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4060ti 택배 받아보고는 너무 작고 가벼워서 놀랐다고 올렸는데, 오늘 설치하다가 식겁했다.
일찍 퇴근해서 오랜만에 컴퓨터 본체 열어서 청소도 하고, 써멀도 새로 바르고 만반의 준비를 한 뒤에 4060ti를 꽂았는데...
화면이 안 나온다. 블루스크린이나 BIOS 들어가라는 얘기도 없고 그냥 까만 화면이야.
혹시 내가 청소한다고 램을 뺐다 꼈는데 그게 잘못됐나 싶어서 다시 뽑아서 깨끗이 불어내고 다시 꽂아도 까만 화면.
설마 써멀 새로 바른 게 잘못됐나 싶어서 다시 닦고 새로 바른 뒤에 조심해서 꽂아도 까만 화면.
잘못해서 파워케이블이라도 건드렸나 싶어서 살펴봐도 까만 화면.
이 짓을 반복하다보니 생전 처음 그래픽카드 불량을 겪는 건가 싶어서 잔뜩 좌절한 채로 예전 그래픽카드를 꽂았더니 멀쩡히 잘 나온다.
글카 불량인가... 싶은데 뭔가 찜찜했다. 팬도 잘 돌고 이상한 소리도 없거든.
그래서 마지막 희망을 품고 검색을 해보고 알았다. 내 구닥다리 메인보드 문제라는 거.
정리하자면 내 보드가 예전 거라 PCI 대역폭이 좁다. 그러니까 4060ti는 4.0 지원인데 내 건 3.0 지원이야. 물론 성능저하가 있지만 작동이 안 되는 건 아닌데, 보드가 구닥다리니 당연히 BIOS도 구닥다리였다는 거지. 결국 BIOS 설정 들어가서 대역폭을 AUTO가 아니라 GEN3로 잡아주니 그래픽카드 제대로 인식하고 켜진다. 한 마디로 구닥다리 메인보드가 겪어보지 못한 대역폭에 정신을 못차리는 걸 강제로 정해주니 된다는 거지.
이 짓을 3시간 동안 했네.
아무튼 지금 화면 잘 나오고 설정도 제대로 잡혀서 마음이 놓인다.
그래서 새 글카로 한 처음 행동이 루리웹 들어온 거야. 하하.
유게 중옵 ㅊㅋ
유게 중옵 ㅊㅋ
뭔가 화면이 깨끗하고 댓글이 잘 써지는 기분이야. 하하.
메인보드가 구형이면 성능도 제대로 못 뽑는거 아니야?
맞음. 그래도 성능저하가 생각보다 크지는 않아서 예전 글카보다는 훨씬 나음. 메인보드 바꾸는 건 돈 더 모아서 해야지.
메인보드: ??? 내가 알기론 이건 그래픽카드가 아닌데?
산골짜기에서 혼자 살던 노인이 최신 스마트폰 받아보고 뭔지 몰라서 켜지도 못하는 그런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