기하는 것이 더더욱 어려워졌다. 개명을 하고 조용히 살지 않는 한 말이다. 결과적으로 김자연 지지를 외치던 이들 스스로 그녀의 인생을 망친 셈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페미니즘 운운하는 이들은 진짜로 김자연 성우를 위했던 것이 아니라 이용한 것에 불과하며, 아무리 자기랑 무관한 사람이라도 하찮게 이용하고 나몰라라 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쓰레기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나아가 웹툰계를 비롯한 서브컬처계를 도탄에 빠뜨리고 말았다. 유료웹툰 시장을 개척하며 '노력하는 자가 보상받게 하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했다는 평을 받은 레진은 이 사건을 계기로 반발하는 독자들의 집단 탈퇴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작가들은 방통위에서 칼을 갈고 있는 콘텐츠 검열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견고하게 지켜줄 수 있는 지지층인 독자들을 잃어버렸다.
메갈리아는 남성에 대한 혐오를 페미니즘이라 믿는 사람들의 맹점을 악용해 서브컬처계를 서로 대립하게 만들고, 완벽하게 쪼개놓는 데 결국 성공했다. 메갈리아를 제외하면 승자는 없다.
굿b
강남역사건과 똑같죠 유가족이 그만하라면서 울면서 소리쳐도 전문가들이 여성혐오로인한 살인이 아니라고해도 그들의 감정만 해소하면 그만 그들이 깨어있다는 남들과는 다른 우월한 감정을 느끼게하면 그만이었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