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폴아웃4 DLC 파 하버의 중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신스들의 공동체인 아카디아의 지도자 DiMA
처음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우유부단한 것은 단점이지만, 파 하버와 원자의 아이들 교단이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여러가지로 힘쓰는 선인처럼 보임.
그런데...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이새끼가 저지른 짓들을 알아낼 수 있는데
1. 파 하버 사람들이 신스를 배척하니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 하버 지도자 에이버리 선장을 죽여 암매장한 다음 신스로 대체 >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여론 조성
2. 그걸로 부족해서 파 하버가 자기들 공격할 때를 대비해서 파 하버 몰살시킬 수 있는 장치 몰래 만들어 놓음.
3. 원자교단이 자기들 공격할 때를 대비해서 핵잠에 내장된 핵미사일 기폭코드 숨겨둠.
근데 정작 얘는 이 기억들을 지워버려서 기억 못하고 있는 상태고 주인공이 따로 백업된 기억들을 찾아와야 그제서야 떠올림.
하지만 마냥 뭐라고 하기는 또 애매한게 얘는 정말 섬의 평화를 위해서 이 미친 짓들을 저지른거임.
그리고 이런 짓들을 저질렀다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많이 느끼고 있음. 실제로 기억 되찾아주면 "시발 내가 이딴 끔찍한 짓을 하다니?" 하면서 충격받기도 함.
이런 더러운 일에 대해서 죄책감을 크게 느끼면서도 평화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초 극단적인 평화주의자라고 할 수 있겠음.
근데 퀘스트라인이 참 골때리게 짜여있는데, 이 DLC의 선택지를 크게 나눠보면
1) 파 하버/원자교단 둘다 몰살시키기
2) 파 하버(+아카디아) 몰살시키기
3) 원자교단(+아카디아) 몰살시키기
4) DiMA의 범죄행각을 폭로해서 아카디아 몰살시키기
4-1) DiMA 혼자만의 잘못이라고 설득해서 DiMA만 처형당하게 하기
5) 파 하버/원자교단/아카디아 전부 다 몰살시키기
6) 파 하버와 원자교단 사이를 중재해서 평화롭게 해결하기
이렇게 됨.
이중에 가장 좋은건 당연히 6번.
원자교단 몰살시 >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원자교단에 의탁하는 일반 신도들도 다 죽음
파 하버 몰살시 > 안개 속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려고 애쓰는 파 하버 주민들 다 죽음
아카디아 몰살시 > 원자교단과 파 하버는 영원히 척지고, 아카디아가 만들어주던 안개응축기를 더 공급받지 못해서 파 하버도 결국에는 망함
(DiMA만 처형당하게 해도 원자교단과 파 하버가 화해를 못해서 결국 계속 서로 죽고 죽이게 될 것)
근데 문제는 6번 평화루트로 가려면 원자교단의 지도자 텍투스를 암살하고 (또는 설득해서 제발로 떠나게 만들고) 가짜 텍투스(신스)를 만들어서 대체해야 됨.
텍투스가 나쁜 놈이긴 하지만 본편에서 인스티튜트가 주구장창 저지르던 바디스내칭에 동조해야 된다는게 엄청 찝찝함.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 최악의 수단을 써야 한다는 것이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듦
개인적으로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도 던져주는 좋은 스토리라고 생각함.
물론 n회차 쯤 되면 그냥 다 죽여버리고 간다
인스튜트: 봤지?
그 좋은 스토리를 메인에 좀 더 신경을 써줬다면 더 갓겜이었을텐데 누카월드는 ㅅㅂ 나가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