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적화 - 최적화는 그다지 좋은편이 아닙니다. 그래픽 수준에 비해 요구하는 사양이 다소 높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나 아트는 상당히 괜찮습니다.
2. 액션성 - 액션RPG를 표방하는것 치고 액션성은 그냥 그렇습니다. 재미없는건 아니지만 2000년대 초반게임스러운 액션성입니다. 타격감이나 모션이 약간 시대에 뒤쳐진 느낌입니다.
사실 액션보다는 대화와 선택 그리고 거기에 따른 파급과 나비효과가 메인컨탠츠라고 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는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전투가 재밌진 않지만 몰입을 방해할정도로 엉망은 아닙니다.
3. 흡혈 - 랩업을 위해서 누군가를 희생시키고 거기에따른 파급을 느끼라는게 제작사의 의도입니다만 사실 누굴 희생시킬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퀘스트나 전투를 통해서도 충분한 경험치를 얻을 수 있고, 결정적으로 전투 난이도가 많이 낮습니다. 전 랩업을 위해 마지못해 누굴 죽인게 아니라 죽어 마땅한 인간쓰래기들 치워버리고 싶을때 잡아먹었습니다. 누군가를 잡아먹을때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수록 영혼을 깊숙히 빨아들일 수 있다(=경험치를 많이 준다.)는 설정이라 사람들 뒷조사를 하게 됩니다. 1차대전기 서민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부분은 좋았습니다.
뱀파이어 게임인 만큼 마음대로 흡혈하고싶은데 이 게임은 흡혈의 무게가 너무나 큽니다. 음악이나 효과음이 무슨 죄짓는 느낌으로 만들고 인간쓰래기를 잡아먹어도 찝찝함이 계속 남습니다. 괴상해지는 외모는 덤입니다. 이 부분은 제작진들이 연출을 아주 잘했다고 봅니다.
4. 전투난이도 - 뱀파이어 능력 중에선 coagulation이 사기고 기본능력치중에선 스테미너가 사기입니다. coagulation은 일시적으로 적을 마비시키는건데 보스와 잡졸을 막론하고 다 걸립니다. 게다가 사용코스트가 0입니다. 또한 보스와 잡졸을 막론하고 평타에 맞으면 경직이 생깁니다. 뒤잡후 스테미너 바닥날때까지 평타로 패다가 스테미너가 바닥나면 마비시키고 스테미너가 차면 또 평타로 패길 반복하면 전투난이도가 급락합니다. 회피 성능도 엄청나게 좋아서 적당히 뭐가 날아온다 싶을때 연타하면 다 피해집니다. 다만 이를 위해 스테미너를 최우선으로 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적들에게 일종의 활동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만약 그 범위 밖으로 나가면 자기가 원래 서있던 위치로 슬슬 걸어가게됩니다. 이때 뒤잡을 하셔도 좋고 스테미너 다 닳을때까지 패다가 다시 범위 밖으로 튀어도 좋습니다.
평타의 중요성이 큰 만큼 무기업그레이드는 꼬박꼬박 하시는게 좋습니다. 어차피 재료 썩어돕니다.
5. 세이브 - 이 게임은 세이브가 없습니다. 뭐든 결정하고 저지르면 바로바로 즉시 자동저장되어버립니다. 로드할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말실수하면 게임끝날때까지 가고 실수로 누굴 죽이면 역시 돌이킬 수 없습니다. '선택'이라는것에 무게를 크게 주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무겁습니다. 전 PC로 플레이 해서 세이브파일을 수동으로 백업해서 꼼수로 로드했지만 어느순간부터 포기하고 그냥 제작진의 의도를 느끼면서 플레이 하고 있습니다. 말 실수 한번 하고선 아차..하는 주인공의 심정에 공감하며 말이죠.
전반적으로 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지만 상당히 몰입감있고 재밌습니다. 잘 짜여진 스토리와 더불어 죄책감이나 찝찝함이 아주 생생하게 느껴지는 연출이 아주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액션알피지라기보단 한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플레이 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언어의 압박을 이겨 내지못하면 재미가 급감할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영어도 그냥 영어가 아니라 좀 옛날말이라 더 어려울겁니다. 한글화 해서 정발했어도 꽤 팔렸을거 같은데 좀 아쉽군요. 영어에 자신있으신 분들은 꼭 해보세요. 놓치기 아까운 수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