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늘 눈팅만 하다 일본생활 정리하는 김에 제 스토리를 써봅니다.
저는 비디오게임은 좋아했지만 그닥 일본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2008년 케언즈에 워킹홀리데이로 가서 만난 지금의 일본인 와이프..6개월만에 결혼 후 2009년부터 타마치에서 살았죠.
첫번째 직장은 프랑스요리 레스토랑 주방이었고..일본어안됨, 경험부족 등으로 몇번 울기도 함.
매일 9시 출근....퇴근이 10시나 11시. 주1회 휴무인데 호주에서 주 40시간 일하다 오니 미치겠더라구요.
아이가 생기고, 2010년부턴 야끼니꾸 주방에서 일을 하다가,
겁없이 2011년에 사이타마에서 가게를 오픈.
경험부족과 지진 방사능 고기 등의 여파로 6개월만에 닫음. 저축 다 날림. ㅋㅋㅋ
여행회사로 전직후 3년정도 근무한 뒤 퇴직.
영주권 나옴.
자바개발자 학원을 도쿄에서 다닌 후, 개발자로 근무하게 됩니다.
직장과 연봉에 만족 하면서도 일본 직장문화에 환멸을 느낌.
왜이리 내 시간을 빼앗는 거야. 나는 일하는 기계인가?
나이는 30대를 향해가고, 계속 아니라고 내심 거부해왔던 일본사회와 맞지않는 자신을 드디어 인정.
덧붙여 유일한 친구였던 미국 친구 둘 다 귀국해버림.
와이프와 시애틀 가족여행을 감.
일본에서 재무 쪽으로 고연봉으로 일하다(물론 일본 연봉 기준임, 800만엔도 채 안됩니다. 미국은 프로그래머 대졸 초임이 70K임)
퇴직한 후 미국에서 대학 나오고 아마존에서 4년째 클라우드 관련 일하는 친구에게 상담.
학사 CS 전공하고 미국 취업하라고 조언 받음.
일본에서 상상할 수 없는 저렴한 물가(의식주, 자동차)와, 문화생활, 근무환경(주35시간)과 개인주의에 매료됨.
미국 물가 진짜 저렴하더라구요..화나는게 일본제품이 미국에서 더 쌉니다. 자동차도 그렇고, 캠핑장비나 뭐 거의 모든 공산품이.
사람들은 또 어찌나 털털하던지.
연봉 또한 미국 물가 감안해도 일본보다 훨씬 높고..
와이프 역시 적극 찬성.
소지품을 전부 처분하고, 지난 달 미국 학생비자 신청 후 승인됨. 토플 점수 받고, 퇴직 후에 너무 심심해서 이삿짐 센터 알바를 함 ㅋㅋ
그리고 드디어 다음주 수요일 출국합니다. 와이프/ 아이는 내년 봄 올 예정입니다.
어제 마지막으로 이삿짐 알바를 끝내고 , 가본 적 없는 사이타마 변두리에서 도쿄로 오는 전철 안에서 지난 8년간이 떠오르는데,
2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 인생 낭비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를 하다가, 애정 하나로 결혼해서 지금까지 신세진 와이프,
직장 동료들, 야마노테선에서 러시아워에 피곤에 찌든 자신 등등.....왜 좀더 일본사회에 적응하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등..
그리고 30대 초반에 모은 돈으로 미국 학사로 가는 자신과, 불확실함에서 오는 걱정이 오다가,
드디어 뭔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점이 설레네요.
3일 지나면 미국행 비행기에 있을 텐데, 참 실감이 안나네요.
와 제 워너비를 그대로 이루신 분이네요. 일본을 거쳐 미국가는게 제 꿈입니다. 제가 미국 향할 시기도 아마 지금의 글쓴이 분과 비슷한 나이일것같은데, 지금 글쓴이분 학사전공하고 취업하면 나이가 꽤 될텐데 그쪽은 그런거 별로 신경안쓰나요? 전 걍 일본에서 경력 3년정도 쌓고 갈려고생각했거든요.
레딧쪽 계발자 개시판 읽으면 여러 생각을 하게됩니다.. SV쪽은 받는 돈이 참 ㄷㄷ 하죠 하지만 거기도 사람 사는곳이라 잔업하는곳도 많고 외국인이 적응하기엔 만만치많은 않을것같더라고요 특히 SV쪽은 물가가 비싸서 .. 시애틀은 그나마 괜찮은가보네요 요즘 취업 비자받기 힘들어졌다고 들었는데 그쪽으론 어떤지 궁금하네요
토끼가 하나둘 // 나이는 신경 안씁니다. 경력이 제일 중요하고 그래서 인턴이 중요한 거구요. 제 친구도 35살에 대학졸업하고 취업 했습니다. 지금 STEM(이공계) 전공자는 졸업후 일자리를 찾을수 있는 비자인 OPT도 28개월 연장 가능합니다. 국가가 이공계를 환영하고 있구요. 문과에 비하면 엔지니어는 기회가 그냥 열려 있습니다. 미국에서 나이와 인종, 종교, 사진 등을 이력서에 요구하는 것은 차별로 여겨지며 중범죄에 해당합니다. 물론 성씨로 짐작은 가능하니 당연히 프리스크리닝은 존재하고, 차별도 있지만 개발자/시스템어드민은 그런거 안본다고 해도 될정도라 하구요. 그리고 영어 능력 역시 비 인터넷/시스템 업종보다는 조금 관대한 편입니다(어디까지나 개발자 이야기이고, PM 이상은 잘 말하고 잘 써야 함) 일본에서 개발경력이 있으시면 당연히 엄청 도움될 겁니다. 일본 아이티는, 경력 쌓아서 미국계 일본지점 가던가 해야 좀 살만한 거 같구요. 일본회사는 대기업도 늦게까지 일합니다. 빨라도 5시 반이에요. 정직원도 연봉은 미국에 비하면 할말 없죠. 1/2에서 심하면 1/3이니. 전 세계 모든 트래픽이 향하는 국가이니 페이 스케일 차이는 어쩔 수 없습니다만, 두 나라 다 장단점이 있으니 잘 생각해 보세요.
정성 가득 답변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 댓글 하나로 알아볼것들이 굉장히 많이 생겼네요! 전 프로그래밍쪽은 아니고 그래픽 쪽이지만.. 감사합니다!
탑 기어// 실리콘 밸리는 여러 면에서 크레이지하죠(거기까지 안 가도 좋은 직장 많은거 같습니다. ㅎㅎ 도쿄에 비하면...). 어딜 가나 외국인은 적응해야만 합니다만, 캘리포니아 주 자체가 외국인비율이 하와이만큼 높은데다, 특히나 베이에리어 외국인 IT종사자는 최소 20퍼센트 이상은 될텐데요. 실리콘밸리만큼 외국인이 가기 좋은곳도 없다고 보는데.. 물가는 뭐 캘리포니아의 몽테카를로죠.ㅋㅋ 산 마테오 정도에서 출퇴근 하면 살만할 텐데요. 저는 추운곳이 좋고 캘리포니아는 좀 너무 정신사납고 비싸서 그렇게 관심은 없습니다. 취업비자는 일반 H1-B는 여전히 추첨제이지만 경력 있는 대졸자가 OPT 기간동안 설마 한군데도 못 찾겠습니까? 무려 3년 가까운 시간이에요. 그리고 정부기관은 추첨도 바이패스해서 1순위로 받을 수 있구요. 어렵지만 불가능은 아닙니다. 이번 법 개정을 보면 STEM 전공자에 관해서는 굉장히 관대한 듯?
학생비자로 어디부터 가시나요? 토플점수 언급하신걸론 대학가시는거 같은데.. 토플점수와 학생비자 보유한걸로 입학이 바로 되나요?
작성자님의 의지도 멋지지만 와이프님의 신뢰도 멋지네요. 행복하시길!!
//홀드클로즈 커뮤니티 컬리지->4년제 편입 예정입니다. 재정도 최종학력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바로 입학 됩니다만 편입시엔 학교에 따라 커뮤니티 컬리지에서의 성적 요구수준이 다릅니다.
축하합니다. 미국 귀국자녀인 일본인 친구가 실리콘밸리 갈려고 탈일본 노래를 부르던데 역시나 다 이유가 있나보네요. 과거 IT엔지니어랑 프로그래머 취업시장에선 한국보다 일본이 급여나 환경면에서 매력적인 직장이었지만 일본 장기 경제불황으로 급여면에선 별 메리트가 없어졌고 이제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국가가 거리와 문화를 감안해도 한국,일본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직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취업했지만, 나중이라도 미국에서 박사과정에 진학하고 싶네요
미국 가셔서도 후기 올려주세요~
멋지네요~ 축하드립니다!
뭔가 멋있다. 끝없이 노력하는 모습 멋있어요~
IT엔지니어는 실력만 있으면 역시 미국이죠. 일본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떠한 나라와 비교해도 IT엔지니어에게 가장 가능성이 높고 대우가 좋은곳은 미국입라고 생각합니다.
좋은일만 생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