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를 ATMOS 3D 포맷으로 감상하고 왔는데 만족스럽네요. 디즈니 전체이용가 영화로 한계가 명확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는 즐거움이 있네요. 이번 글 역시 블로그에 쓴 감상문인데 왠지 존댓말이네요 :D
<오즈 : 그레이트 앤 파워풀>
발전하는 디즈니의 동화
헐리웃의 악동 팀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큰 재미를 본 디즈니에서 헐리웃의 또 다른 악동 샘 레이미를 데려다가 새로운 동화 시리즈를 제작하였습니다. <오즈의 마법사>가 그것이죠. 극장에서 감상한 <오즈 :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이하 오즈)>는 자신의 형제라 할 수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하 앨리스)>와 유사점도 많은데 훨씬 영화답게 만들어졌어요. 원작 동화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상당히 파편화된 이야기인 반면 <오즈의 마법사>는 훨씬 이야기가 명료하기 때문입니다.(<오즈의 마법사> 원작은 시리즈물인데 저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한 편밖에 보지 못해서 약간 조심스럽긴 하네요)
팀버튼+디즈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이어서 탄생한 샘 레이미+디즈니의 결과물 <오즈>
`오즈나 앨리스나 환상의 세계에서 고생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앨리스는 원작에서나 원작의 뒷이야기를 다룬 영화에서나 톡톡쏘긴 하지만 수동적인 캐릭터입니다. 반면 <오즈의 마법사> 이전 이야기를 다루는 <오즈>에서 오즈는 자신의 전체이용가 스러운 욕망을 위해 스스로 움직입니다. 위대한 자가 되겠다는 건 원작에서 도로시가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목표에 비하면 덜 절실할 수 있지만 세상을 구한 예언의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엔 충분하죠. 영화는 크게 오즈(제임스 프랭코)와 테오도라(밀라 쿠니스)의 변화라는 큰 줄기가 에피소드들을 잘 엮어가고 있습니다. 앨리스에겐 그런 개인적인 동기가 부족했어요. <앨리스>가 원작 팬들이 좋아할 요소들은 멋진 미술과 함께 흩뿌려 놨다면 <오즈>는 제법 말이 되게 엮어놨습니다.
이 두 캐릭터 완전 매력적입니다. 제임스 프랭코와 밀라쿠니스가 좋은건가 ㅎㅎ
<앨리스>에서 탁월했던 미술은 <오즈>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어둡고 기괴한 느낌이 섞여있던 <앨리스>보다 더 동화적이고 밝은 화면인데요. 어느쪽 미술이 더 뛰어나냐고 물으신다면 취향에 따라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앨리스>의 미술이 더 좋았지만 특수효과의 질은 <오즈>가 월등히 좋습니다.<아바타>와 동시기 개봉한 영화라고 보기엔 많이 아쉬웠던 <앨리스>와 달리 <오즈>의 특수효과는 상당히 괜찮습니다. 3D 역시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칭찬했던 폭포장면은 조금 무리해서 늘렸어도 좋지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듷었습니다. 튀어나오는 효과도 적절하게 사용되었습니다. "ㅎㅎ" 거리면서 손 한번 뻗어봤어요. 돈 더 내고 볼 가치가 충분히 있어요. 처음으로 ATMOS 포맷으로 영화를 봤는데 스피커 때문인지 폭풍장면 등에서 소리도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디즈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이어서 환상적 세계를 훌륭히 재현했습니다.
원숭이나 차이나 걸처럼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있고, 영화가 전체적으로 제법 개그 센스가 있어서 영화를 오랫만에 즐기면서 보았습니다. 스케일은 <앨리스>나 <오즈>나 비슷비슷한데 <앨리스>와 달리 <오즈>는 카메라워킹 등 멋지게 연출된 장면들이 적지 않습니다. 판타지 영화여서인지 몇몇장면에서는 피터잭슨식 연출이 생각 났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감독으로 내정되었던 생각도 나고, 예정대로 샘레이미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연출했어도 좋은 작품이 나왔을 것 같아요. 비슷한 품질의 재료로 현재로만 보면 팀 버튼보다 샘 레이미가 훨씬 팔딱팔딱 뛰는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시작부터 글린다를 만나는 장면 까지는 역대 판타지 영화 중에도 상급으로 느꼈습니다.
분명 어린이를 위한 영화입니다. 다들 상황변화를 그려러니 하고 넘어가요. 그래도 영화적으로 즐거워요.
아쉬운 점이라면 디즈니에서 전체연령가를 노린 덕에 대부분의 연출이 20%정도 부족한 시점에서 멈춥니다. 나쁘진 않은데 약간씩 김빠지는.. 영화 전반부에는 어느정도 욕심을 낸 연출도 보이고 톡톡튀는 느낌이 있던 반면 영화 후반부에는 전형적이고 평면적으로, 그러니까 디즈니스럽게 전개되며 많이 힘이 빠집니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느낀 <오즈>의 가장 큰 문제는 테오도라 캐릭터를 너무 가볍게 다룬 점입니다. 후반부의 진부한 전개는 오즈보다도 더 큰 변화를 보이는 이 입체적인 캐릭터를 포기하면서 나타난 결과물입니다. 어쩌면 폭력수위보다도 이러한 스테레오타입의 줄거리가 전체이용가의 진정한 한계인 듯 합니다. 그래도 판타지 팬으로서 제작되어서 너무 고마운 그런 영화였습니다. 즐겁게 봤습니다. 후속편 작업 들어간다는 데 꼭 보겠습니다.
정말 초반은 재밌는데 후반은 뻔하게 진행되어 아쉬웠어요. 근데 제가 생각하기에 그것보다 더 아쉬운 것은 본편과의 연관성....
영화 <오즈의 마법사>와 관련성보다 원작 소설들과의 연관에 더 신경쓴 거 같더라구요.
제임스 프랑코 특촬전문배우로 굳어진것같아 씁쓸합니다 ㅜㅜ
그래도 얼굴 가리고 나오는 역할은 거의 없어서 다행입니다. 127시간이 짱짱이였죠