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 풀어봤어?
조건에 따라 풀긴 진작에 풀었지, 의미하는 바를 잘 몰라서 그렇지만
천천히 하면 되. 우선 처음의 이 식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입자 - 편의상 전자라고 하자 - 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데,
가는 길에 장벽 - 이 경우엔 음의 전위차 - 이 가로막고 있는거야
장벽의 포텐셜이 입자의 운동에너지보다 크다면?
다 올라가지 못하고 되튕기겠지
여기까지가 고전 물리학이야, 이번엔 입자를 무시하고 파동함수만 계산해봐봐
내가 풀었던 식에선 오른쪽 상황이겠네 그럼
이제 여기서 정말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ψ(x)^2는 미분 가능하다" 는 조건만 붙이면 되
미분 가능하다고?
그야 하나의 함수가 갑자기 끊기거나 꺾이진 않을테니깐
장벽의 x좌표를 편의상 0으로 두고 풀면
이렇게 왼쪽에서 삼각함수 형태로 나타날 때의 위상차와 진폭을 구할 수 있고
이어서 오른쪽의 지수함수 형태로 나타날 때의 상수값들도 구할 수 있어
처음에 ψ(x)^2가 의미하는 게 뭐라고 했더라?
실질적인 확률을 나타낸다고 했지
맞아, 그러니 ψ(x)^2를 x의 특정 구간에서 적분한 값이라고 하면?
.....그 구간에서 입자가 관측될 확률이구나
전체 넓이를 고정하고 풀면 - 여기선 1/2로 뒀지 - 장벽 너머의 확률이 분명 0보다 큰 걸 알 수 있어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해?
물론이지, 초록색 부분이 도체고 빨간색은 반도체라 전기적으로 "끊어진" 도선을 만들면 되
전지의 전위차가 V니깐 반도체 부분의 양 끝에는 정확하게 V만큼의 전기장이 좌→우 방향으로 생기겠지
여기서 반도체의 오른쪽 끝에 있는 전자가 전지로부터 받는 에너지를 표현하면?
그야 eV 겠지
그리고 반도체는 도체에 비해 전자가 통과할 만큼의 전기장 값이 높고, 바꿔말해
U만큼의 전위차-장벽이 있지, 통상적으로 전류가 흐르기 위해선 이 U가 eV보다 작으면 되고
이상할 거 없네, 반도체라도 충분히 높은 전압을 걸면 전기가 흐른다는 뜻이니깐
근데 반도체 부분의 두께 L이 충분히 얇게, 그러니까 옹스트롬(Å, 10^-10) 단위로 되면
저전압 상태에서도 전류가 실제로 흐르는게 관측돼
그게 방금 계산한 장벽 너머의 파동함수구나
예시로 전지를 5V, 반도체의 문턱장벽을 6eV, 두께를 5Å로 두고 위의 공식을 계산하면
반도체 왼쪽에서 출발한 전자가 0.6%의 확률로 장벽을 뚫고 누전이 일어나는 걸 볼 수 있어
회로로 따지면 합선이 되는 셈이네, 그래서 일정 크기 이하로 작게 못 만드는 거구나
다름아닌 현실의 과학법칙 때문이지
그렇다고 장벽을 높이자니 전자의 에너지도 높여야 하고, 골치아프네
그래서 전자제품의 성능이 무턱대고 좋아질 수 없는거야
그런데 저기서 특정한 전자가 정확히 어디에 있을지 계산이 될까?
이해가 안 가는 질문인걸, 함수의 형태로 따지면 어디든지 있을 수 있으니 딱 짚을 수 없는거 아냐?
예리했어, 바꿔말하면 전자는 어디에도 없다고 할 수 있지
그런데 우린 분명히 전자의 질량과 전하량, 스핀까지 알고 있어, 그럼 전자는 어디에 있을까?
회로를 비롯한 이 세상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겠네
아무것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든 것이라!
이쯤 되면 이게 과학인지 철학인지.....
2~3편 정도로 물리학괴문서 완결 예정
공주님과의 공부, 길었다!
과학과 철학은 분리된지 얼마 안됐으니 틀린 말은 아닐지도...?
상대성이론은 뜻밖에도 불교적 세계관과 연관이 깊고 양자역학은 의외로 기독교적 세계관, 좀 더 원류로는 힌두 세계관이랑 비슷함 그런데 양자역학의 표준모델은 불교의 팔각도 시스템과 유사하고 상대성이론을 세운 아인슈타인은 기독교의 "변하지 않는 절대적 진리"가 있다고 믿음ㅋㅋㅋㅋ
확률에 자신의 운을 맡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